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캐슬만병' 알리기 총력‥한국 출범 유사 파마의 첫 미션

2018년 2월부터 국내 급여 적용되고 있는 '실반트주'
캐슬만병 질환 인지도 낮아 빠른 진단과 치료 시작 늦어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7-13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유사 파마 아시아퍼시픽과 코리아가 2021년 한국에 본격 진출했다.

유사 파마는 2015년 생명과학 분야 투자 회사인 EW 헬스케어 파트너의 펀딩을 받아 영국에서 설립됐다. 현재 이탈리아의 레코르다티와 인수합병이 예정돼 있다.

유사 파마 코리아가 한국에서 해결할 첫 미션은 '다발성 캐슬만병(Multicentric Castleman Disease, MCD)' 알리기다.

캐슬만병(Castleman's disease)은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가 과잉 증식해 림프절 비대를 불러 일으키는 혈액암이다. 림프절이 있는 체내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림프절 전체에 나타나기도 한다.

캐슬만병은 미국에서 매년 6,500~7,700 건이 새로 진단되고 있다. 이 중 1,650여 건은 다발성 캐슬만병으로 분류된다.

림프종 전 단계인 캐슬만병의 주요 발병 원인은 '인터루킨-6'의 과발현이다.

한 영역의 림프절에만 영향을 미치는 국소형 캐슬만병은 문제가 생긴 림프절만 절제하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다발성 캐슬만병은 치료 자체가 어렵다.

MCD의 일부 증상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 환자의 생존 중앙값이 5.5개월에서 최대 19개월에 불과하다.

여러 연구 결과, 다발성 캐슬만병 진단 후 2~5년 이내 약 27%가 암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idiopathic MCD)은 진단 후 5년 이내 약 35%의 환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MCD의 감별 자체가 쉽지 않아 발병 후 진단까지 평균 27.5개월에서 최대 10년이 걸리기도 한다.

캐슬만병의 진단은 병리학과와 혈액내과의 긴밀한 협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캐슬만병은 증상이 전신으로 나타나지만,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빠른 진단이 어렵다.

다발성 캐슬만의 대표적인 증상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심한 만성 전신 피로이다. 이외에도 야간 발한증, 오한, 발열과 두통, 독감, 체중 감소, 관절 통증, 전신부종, 피부 변화, 신경병증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이에 병리학과에서 검사를 한 후, 림프종이 아닐 경우 다발성 캐슬만병을 의심할 수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전영우 림프종 세포치료&센터장은 "다발성 캐슬만병은 40-60세 연령대가 많다. 전반적으로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이는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다. 캐슬만병은 증상이나 림프절 종대 등이 악성림프종과 유사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만으로는 캐슬만병을 빨리 진단하기 어려워 의사들도 예의 주시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다발성 캐슬만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예후가 매우 심각한 질환이다. 암과 같이 무서운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MCD는 표준치료법이 없어 림프종에 준한 치료 방법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MCD 환자는 흔히 고용량 스테로이드, 유지요법 또는 항암치료 요법 등을 써왔지만 개선이 잘 되지 않았다. 종양적 진료를 할 경우에는 합병증이 생겨 환자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런데 최근의 다발성 캐슬만병은 진단만 신속하고 정확하게 받는다면 희망이 있다. 다발성 캐슬만병은 2018년도에 국제캐슬만연구회에 의하 1차 표준 치료 가이드가 정립됐다.

유사 파마의 대표 치료제는 '실반트(실툭시맙)'다. 실반트는 2018년 2월부터 국내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실반트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음성 및 제8형 인체헤르페스바이러스(Human Herpes Virus-8: HHV-8) 음성인 MCD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치료제다. 치료만 받는 다면 빠른 시일 내 일상생활 복귀 등 증상 호전의 좋은 예후를 보인다.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 79명을 대상으로 한 MCD2001 연구에 따르면, 실반트주 11mg/kg와 최적의 지지요법을 병행 치료한 군의 34%가 1차 평가 변수인 '종양 및 증상 개선 반응'을 보였다. 이는 위약과 최적보조요법을 병행한 군(이하 위약 군)의 0%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다.
 
약의 효과 대비 부작용도 미미했다. 기존에 썼던 항암제는 탈모라든지, 불임 등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걱정해야 했지만 실반트는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과 심각한 부작용의 발현 비율이 위약군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제제나 복합항암화학요법, 그리고 CD20 단클론항체인 리툭시맙을 다발성 캐슬만병에 사용할 수 있지만 치료 효과는 일시적이고 대부분 재발했다. 반면 실반트는 약 1개월 이내 증상이 호전되며, 약 40% 가량에서 치료에 대한 반응을 보였고, 이 중 25%에서는 완전한 증상 호전을 보인다.

이밖에 실반트는 피로감, 위약감의 증상이 현저히 개선됐다. 치료 반응이 지속되는 기간도 상당히 길어져 평균 약 7개월 가량 치료 반응이 유지된다고 알려져 있다. 실반트는 병이 진행할 때까지 투여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진단을 받기엔 다발성 캐슬만 병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 부족하다.

희귀질환은 진단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증상 자각 후 최종 진단을 받기까지 환자들이 1년 미만에서 10년 이상 병원을 다니는 '진단 방랑'을 겪기도 한다.

아울러 어렵게 진단을 받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법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치료제가 있더라도 급여를 적용받지 못하면 희귀질환 환자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유사 파마의 이연재 아시아 대표는 "의료계에서도 생소한 캐슬만병을 알리기 위해 2018년부터 국제캐슬만연구회(CDCN)가 매년 7월 23일을 '세계 캐슬만 병의 날'로 제정했다. 다발성 캐슬만병을 앓고 있지만 아직도 진단을 받지 못하고 원인 모를 고통 속에 있는 환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라며 "해당 질환을 알리고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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