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A로 자신감 얻은 보령…'탁소텔' 글로벌 항암시장 정조준

글로벌 항암제 탁소텔 2878억원에 허가·생산·판매권 인수 
'젬자'·'알림타' 성공 생산 바탕…글로벌 판권까지 첫 획득 
국내 항암 시장 강자 넘어 전 세계 무대 초석 의미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10-02 05:57

 
보령 사옥 전경. 사진=이정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글로벌 빅파마 일색이던 전 세계 항암 치료 시장에 국내 제약사 보령이 뛰어들었다.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 '탁소텔(도세탁셀)'에 대한 권리 인수를 통해 글로벌 항암 치료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회사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 내재화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항암 시장에서 회사 브랜드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LBA란 특정 치료 시장에서 글로벌 존재감을 보인 오리지널 의약품의 국내 권리를 사들여 해당 제품의 제조 및 공급을 직접 수행하는 사업방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사노피로부터 탁소텔에 대한 글로벌 판권을 최대 1억7500만유로(한화 약 2878억원)에 인수했다. 

계약은 탁소텔 국내외 판권과 유통권, 허가권, 생산권, 상표권 등을 포함한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일체다. 이에 따라 회사는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19개국과 남미 및 중동 지역에서 '보령'이란 이름으로 탁소텔을 판매하게 된다. 

탁소텔은 탁산(taxane) 계열 항암제로, 현재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약물이다. 사노피 전신인 로네-풀랑 로러가 1995년 FDA 승인을 받아 출시했다. 이 약물은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한 유방암, 위암, 전립선암, 식도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적응증을 갖고 있다. 

특허만료가 된 오리지널 약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항암 치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항암 치료 트렌드가 병용요법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이에 지난해 탁소텔 글로벌 매출은 7000만유로(한화 약 1154억원)를 기록했다. 뒤집어 말하면 오리지널 약물로써 가치는 여전히 충분하다는 뜻이다. 

보령도 탁소텔 비즈니스 인수를 통해 국내로 한정돼 있던 사업 범위를 글로벌까지 확대한다는 포부다. 

보령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탁소텔이 전 세계 항암 시장에서 통용되는 약제이므로, (보령이) 글로벌 비즈니스 초석을 다진다는 의미라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보령은 탁소텔에 대한 각국의 규제당국 승인을 밟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의약품 유통·판매를 위해선 새로 인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허가를 시작으로, 각국 인허가를 순차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보령 예산 캠퍼스에서 탁소텔을 생산할 예정이다. 예산 캠퍼스는 세계적 수준의 GMP 생산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다. 
충남 예산에 위치한 보령 의약품 생산시설 예산 캠퍼스. 사진 = 보령 제공 

예산 캠퍼스는 2023년 2월 세포독성 항암주자세 생산시설에 대한 전 세계 가장 높은 수준의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항암주사제 생산에 필요한 최신 '아이솔레이터 시스템(Isolator System)'까지 갖췄다. 

아이솔레이터는 작업자와 생산라인 사이 가림막 개념으로 유해 성분이 작업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안전을 위해 설치한 시설을 말한다. 

이곳에서 보령은 '젬자(젬시타빈)'와 '알림타(페메트렉시드)'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젬자와 알림타는 여러 고형암 치료에서 한 획을 그은 오리지널 항암제로, 일라이릴리로부터 보령이 국내 판권을 인수했다. 

향후 탁소텔 글로벌 판매 전략은 여러 방면에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한 직접 진출이 보령 인지도 확산에 가장 유리하지만, 리소스(인력, 시간)가 많이 투입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현지 협력사를 구해 탁소텔 유통·판매를 맡길 수도 있다.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의약품 성공 수출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도 보령으로선 생각해볼 수 있는 옵션이다. 회사는 1990년대 심천미강원의약유한공사와 겔포스 독점유통계약을 통해 중국 국민 위장약으로 탄생시킨 바 있다. 

2021년엔 중국 대형 제약사 시노팜과 파트너십을 통해 겔포스 유통망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보령 관계자는 "탁소텔 해외 판매에 있어 현지 파트너사를 협업을 할 지에 대해서는 향후에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보기

보령, 사노피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 19개국 권리 인수

보령, 사노피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 19개국 권리 인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보령(대표 김정균)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기업 사노피와 세포독성 항암제 '탁소텔(성분명:도세탁셀)'의 국내외 판권, 유통권, 허가권, 생산권, 상표권 등을 포함한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최대 1억7500만 유로, 우리 돈 약 2878억원 규모다. 1억6100만유로는 거래 종결일에 지급되고, 1400만유로는 계약상 설정된 조건을 달성할 시 지급된다. 이번 계약으로 보령은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19개국과 남미 및 중동 지역에서 각국 규제

LBA 전략 확대하는 보령…원동력은 '생산 경쟁력'

LBA 전략 확대하는 보령…원동력은 '생산 경쟁력'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보령이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한 신규 시장까지 확대하고 나서 주목된다. LBA란 특정 치료 시장에서 글로벌 존재감을 보인 오리지널 의약품의 국내 권리를 사들여 해당 제품의 제조 및 공급을 국내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리지널 약물로써의 지위와 영향력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획 그은 오리지널약 3품목 자체생산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최근 국

보령, LBA 전 품목 자사생산 전환…제조경쟁력·수익성 확보

보령, LBA 전 품목 자사생산 전환…제조경쟁력·수익성 확보

보령(대표 김정균)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의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보령은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인수한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 3개를 자체 생산함으로써, 제조경쟁력과 수익성 모두를 강화하게 됐다. 보령은 LBA 전략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로부터 2020년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2021년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 2022년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 등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국내

보령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급여기간 없어진다

보령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급여기간 없어진다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보령이 인수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페메트렉시드)'의 건강보험 급여범위가 확대된다. 알림타는 지난 2022년 보령이 미국 일라이 릴리로부터 한국 내 판권 및 허가권 등 일체의 권리를 인수한 항암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6일 2024년 2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고 알림타 등을 포함한 9개 항암제의 건강보험 적용 적절성 논의 결과를 공개했다. 심의 결과에 따르면 기존 알림타에 설정됐던 급여기간 기준이 삭제됐다. 알림타는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1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