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비용 높지만 장기적으로 이득"‥NGS 검사, 경제성 입증

정밀 비교로 경제성 입증‥"질병 진행 억제로 고비용 이벤트 줄여"
접근성 낮은 NGS 검사…"임상적 유용성 입증된 암종엔 급여 확대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5-27 11:5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검사는 정밀의료를 대표하는 기술로 자리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접근 장벽이 높다.

2017년 3월부터 NGS 검사에 조건부 선별급여 제도가 도입된 이후 승인된 요양기관에서만 검사가 가능하며, 질병의 종류에 따라 환자의 본인 부담률이 50%(진행성, 전이성, 재발성 비소세포성 폐선암), 80%(비소세포성 폐선암을 제외한 진행성, 전이성, 재발성 고형암), 90%로 다르게 적용돼 검사 접근성에 제한이 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모두 진단 도구로서 NGS를 적극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NGS 검사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초기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의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검사에 대한 경제성 분석: 폐암 환자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NGS 기반 진단은 장기적으로 기존 진단법보다 비용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의대·경제학과 공동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 내원한 폐암 환자 중 NGS 검사를 받은 113명과, 기존 단일유전자 검사를 받은 4368명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생존기간, 병원 방문일수 등 주요 변수들을 기준으로 1:3 성향점수매칭(PSM)을 시행한 뒤, 급여·비급여를 포함한 총 치료비를 연차별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NGS 그룹은 진단 초기 검사비와 표적치료제 투입으로 인해 2년차까지 총 치료비가 높았지만, 3년차부터는 기존 진단법 그룹보다 비용이 낮아졌다.

연구팀은 "초기에는 진단 및 표적치료제 사용으로 비용 부담이 크지만, 이후 질병 진행 억제 및 입원 등 고비용 이벤트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초 진단 시점으로 1년 이내의 경우 NGS 그룹의 비급여 지출액은 평균 924만원으로, 대조군 473만원에 비해 약 2배 높은 수준이었다. 3년차 이후에는 급여·비급여 항목 모두에서 기존 진단법 대비 NGS 그룹의 치료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평균 비용이 아닌 생존기간 기준으로 두 그룹을 정밀 매칭해 치료비를 비교한 만큼, 방법론적 강점이 크다. 또 보험 청구자료가 아닌 병원 진료비 청구내역을 활용해 비급여까지 포함한 총 비용을 산출함으로써 데이터의 정밀도도 높였다.

연구팀은 "생존 기간을 기준으로 치료비를 비교한 점에서 기존 해외 연구보다 정밀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현실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병원 중심 진료체계와 보편적 의료 접근성이 구축된 국가로 NGS의 조기 도입은 임상성과뿐 아니라 보건 재정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연구팀은 "분석 대상이 113명으로 제한적이며 삶의 질, 진료의 질 등 비경제적 요소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암 병기나 사망 정보가 추가되면 생존분석을 통한 정밀 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 제언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등 유전적 변이가 치료 결정에 중요한 암종에 대해 조기 NGS 검사를 확대하고, 임상적 유용성과 경제성이 입증된 영역에 대해서는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유럽종양학회(ESMO)가 고위험 고형암에 대해 조기 NGS 사용을 권고한 방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연구팀은 "NGS는 초기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 효율성이 커지는 기술이며, 검사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이 병행된다면 한국 보건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보기

한양대학교구리병원, 'NGS 검사' 도입으로 정밀의료 역량 강화

한양대학교구리병원, 'NGS 검사' 도입으로 정밀의료 역량 강화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이 최신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이하 NGS) 장비인 'Ion Torrent Genexus System'을 도입하며, 유전체기반 정밀 의료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NGS는 기존 유전자 검사보다 수백 배 이상 방대한 유전 정보를 단기간에 분석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로, 다수의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해 질환의 진단율을 높이고, 치료 반응예측 및 재발 위험 평가 등에도 널리 활용된다. 이번 장비 도입을 통해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은 암 및 유전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임상 분야에서 보다

[수첩] NGS 보장성 축소, 제대로 된 '가치 평가' 필요

[수첩] NGS 보장성 축소, 제대로 된 '가치 평가' 필요

[기자수첩 = 박으뜸 기자] 의사들은 '정밀의료'의 역행이라고 우려했다. 그만큼 정밀의료에서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Massive parallel sequencing)' 검사는 중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12월부터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의 보장성은 축소됐다. NGS 유전자 패널검사는 기존 단일 유전자 검사(Sanger sequencing)와 달리 한 번에 수십~수백개의 유전자를 하나의 패널로 구성해 유전자 분석을 하는 검사다. 이 검사는 환자

결국 'NGS' 보장성 축소‥정밀의료 역행 vs 전진을 위한 후퇴

결국 'NGS' 보장성 축소‥정밀의료 역행 vs 전진을 위한 후퇴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비용효과성 등을 살펴보는 선별급여의 재평가 기준은 높았다. 의사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Massive parallel sequencing)' 검사의 보장성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차세대 염기서열 검사인 'NGS 유전자 패널검사'는 개인 맞춤치료에 도움을 주는 최신 암 유전자 분석 기법이다. NGS 유전자 검사는 암 정밀의료의 핵심기술로 꼽히고 있다. 암세포가 갖는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암의 진단, 치료 타깃 발굴, 유전성 암의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