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와 '보상' 그대로인데 5기 전문병원 모집‥신청률 올라갈까

의료소비자에게 '전문병원' 인지도 아직 많이 부족‥대대적인 홍보 요구
깐깐한 심사기준 통과해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 부족‥기준 완화 카드도 미지수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7-03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필수의료, 응급의료 등이 한층 중요해진 가운데, 5기 전문병원 모집이 시작됐다.

하지만 전문병원은 여전히 인지도가 낮고, 충분한 보상이 부족해 신청률이 저조할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보건복지부는 7월 3일부터 17일까지 제5기 1차년도('24~'26) 전문병원 지정 계획을 공고했다.

지정 대상은 특정 질환·진료과목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총 19개 분야를 모집한다.

질환은 관절, 뇌혈관, 대장항문, 수지접합, 심장, 알코올, 유방, 척추, 화상, 주산기, 한방중풍, 한방척추 12개이며, 진료 과목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안과, 외과, 이비인후과, 한방부인과로 7개이다.

많은 연구 분석에서 전문병원은 높은 역량을 갖췄고, 실제 그에 따른 효율적인 진료를 제공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렇지만 아쉽다. 아직까지도 의료소비자들에게 전문병원은 가치 대비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HIRA Research의 '초점집단면접을 통해 확인한 의료소비자의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에 따르면, 관련 분야 전공자가 아닌 일반 대중의 경우 더욱 전문병원 지정 제도에 대한 인식이 훨씬 낮았다.

연구팀은 전문병원 지정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대국민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국민에게 있어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이 어떤 의미인지, ▲비전문병원과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전문병원이 갖는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갖추고 있는 의료진과 시설 및 장비는 어떠한지에 대해 충분한 사전 정보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전문병원은 신청률이 기대 만큼 높지 않다.

전문병원은 2003년 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 연구를 시작으로, 2005년부터 3차례 시범사업을 거쳐 2011년부터 전문병원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전문병원은 3년 단위로 지정해 운영을 시작했으나, 제도 활성화를 위해 4기('21년) 전문병원부터 모집 주기를 1년으로 단축해 매년 모집하고 있다.

전문병원 기관 수는 3기 112기관, 4기 전문병원은 신청 130기관 중 평가를 통해 116기관을 지정했고, 현재 114기관(지정취소 2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전문병원의 신청률이 높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깐깐한 심사 기준에 있다.

전문병원은 ▲의료인력 ▲의료 품질 평가 ▲병상수 ▲의료환경 ▲의료기관 인증 ▲필수진료 과목 ▲환자구성 비율 ▲진료량 등의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덕분에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과 대등한 수준을 갖고 있다고도 평가된다.
 

최근 이 전문병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복지부는 주산기,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지정 기준 완화 대상에 포함시켰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전문병원의 기준 완화는 특별시, 광역시, 수원시, 성남시, 부천시, 고양시 및 용인시 이외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더불어 사회적 필요분야 확대를 위해 수지접합, 알코올, 화상 분야도 의료인력 30% 완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기준을 통과해 전문병원이 됐어도 이에 따른 보상이 적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문병원으로 인증을 받으면 3년간 의료질평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전문병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환자에게 보다 신뢰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 또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비용 투자, 운영 성과 등을 고려해 건강보험 수가도 지원받는다.

단,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유지를 위해 더욱 꼼꼼한 관리가 요구된다. 지정 기준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지원금과 전문병원 수가 지급이 중단된다. 

이 때문에 전문병원이 되면 이에 걸맞는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지금도 강원도와 제주도 지역에는 전문병원이 전무하다. 이는 기준 완화만으로는 목적을 이루기에 부족함을 의미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병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도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투자할 것들이 많은데 의료질평가 지원금을 조금 받는다고 해서 큰 보상이 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전달체계에서 전문병원들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상대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 수준이 낮다. 지급 기준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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