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는 더 낮게, 치료 시작은 더 빠르게"‥역할 커진 '레파타'

[인터뷰] 이종영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LDL-C 목표치 < 55mg/dL, 그리고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 권고
HUYGENS 연구, 심근경색 환자 LDL-C 치료 더 빨리 시작할수록 이득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7-18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심혈관질환 환자를 위한 'LDL-C 치료 전략'이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해졌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2022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공개한 '이상지질혈증 진료 지침 2022(가안)'만 봐도 그렇다.

학회는 2018 진료 지침 출간 이후 발표된 최신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재발 예방을 위해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C 목표치를 <55mg/dL, 그리고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로 권고했다.

이는 2019년 유럽심장학회·동맥경화학회 가이드라인 내용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새로운 진료 지침이 공식 배포되면 국내 임상 현장의 LDL-C 목표치도 '더 낮을수록 치료 이득이 크다(The lower, the better)'는 글로벌 기조에 발맞춰 변화될 전망이다.

이 전략에 따라 PCSK9 억제제인 암젠의 '레파타(에볼로쿠맙)'가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PCSK9 억제제는 스타틴을 최대 내약 용량으로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LDL-C 목표 달성에 실패한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경험 환자 또는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게 기존 치료와 병용해 사용된다.

동시에 최근에 공개된 레파타의 HUYGENS 연구는 고위험 환자에게 '더 빨리 치료할수록(The earlier, the better) LDL-C 강하 치료의 이득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메디파나뉴스는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사진>를 만나, 변화하는 LDL-C 치료 전략 중 '레파타'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 '낮을수록 더 이득(The lower, the better)'
 

한 번이라도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겪은 환자들은 재발 시 사망 또는 장애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의사들은 이러한 환자들에게 '합병증'과 '재발'을 막는 2차 예방에 주목했다.

ASCVD(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환자에서 CV 발생 2차 예방을 위해 정립된 수단은 스타틴이나 아스피린,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 치료가 있고, 필요한 경우 제세동기와 같은 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 LDL-C를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기존 치료 옵션을 아무리 써도 LDL-C의 목표(Goal)에 도달할 수 없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이에 의료계 및 학계에서는 '스타틴', '에제티미브'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서 LDL-C를 월등히 낮추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국내외 학회에서는 이 심혈관질환을 겪은 환자의 재발 방지를 위해 PCSK9 억제제의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

'레파타'는 빠르고 강력한 LDL-C 강하 효과는 물론 안전성도 확인한 PCSK9 억제제이다.

국내에서 레파타는 2018년 8월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심혈관계 위험 감소 치료 적응증을 승인 받은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1월, ASCVD 초고위험군 성인 환자에서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HMG-CoA reductase inhibitor)과 에제티미브(Ezetimibe)를 병용 투여했으나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LDL-C 수치가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LDL-C≥70mg/dL)에 추가 투여 시 급여가 적용됐다.

초고위험군의 조건은 ▲최근 1년 이내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심근경색 과거력(상기의 최근 1년 이내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은 제외) ▲허혈성 뇌졸중 과거력 ▲증상이 있는 말초동맥질환(ABI<0..85인 파행의 과거력 또는 이전의 혈관재생술이나 절단)과 같은 주요 ASCVD 질환이 2개 이상이거나 주요 ASCVD 질환 1개와 고위험 요인 2개 이상인 경우 해당된다.

레파타의 대표 임상 연구인 글로벌 3상 FOURIER는 한국인을 포함해 전 세계 ASCVD 환자 2만 7,5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레파타 투여군의 LDL-C가 기저치의 약 60%, 중앙값 30mg/dL으로 강하됐다.

레파타는 치료 4주 이내에 빠른 LDL-C 강하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효과는 추적 기간인 약 3년(168주)간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한 연구에 의하면 입원 중인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레파타를 투여한 결과, LDL-C 수치가 24시간 만에 약 28% 하락해 즉각적인 LDL-C 강하 효과가 나타났다.

FOURIER 연구의 1차 평가 변수는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 재관류술,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사건의 복합 변수(MACE+)였다. 2차 평가 변수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사건의 복합 변수, MACE)였다.

연구 결과, 레파타는 위약 대비 1차 평가 변수를 15%, 2차 평가변수인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20% 감소시켜 심혈관계 사건 예방에서 뛰어난 효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LDL-C 수치가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재발 방지 등 치료 혜택이 커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 맥락에서 레파타는 낮은 LDL-C에서도 안전성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FOURIER 연구에서 낮은 LDL-C 수치는 중증 이상반응을 포함한 10개의 모든 세부 안전성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레파타 관련 5개 임상시험에 참여한 1,255명 환자 대상 OSLER-1 임상 연구에서도 이상반응 발생률은 표준 치료법만 받은 환자군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5년간 레파타로 인한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연간 1.4%에 불과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레파타는 5년간 중화항체가 관찰되지 않았고, 기저치 대비 LDL-C를 최대 60% 낮춘 후 그 효과를 유지했다.

