[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약국이 딱딱함을 벗고 힙해졌다. 약만 사고 나가는 공간이 아닌, 개인 맞춤형으로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약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 상담 및 큐레이션을 강화한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OWM)'이 24일 오픈 기념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새로운 약국 모델을 제시했다.
OWM 약국의 캐치프레이즈는 '웰니스, 비포 일니스(Wellness, before illness)'로 건강을 잃기 전에 예방하고 관리해 더 건강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양생(養生)'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아프지 않아도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건강한 둥지(Nest)로서, '챙김(Care), 신뢰(Trust), 탐색(Explore)'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복합문화공간과 같은 공간 구성
OWM 약국 1층. 미술 등 전시가 함께하는 공간. 사진=조해진 기자
서울 강남에 위치한 OWM 약국은 골목길 언덕을 올라야 만날 수 있다. 유리벽으로 둘러져 내부가 보이는 1층은 올라오면서부터 안에 전시된 그림들이 보이니 미술관인가 싶지만, 문 안으로 들어서면 양 옆으로 오와 열이 맞춰 진열된 일반의약품들이 각 구역별로 정돈돼 있다. 특히 제품 아래에는 약의 정보뿐만 아니라 실제 제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샘플이 함께 전시돼 있어 직관적으로 약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의약품 맞은편에는 약국의 다양한 굿즈들이 전시돼 있고, 이 공간을 가로지르면 끝에 의약품에 대한 상담과 계산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이 있다. 그 옆으로는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공간이 있었고,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약사 상담 및 건기식 소분 서비스존이 마중을 나온다.
지하층 안쪽으로 들어가면 동물용의약품과 건강식, 메디컬 디바이스, 화장품 등을 만날 수 있고, 건강측정기기, 쉼터 공간 등도 준비돼 건강측정기기 이용 체험이나, 새로운 건강식을 편안하게 먹고, 쉬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기획했다.
OWM 약국 1층. 사진=조해진 기자
OWM 약국 1층에 전시돼 있는 약들. 사진=조해진 기자
기존 약국과 달리 보다 풍성한 문화적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박물관이나 복합문화공간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OWM 약국은 최근 등장하는 창고형 약국 등과 달리 40여년 전통의 약국 기반 프랜차이즈 브랜드 '옵티마'를 보유한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가 기획해 새롭게 구성한 '도심형 큐레이션 대형 약국 체인 1호점'이다.
의약품 구매로 한정됐던 약국 공간을 브랜드 경험의 장으로 확장해 한국 약국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했다.
수십년의 약국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질환과 의약품, 건강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큐레이션하는 것이 운영 철칙 중 하나로, 뷰티 중심의 올리브영, 리빙 중심의 다이소와 같이 건강 중심의 약국 모델로서 큐레이션 형태와 체험형 뮤지엄 약국 모델을 구상한 것이다.
주변 카페나 즐길거리를 즐기다 한번씩 들려서 건강을 체크하거나 경험하는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또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특별한 약국을 만날 수 있도록 숙박업소 인근에 있는 대로변이 아닌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140평 규모의 대형 공간에 3000여종의 의약품 및 건강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만큼 창고형 약국, 법인약국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OWM약국 측은 이에 대해서는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선을 그었다.
손정민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OWM) 약국 대표약사는 "약사는 환자의 상태와 복용 이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최적의 복약방법을 안내하는 '전문가'다. 또한 올바른 생활 습관을 권하고, 예방적 차원의 건강 상담을 제공하며 공중 보건 활동에도 참여하는 '건강 촉진자'"라며 "약국은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라, '지역사회 건강 관리의 중심축'이고, 환자의 건강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건강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 여기에 약사와 약국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약사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의약분업 이후 약국이 조제 중심으로 바뀌면서 사랑방처럼 쉽게 오가며 건강상담을 받았던 옛날의 모습은 사라지고, 복약지도 중심의 약국들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약국에 건강상담을 받으러 간 적이 없거나, 병원에 갔다가 약을 받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형마트처럼 약을 구경하고, 쇼핑하고, 구매하는 조금 새로운 유형의 약국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최근 약국 시장의 상황을 분석했다.
손 대표약사는 "약은 생필품과 다르다는 것에 모두 공감을 할 것이다. 단순히 대량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내게 필요한 약을 직접 둘러보면서 비교하고, 오남용 문제 없이 올바르게 먹을 수 있도록 나에게 맞는 상담, 약사와의 소통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볼 수 있었다"며 "기존에 충족되지 못했던 맞춤형에 대한 니즈들, 온라인이 강세인 추세 속에서도 약사를 직접 만나고,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약국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새로운 약국 모델 도전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헀다.
OWM 약국 지하층 상담존에서 약사가 건강기능식품 소분서비스 제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OWM 약국 지하층 전경. 사진=조해진 기자
김상민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 부사장은 법인약국에 대한 의혹과 최근 늘어나는 창고형 약국과 차별화 되는 요소에 대해 "법인약국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저희는 프랜차이즈 본사고, 여기는 1호 가맹점이고, 약사가 주체적으로 약국을 운영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의약품을 저렴하게 판다는 콘셉트가 아니라 약에 대한 선택지를 다양하게 큐레이션하는 콘셉트다"라며 "충분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객을 조금 놓치더라도 입장인원 제한을 가져갈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약사는 "1층에서는 결제와 상담이 이뤄지고, 더 깊은 상담을 원하는 경우는 지하 상담존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모든 매장의 철칙은 모든 의약품은 약사의 설명 없이 구매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서 그 체계를 정립해 가고 있고, 매뉴얼 등에 대한 스터디도 지속하고 있다"며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면 당연히 약사를 더 많이 채용해 나갈 계획이고, 사람이 많아 복잡할 경우에는 매장 이용 인원 제한과 대기줄은 웨이팅 서비스 등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상민 부사장은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바쁘니까 어쩔 수 없다를 수긍하느냐, 바빠도 우리가 손해를 각오하고 기조를 지키느냐에 대한 부분"이라며 "상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차별화라든가 고객에게 우리가 건강 서비스를 한다고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오실 것인지 예측이 되지 않고 있어 서비스를 차차 갖춰 나가면서 잘 준비하고,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프로그램 및 이벤트 도입을 통한 '웰니스'
OWM 약국 1층에서 지하로 이어지는 다용도 공간. 사진=조해진 기자
OWM 약국 지하층에 있는 건강측정기기. 사진=조해진 기자
새로운 약국 모델을 제시한 만큼, OWM 약국은 약과 건강기능식품, 건강 상담뿐만 아니라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웰니스'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OWM 약국의 공간을 총괄한 크레이이티브 디렉터 이영호 조쓰리스튜디오 대표는 "문화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많이 있다"며 "공간 자체가 세미나 등을 하기 좋게 만들었기 때문에 건강세미나를 열거나, 테라스와 옥상 등에서 야외 요가 프로그램이나 필라테스 프로그램 등 운동을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손 대표약사는 "과거 약국을 할 때 약을 드리면서 건강습관과 식이요법, 운동요법도 같이 말씀을 드리는데, 이를 약국에서 진행하는 것은 제한적이어서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다"며 "OWM 약국은 더 다양한 카테고리를 실현할 수 있다보니까 저희만의 패키지 서비스를 제안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큐레이션 콘텐츠는 계속해서 정확한 정보가 무엇인지 약사들이 설정해서 같이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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