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야당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를 넘어 박근혜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 부과체계 개편안이 나온지 수년이 지났고,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까지 수차례 마친 상황에서 정작 '개편'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책임을 정부에게 직접 물은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사진>은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부 늑장으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남 의원은 "현행 부과체계는 불합리와 불형평성으로 인해 퇴직 후 보험료 폭탄,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생계형 체납에 따른 급여제한, 소득 있는 피부양자의 무임승차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실제 지난 1년간 건강보험공단에 이와 관련한 민원만 총 6,725만건으로, 전체 민원 75%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는 생활고로 자살한 '송파 세모녀' 사건을 잘 알 것이다. 또한 실직이나 은퇴로 소득이 없음에도 오히려 직장이 있을 때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구조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를 두고 국민들은 '보험료 폭탄'이라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미 정부는 수년째 개편안을 검토만 하고 있다. 시뮬레이션도 마친 것으로 안다. 정부가 결정만 하면 되는데, 언제까지 정부가 이를 개선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사진>는 "부과체계는 소득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데 정부도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국민 다수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제도기 때문에 성급하게 시행할 경우 많은 문제가 양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저소득 고액재산가의 보험료 낮아지거나, 보험료 증가하는 세대가 증가할 수 있다는 논란이나 우려가 있다"면서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수용성,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남인순 의원은 "방안과 시나리오가 모두 나온 상태며, 국민들은 계속 속고만 있다"면서 "대체 언제쯤 개편을 할 것인지 정확하게 말하라. 속히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황 총리는 "속인 적은 없다, 정부는 계속 노력해왔다"면서 "잘 아시다시피 어렵고 큰 문제이므로, 많은 검토들이 필요하다. 관계부처에게 조속히 개선하라고 당부하겠다"고 해명했다.
공공의료 처음으로 10% 미만으로.."인프라 확대 안하느냐?"
한편 남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을 통해 공공의료의 후퇴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남 의원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하려면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비중은 10%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공의료 비중은 지난해말 병상수 기준으로 9.2%였고, 이는 영국 100%, 호주 69.5%, 프랑스 62.5%, 일본 26.4% 등 OECD 주요국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문제는 공공의료 비중이 OECD 최하위임에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매년 후퇴하고 있다는 것으로, 병상수 기준으로 공공의료가 2007년 11.8%에서 2012년 10.0%, 지난해 9.2%로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남 의원은 "10%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박근혜정부가 처음이며, 이러한 추세로 가면 8%대로 하락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라며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에 복지부 방문규 차관은 "공공의료 기능은 민간에서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공공기관의 형태로도 만들수도 있겠지만, 민간기관에 응급실 지정 등을 통해 민간의 공공기능 및 역할 강화할 수 있다"면서 공공인프라 확대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남인순 의원은 "이미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통해 민간이 아닌 공공인프라를 통한 의료공공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교훈으로 알았다"면서 "최소 30% 까지 확대를 해야 하고, 10% 미만으로 후퇴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거세게 재반박했다.
방 차관은 남 의원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지속적으로 공공의료 인프라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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