 

Q. 지난 4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이상지질혈증 진료 지침 2022(가안)'을 공개했다. 이 중 심혈관질환 환자의 LDL-C 목표치를 이전보다 훨씬 낮췄다는 점이 인상 깊다.

이종영 교수 = 2018 진료 지침 출간 이후 발표된 최신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C 목표치를 <55mg/dL, 그리고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로 권고한 것이 핵심이다.

이번 진료 지침의 변화는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는 국내 의료진들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현재 유럽심장학회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C 목표 수치는 55mg/dL 미만, 한국과 미국은 아직 70mg/dL 미만이다. 

유럽과 미국 가이드라인의 권고 수준이 약간 다른데, 국내 진료 현장에서는 보다 보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미국 가이드라인을 따랐었다.

그런데 이번엔 LDL-C 수치를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 효과가 더 크다는 최신 임상 연구 결과들을 반영했다.

Q. 업데이트된 진료 지침이 실제 의료 현장에 쉽게 반영될 수 있을까?

이종영 교수 = 현재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워낙 크다. 기존에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해 온 의료진들도 올해 진료 지침 개정판이 발표되면 변화된 LDL-C 목표치를 잘 수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Q. 아직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의료진이 많다. 그럼에도 55mg/dL 미만이라는 LDL-C 목표치를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종영 교수 = 이미 나와있는 데이터들을 국내 가이드라인에 더 빨리 흡수시킨 것이라 보면 된다.

사실 '55mg/dL'라는 수치도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발표된 2015년 IMPROVE-IT 연구에서 확인했다. 그러나 그간 우리나라는 기존 목표치인 70mg/dL를 고수해 왔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연구 결과가 나온 시점과 현재 진료 지침의 간극을 없애야 한다. 한국도 진료 지침을 업데이트해 글로벌 치료 트렌드에 발맞춰야 한다.

7년 전부터 논의돼 온 55mg/dL 수치를 지금 반영하는 것도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게다가 PCSK9 억제제 레파타의 FOURIER 임상 연구에서는 LDL-C 수치가 평균 30mg/dL까지 낮아졌음에도 혜택이 드러났다.

앞으로 LDL-C 치료 목표치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Q. 스타틴에 대한 강한 신뢰 때문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 PCSK9 억제제를 사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LDL-C 수치를 더 낮춰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는가?

이종영 교수 = LDL-C 목표치에 대한 의견 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의료진이 보는 환자군에 따라 달라진다.

'LDL-C 수치를 70mg/dL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약을 세게 쓰라'는 권고가 있어도 개원가과 종합병원에서의 환자군 성격이 달랐다.

그렇지만 PCSK9 억제제에 대한 여러 최신 임상데이터들이 쌓였고, LDL-C 목표치가 55mg/dL 미만으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LDL-C를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추세다. 일례로 개원가의 경우, 과거 5-10mg 스타틴을 처방했는데 최근에는 10-20mg로 용량을 늘려 더 강도 높은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LDL-C을 가능한 더 낮추자'는 기조에는 이견이 없다고 본다.

Q. LDL-C 치료의 중요성은 환자들도 어느 정도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종영 교수 = 맞는 말이다. 아직 환자들은 LDL-C를 적극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가 부족하다. 이는 의료진들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근경색 환자를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 심근경색이 어떤 병이고 본인이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정도만 알 것이다.

그런데 막상 LDL-C 관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실제 심근경색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심근경색 후유증인데 말이다.

나의 경우 외래 진료에서 환자들에게 심근경색 발생 당시 LDL-C 수치와 약물 치료 후 변화된 수치, 치료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만약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필요에 따라 약물을 변경해 치료해 볼 것을 권하기도 한다.

많은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발생의 주범 중 첫 번째는 LDL-C다. 이에 학회에서도 LDL-C 수치에 대한 인식 제고,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심근경색 환자의 LDL-C 목표치가 55mg/dL 미만으로 하향 조정되면, 앞으로 레파타가 더 적극적으로 사용될 것 같다.

이종영 교수 = 훨씬 많이 쓰일 것이다. 55mg/dL 미만이라는 치료 목표가 주어지게 되면, 의료진들이 더 강력한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찾게 될 것이다. 

