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스코프, 최선의 '엔허투' 치료 전략 찾았다

AI 바이오마커로 HER2 유전자 발현율 진단 정확도 입증
병리과 전문의 HER2 발현 진단 일치율 49.3%→74.1% 향상    
관련 연구, 국제학술지 Breast Cancer Research 게재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3-21 06:04

루닛 스코프 제품 사진.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엔허투'의 투약 효율을 높이는 AI 바이오마커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에 회사 측은 AI 바이오마커 기술로 최선의 엔허투 치료 전략을 찾아 암 진단·치료에서 정밀의학을 구현한다는 각오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루닛 스코프(Lunit SCOPE HER2·ER/PR)'가 병리과 전문의의 유방암 분자 아형 분류에 따른 진단 정확성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연구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김소운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정민선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해 국제 동료심사 저널인 'Breast Cancer Research(BCR)' 최근호에 게재됐다.

HER2 수용체, 낮게 발현될수록 루닛 스코프 위력↑

연구에선 유방암 아형을 결정하는 성장 인자 수용체2(HER2)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및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등의 발현 수준을 병리과 전문의와 AI 바이오마커를 교차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에는 유방암 환자 201명의 염색면역조직화학(IHC) 슬라이드 이미지가 사용됐다. 이를 가지고 병리과 전문의 3명의 진단 일치도와 AI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뒤 전문의 3명의 진단 일치 여부를 비교·분석했다. 

AI 바이오마커엔 염색면역조직화학(IHC) 슬라이드 이미지 약 2500개(HER2: 1259개, ER: 744개, ER: 466개)가 학습돼 사용됐다.
유방암 환자의 HER2·ER·PR 발현 수준을 병리과 전문의와 AI 바이오마커를 교차 비교한 해당 연구 프로토콜.
그 결과, AI 바이오마커를 통한 진단보조는 병리과 전문의들의 진단 일치 여부를 크게 향상시켰다. 

실제 HER2 발현 진단 일치율은 49.3%(전문의들로만 진단시)에서 74.1%(AI 바이오마커 활용시)로, ER은 93.0%→96.5%로, PR은 84.6%→91.5%로 향상됐다.

특히 AI 바이오마커는 HER2가 약하게 발현되는 경계선 양성(1+, 2+)에서 병리과 전문의들의 진단 일치율을 더욱 향상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HER2 1+는 전체 핵염색 중 HER2 수용체가 10% 이하로 발현된 경우를 말한다. HER2 2+는 전체 핵염색에서 10%~75% 이하일 때를 가리킨다. 

따라서 HER2 양성 수용체가 약하게 발현될수록 병리과 전문의들의 진단 소견도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 

AI 바이오마커는 HER2 2+ 일치율을 46.2%(전문의들로만 진단시)에서 68.4%(AI 바이오마커 활용시)로 22.2%p 향상시켰다. 

HER2 1+ 일치율에선 26.5%(전문의들로만 진단시)에서 70.7%(AI 바이오마커 활용시)로 44.2%p나 향상시켰다. 

경희대 의대 김소운 교수는 "AI 바이오마커를 통해 병리과 전문의는 보다 정확한 해석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특히 진단 일치율 증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양성 IHC에서 더욱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AI 바이오마커 통한 HER2 발현율 진단 향상이 갖는 의미는?

루닛 스코프가 HER2 발현율을 정확하게 분석한다는 것은 결국 관련 유방암 환자의 정밀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유방암은 종양 특성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HR(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양성 여부와 HER2 수용체 양성 여부다. 유방암은 종양 특성에 따라 단일 질환으로 분류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료 접근법도 다양해진다. 

또 유방암은 공통적으로 재발 위험이 높아 재발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조기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최근 등장한 신약이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ADC 치료제 엔허투. 엔허투는 HR 양성 여부와 관계없이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항종양 효과를 나타낸다. HER2를 직접적으로 표적하기 때문이다. 
HER2는 주로 암세포 표면에 붙어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신호를 보낸다. HER2 양성일 경우 일반적인 암보다 진행이 빠르고 공격적인 특성을 보인다. 여기서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특정 표적 단백질에 결합, 단일 클론 항체(Antibody)와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을 링커(Linker)로 연결한 작용 기전을 가진다. 

항체 표적에 대한 선택성과 약물의 사멸 활성을 이용,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함으로써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엔허투는 유방암·위암뿐만 아니라 암종 불문 전이성 HER2 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도 적응증 확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 

즉, 엔허투 성장과 맞물려 루닛 스코프 역시 HER2 양성 암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HER2 발현율에 따른 엔허투 치료 전략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IHC 분석이 중요하다"면서 "ADC가 고가의 치료제인 만큼, 항암치료 예측 차원에서 AI 바이오마커 기술은 널리 활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루닛도 루닛 스코프 HER2의 제품 고도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I 바이오마커 검증 범위를 병리과 전문의들의 진단 일치율을 높이는데 국한할 게 아닌 환자 생존 결과에 미칠 영향을 측정하는 임상 검증이 뒤따라야 ADC 치료 앞단에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루닛 관계자는 "HER2 발현 별 특정 치료법의 전체생존기간(OS),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을 파악하는 연구가 현재 지속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라면서 "관련된 다양한 연구는 앞으로도 적극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ADC 치료제는 HER2 양성 고형암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평가 받으며, 관련 글로벌 파이프라인 연구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2028년 글로벌 ADC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15.2% 성장, 198억 달러(약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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