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끝, 드디어 급여 코앞‥'비라토비', 희귀 대장암에 골인

2021년 허가, 2022년 암질심 통과, 올해 8월 약평위 상정‥내년 1월 급여 예정
BRAF V600E 변이 직결장암, 치료 옵션 제한적인 상황에서 희망 제공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2-26 11:1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급여'에 골인했다.

한국오노약품공업의 '비라토비(엔코라페닙)'의 이야기다.

비라토비는 2021년 8월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BRAF V600E 변이가 확인된 전이성 직결장암의 성인 환자의 치료 시 세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2년 1월 암질심의위윈회에서 급여기준까지 설정됐지만, 약 2년간 급여에 대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8월 제8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비라토비는 급여 적성성을 인정받았고, 내년 1월 급여 적용이 예고돼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기준부는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따른 공고 개정(안)에 대한 의견조회'를 통해 비라토비의 급여를 공식화했다.

BRAF V600E 변이는 전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에서도 5% 이내만 나타날 만큼 희귀한 편이다. 게다가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BRAF V600E 유전자 변이는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예후가 좋지 않아 기대 여명이 1년 미만에 불과하다.

이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은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기존 표적치료제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이 사용됐으나 큰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미충족 수요가 큰 편이었다.

그런데 비라토비가 등장한 후 이 희귀 직결장암에도 희망이 생겼다.

비라토비는 '세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에서 생존기간(OS)을 연장시켰다.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려운 BRAF V600E 변이 직결장암에도 처음으로 제대로 싸워볼 무기가 생긴 것이다.

해당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서 비라토비-세툭시맙 2제 요법만을 유일하게 category 2A로 권고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개 또는 2개 요법 이후 진행된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BEACON study)에서 비라토비 병용요법은 '이리노테간(irinotecan) + 세툭시맙(cetuximab)' 또는 'FOLFIRI + 세툭시맙' 대비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 9.3개월을 기록했다. 대조군은 5.9개월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도 비라토비 병용요법은 4.3개월, 대조군은 1.5개월 수준이었다. 객관적 반응률은 각각 19.5%과 1.8%였다.

심평원은 교과서·가이드라인·임상논문 등을 참조,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됐다며 비라토비의 급여기준 설정을 공고했다. 단, BEACON 임상에 따라 급여 조건은 이전에 세툭시맙을 투여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비라토비의 급여만을 오래도록 기다린 환자와 의사들은 늦었어도 다행이라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비라토비-세툭시맙 병용요법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달 기준 약 1000~29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됐다.

따라서 대부분의 BRAF V600E 변이암 환자들은 오랜 투병 생활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치료비가 환급되지만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탓에 환자 커뮤니티에는 비라토비와 관련한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BRAF V600E 변이암 환자들에게는 비라토비 외에 치료적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던 환자들은 직접 국민동의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으나, 급여 결론은 기대 만큼 빠르게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기다림은 이제 끝이다. 내년 1월부터 비라토비의 급여가 적용되면 연간 투약비용 약값은 본인 부담 5% 적용 시 146만 원까지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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