특히 현재 스타틴 단독요법(Only) 치료 패턴에서도 벗어나게 될 것이다.

Q. 레파타는 5년 임상 데이터가 있다. 이 데이터로 장기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할 수 있는가?

이종영 교수 = 5년이면 충분하다. 특히 심장 및 뇌혈관, 말초혈관질환은 대부분 1년 안에 재발한다. 그러므로 질환 발생 후 1년간 재발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신약이 개발되면 장기 안전성의 기준을 보통 3년으로 본다. 치료 효과가 5년까지 지속된다고 하면 충분히 장기 임상 데이터라고 볼 수 있다.

레파타는 5년 임상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장기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슈를 제기하지 못할 것 이다.

Q. PCSK9 억제제를 사용하면 LDL-C 수치가 확실하게 떨어진다고 알고 있다. 목표치에 도달한 이후에도 이 치료를 유지하게 되나?

이종영 교수 = 그렇다. 현재 가이드라인은 심혈관 사건(events) 발생 이후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면 어떤 약제를 사용하더라도 평생(lifelong) 지속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레파타를 쓰면 LDL-C가 10~20mg/dL까지도 떨어진다. 이 때 수치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긴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LDL-C을 낮춤으로써 환자 개인이 얻을 수 있는 혜택(benefit)은 아주 드라마틱하다.

가이드라인에서도 치료 중간에 약제를 중단하라고 권고하지 않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맞다. 최적의 치료 전략은 평생 투여하는 것이다.

◆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이득(The earlier, the better)'
 


'레파타'의 HUYGENS 연구는 LDL-C '치료를 더 빨리 시작할수록(The earlier, the better) 이득'이라는 전략에 힘을 보탰다.

해당 연구는 심근경색이 발생한 지 7일 이내인 환자 161명을 대상으로, 레파타 1년 치료를 통한 LDL-C 강하를 살펴봤다. 그리고 이로 인한 죽종(plaque) 안정성 효과를 관찰했다.

추적 관찰 결과, 레파타 투여군의 LDL-C 수치(중앙값)는 기저 수치(140.4mg/dL) 보다 80% 감소한 28.1mg/dL로 나타났다. 

스타틴 투여군의 기저 LDL-C 수치는 142.1mg/dL였으며, 치료 후 LDL-C 수치(중앙값)는 87.2mg/dL로 확인됐다.

레파타는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LDL-C 수치의 39%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한 스타틴+레파타 병용요법 환자군의 섬유성막 두께가 스타틴 단독 투여 환자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75% vs. 39%)했다. 

최소 섬유성막 두께의 최소 제곱 평균(least squares mean change in FCT)은 LDL-C 수치가 더 크게 감소한 레파타 투여군에서 42.7μm, 스타틴 단독 투여군에서 21.5 μm증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레파타가 위약군과 비교해 LDL-C를 더 낮췄고, 이러한 낮은 LDL-C 수치 도달이 섬유성막 두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는 다시 말해 LDL-C을 강력하게 낮추면 죽상경화반의 안정화를 도우며, 심혈관 사건 재발 예방에 이득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Q. 최신 연구들을 보면 LDL-C 목표 수치를 최대한 낮추는 것 뿐만 아니라, 보다 빠르게 조절해야 한다는 조기 치료 'The earlier, the better'도 강조되고 있다. 레파타를 사용하는 가장 최적의 타이밍은 언제인가?

이종영 교수 = 스타틴 치료로 LDL-C 감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보통 최소 5~10일이 걸린다.

그런데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했을 때 아트로바스타틴 등을 조기에 투여했더니, 치료 효과가 5~10일 보다 더 빨리 나타났다.

그래서 이제 스타틴도 처음부터 조금 강하게 사용하고 있다.

PCSK9 억제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LDL-C 수치 자체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치료제 사용 시기를 앞당겼을 때, 얼마나 효과적인지, '얼마나 빨리 써야 하는지(How fast)'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나의 경우 현실적인 급여 문제를 제외한다면,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스타틴과 PCSK9 억제제 레파타를 같이 쓴다.

초기에 강한 약제를 쓸수록 LDL-C가 빠르게 떨어지고 이를 통해 죽종(plaque)이 안정화된다. 이외에도 여러 긍정적인 효과들이 나타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심혈관질환은 보통 3개월~1년 사이에 가장 많이 재발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맞다.

Q. 'PCSK9 억제제'를 빨리 써야한다는 것은 응급실에 내원한 급성 심근경색 등 위급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가?

이종영 교수 = 맞다. 심근경색, 뇌졸증, 말초혈관 환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 얘기다.

