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1차 치료 대세가 된 '병용요법'‥'카보메틱스'도 진출

카보메틱스+옵디보, 수니티닙 대비 사망률 40% 감소
신장암 1차에 면역항암제 기반 다양한 병용요법,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6-11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신장암 치료에서 대세는 이제 '병용요법'이다. 면역항암제를 기반으로 한 병용요법은 신장암의 1차 표준 치료로 빠르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들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 대비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추면서, 신장암 환자의 '장기 생존'이란 목표에 성큼 다가서게 했다.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암이다.

실제로 신장암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신세포암'은 옆구리 통증, 혈뇨, 복부 종괴가 대표 증상이다. 그렇지만 전체 환자에서 세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10~15%에 불과하다.

만약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단계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이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11.1%에 그친다.

더군다나 신장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에도 반응률이 낮다. 그래서 신장암 1차 치료는 주로 수텐(수니티닙), 넥사바(소라페닙), 토리셀(템시롤리무스), 보트리엔트(파조파닙),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등 표적치료제가 사용돼 왔다.

그러나 1차적으로 선택하는 이들 표적치료제에도 한계는 있었다. 평균 6~12개월 만에 발생하는 '내성' 문제였다.

1차 치료에 불응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음 치료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맞는 새로운 약물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 줬다.

다행히 기존 표적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병용요법'이 허가를 받으면서, 최근 신장암 1차 치료는 전환기를 맞이했다.

오노약품공업과 BMS의 '옵디보(니볼루맙)+여보이(이필리무맙)'는 투명세포암(Clear Cell Carcinoma)으로 IMDC(International 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 Database Consortium) 위험도 중등도 또는 고위험군인 진행성 신장암 환자에게 사용된다. 이 조합은 지난 2021년 9월, 국내에서 급여가 적용됐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환자 대상 CheckMate-214 연구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표적치료제인 수니티닙보다 우수한 전체 생존기간(OS)과 전체 반응률(ORR)을 입증했다.

해당 임상의 계획적 중간 분석에서 옵디보와 저용량 여보이 병용요법은 뛰어난 OS 개선 효과로 연구가 조기 종료된 바 있다.

또한 5년 장기 추적 관찰 연구에서도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효과는 일관되게 지속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장기 지속 효과는 국제 전이성 신세포암 데이터베이스 컨소시엄(IMDC) 예후 인자에 따라 중간 및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군과 전체 환자군(ITT, 전체 무작위 배정) 모두에서 나타났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5년 간 장기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옵디보-여보이 병용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47개월로, 수니티닙 단독요법군의 26.6개월보다 20.4개월 유의하게 연장됐다.

특히 옵디보-여보이 병용 치료군의 전체 반응률(ORR)은 42%였다. 이 중 완전 관해(CR)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무려 11%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표적치료제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수니티닙 단독요법군의 전체 반응률은 27%로, 완전 관해를 달성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이번에 옵디보는 입센의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와 시너지 효과를 냈다.

앞서 카보메틱스는 VEGF 표적요법으로 치료 경험이 있는 2차 이상의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허가돼 급여가 적용된 상태다.

이 카보메틱스가 PD-1(면역세포 표면 단백질)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 니볼루맙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카보메틱스는 암 세포와 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1, 2, 3) 수용체 3종 뿐만 아니라 혈관신생에 관여하는 수용체인 MET, AXL까지 저해하는 다중 표적 항암제다.

카보메틱스+옵디보 병용요법은 지난 3월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에 허가받았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CheckMate-9ER 연구에서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요법은 수니티닙 대비 사망률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heckMate-9ER 임상시험에는 상대적으로 IMDC 고위험군 환자가 많이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이자 독립맹검심사위원회(BICR)가 평가한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은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요법이 16.6개월로 수니티닙 단독요법의 8.3개월 대비 두 배 길었다.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요법은 수니티닙 대비 29% 높은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으며(55.7% vs. 27.1%), 완전 반응(CR)에 도달한 비율은 각각 8%, 4.6%를 기록했다.

반응 기간 측면에서도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요법과 수니티닙 단독요법의 중앙값은 각각 20.2개월과 11.5개월이었다.

이러한 주요 효능은 IMDC 기준에 따른 모든 위험 그룹 및 PD-L1 하위집단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요법은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신세포암에서 기존에 알려진 면역항암제 및 티로신키나제 억제제의 안전성 프로필과 유사한 이상반응 결과를 보였다.
 
전체 등급 및 3-4등급의 투여 후 이상반응(TRAE) 발생률은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요법이 수니티닙 대비 다소 높게 나타났다(전체 등급: 97% vs. 93%, 3등급 이상: 61% vs. 51%). 투여 후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비율은 옵디보 또는 카보메틱스가 15.3%였으며, 수니티닙은 8.8%로 나타났다(옵디보: 5.6%, 카보메틱스: 6.6%,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 3.1%, 수니티닙 8.8%).

아울러 환자자기평가결과(PRO)에서 카보메틱스와 니볼루맙 병용요법 치료군이 대부분의 시점에서 수니티닙 투여군 대비 건강 관련 삶의 질이 유의하게 좋았다(Functional Assessment of Cancer Therapy General and Three-Level(EQ-5D-3L)).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암치료 기능 평가(NCCN-FACT) 신장 증상 지수 19(FKSI-19) 점수에서도 마찬가지.
 

서울아산병원 종앙내과 이재련 교수는 "신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화학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특성을 지닌 암종이다. 최근 여러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들이 괄목할 만한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병용요법이 진행성·재발성 신장암 환자의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보메틱스+니볼루맙 병용요법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개별 약제의 단독요법에서 기확립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임상 환경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한 항암 치료가 오히려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모순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CheckMate-9ER 임상시험은 현존하는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병용요법 중 유일하게 '삶의 질' 관련 데이터 분석에서 대조군 대비 우월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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