응급실에 내원한 심근경색 환자는 약 일주일 정도 치료 후 퇴원한다.

이후 2~4주 뒤 첫 번째 외래 진료에서 LDL-C 수치가 55mg/dL 미만이나, 70mg/dL 미만 등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기존 스타틴 요법에 에제티미브를 추가한다.

그 다음 보통 8~12주 뒤 두 번째 외래를 보게 된다. 이때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썼음에도 LDL-C 수치 조절이 불충분하다면, PCSK9 억제제를 사용해야 할 타이밍이다.

의사는 PCSK9 억제제 추가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한 액션을 반드시 취해야 한다.

Q. 'The earlier, the better' 치료 전략은 현재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나?

이종영 교수 = 그렇다.

사실 심혈관계 이벤트가 발생한 환자라면 재발 예방을 위해 PCSK9 억제제 치료를 첫 번째 외래 보다 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LDL-C 수치를 목표치까지 가능한 빠르게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LDL-C 수치는 스타틴을 사용하면 최대 50% 감소하고,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면 최대 70~80%까지 낮아진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 환자의 LDL-C 수치가 190mg/dL이라면,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아무리 세게 쓰더라도 55mg/dL에는 도달할 수 없다.

그래서 초기부터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를 한 번에 쓰면 좋다.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스타틴 다음 에제티미브, 그 다음 PCSK9 억제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PCSK9 억제제를 바로 쓸 수 있다.

Q. 심근경색 환자 대상 LDL-C 수치를 조기에 낮출수록 임상적 혜택이 커진다는 연구가 있나?

이종영 교수 = 심근경색은 혈관 속에 기름 찌꺼기가 터지면서 발생한다.

그런데 똑같이 혈관 속에 80% 찌꺼기가 쌓여도 어떤 사람은 심근경색이 생기고 어떤 사람은 생기지 않는다. 이 차이는 기름 찌꺼기인 '죽종'에 얼마나 취약한지에 있다. 기름 찌꺼기가 흐물흐물한 상태로 불안정하면 터지기 쉽다.

스타틴 임상 연구에서 LDL-C 수치를 낮추고 혈관 속 기름을 꼬들꼬들한 상태로 만들면, 죽종 크기도 조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보다 확실한 근거는 PCSK9 억제제 레파타의 HUYGENS 임상 연구가 마련했다.

1년간 레파타 치료로 LDL-C를 더 낮춤으로써 터지기 직전의 기름 고름들이 좋은 성질의 기름으로 바뀌었다. 레파타 치료 후 기름 두께가 안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스타틴 뿐만 아니라 PCSK9 억제제도 혈관 내 기름 찌꺼기를 좋은 성질로 전환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결국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켰다.

Q. HUYGENS 연구를 살펴보면 '최소 섬유성막'이 두꺼워졌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나?

이종영 교수 = 혈관 속 '기름 고름'이 자꾸 핏속에 씻겨 나가면 위에 돌담 같은 것이 형성된다. 이것이 바로 섬유질이다. 우리가 먹는 콜라겐과 비슷한 성분인데, 지질에 좋다.

그런데 혈압이나 LDL-C가 조절이 되지 않으면 이 돌담이 자꾸 약해지게 되고, 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

HUYGENS 연구에서 레파타 투여군의 LDL-C 수치가 위약군보다 더 낮게 조절됐다. 아울러 레파타 치료를 통해 LDL-C 수치를 낮춤으로써 기름 고름 위의 돌담, 즉 '섬유성 막 두께'가 훨씬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Q. 결국 HUYGENS 임상은 레파타의 LDL-C 강하,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 효과를 한 번 더 입증한 연구라고 보여진다.

이종영 교수 = 그렇다. 그동안 심혈관질환 사건이 발생한 환자에서 LDL-C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HUYGENS 연구는 재발 위험이 큰 초고위험군 환자에서 선제적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2차 예방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결국 PCSK9 억제제는 '더 빨리 쓰면 쓸수록 좋다(The earlier, the better)'는 것이다.

Q.  HUYGENS 임상 결과는 레파타를 장기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종영 교수 = 맞다. 이 임상은 심근경색 발생 직후부터 1년간 레파타를 쓴 결과를 보여준다.

보통 초기 효과는 3개월 내 재입원율, 사망률, 심근경색의 재발률과 같은 것 밖에 보지 못한다.

그런데 최소 1년 레파타를 쓰면 죽상경화반의 차이를 볼 수 있다. LDL-C을 더 낮추고 이를 통해 죽종의 성질이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HUYGENS 연구는 적어도 1년 이상은 레파타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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