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시장에서 가치 입증한 'ADC'‥다양한 영역 진출

효과 높이고 독성은 줄인 ADC‥제약업계에서 주요 거래 후보
주요 학회 발표 통해 다양한 암종에서 임상적 혜택 증명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6-17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제약사들이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결합체)' 연구에 뛰어들었을 때, 다양한 암종에서 활약을 예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ADC 치료제는 매년 눈길을 끄는 임상데이터로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와 강력한 세포독성항암제 '톡신'이 링커로 연결된 기술이다. 이를 통해 특정 표적 발현 암세포를 공격한다. 

표적이 발현되는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해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낼 뿐 아니라 전신 독성을 줄인다. 또 새로운 적응증 확대가 용이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몇 년 사이 ADC 후보 물질을 보유한 기업과 빅파마간 거래가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길리어드는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21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트로델비(Trodelvy, 사시투주맙 고비테칸)'를 얻었다. 트로델비는 anti-Trop2 항체에 SN-38이라는 topoisomerase I 저해제를 결합시킨 ADC 치료제다.

트로델비는 2021년 4월, FDA로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에 신속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항암화학요법제 또는 PD-1 및 PD-L1 저해제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에도 신속 승인됐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2019년 공동 개발한 ADC 치료제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로 활약하고 있다.

엔허투는 FDA로부터 3차 치료 라인으로 HER2 양성 유방암에 허가된 뒤, 트라스투주맙 기반 요법으로 치료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GEJ) 선암종에 허가됐다.

얀센은 ADC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던 제약사가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머사나 테라퓨틱스(Mersana Therapeutics)와 표적 3개에 대한 ADC 신약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릴리도 올해 이뮤노젠(ImmunoGen)과 ADC 개발에 나선다. 릴리는 이뮤노젠의 캄토테신(camptothecin) 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한다.

사노피는 시젠(Seagen)과는 새로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개발하기로 발표했다.

2022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에서도 ADC는 큰 화제였다.

엔허투는 이전 항암화학치료를 받은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표준요법인 항암화학요법 대비 우월한 혜택을 보여줬다.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엔허투의 이번 결과는 큰 박수를 받았다.

3상 임상시험인 DESTINY-Breast04 연구 결과, 호르몬 수용체 양성군에서 엔허투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0.1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의 5.4개월과 비교해 유의하게 연장됐다. 그리고 질병 및 사망의 위험을 무려 50%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군에서 엔허투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3.9개월, 화학요법군은 17.5개월로 나타나,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담도암'에서도 엔허투는 효과를 보였다. 2상 임상시험인 HERB 연구에서 엔허투는 표준 치료에 실패한 담도암에서 36.4%의 반응률과 7.1개월의 OS를 확인했다.

ASCO에서는 다이이찌산쿄의 항HER3 ADC '파트리투맙(Patritumab Deruxtecan)'의 가능성도 증명됐다. 파트리투맙은 HER3를 발현하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상 임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줬다.

트로델비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항암치료와 비교한 3상 임상시험에서 의미있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및 반응률의 증가를 확인했다.

치료 경험이 없는 3~4기 '고전적 호지킨 림프종'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는 다케다제약의 ADC 치료제 '애드세트리스(브렌툭시맙 베도틴)'가 효과를 보였다. 

ECHELON-1 연구의 장기 추적 관찰 결과, 애드세트리스에 독소루비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을 병용한 요법(A+AVD)은 표준 치료인 독소루비신·블레오마이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ABVD) 대비 전체 생존율(OS), 무진행 생존율(PFS), 2차 암 발생, 임신율 모두 우수했다.

'요로상피암'에서는 중국 바이오제약사 레미젠(RemeGen)의 HER2 항체-약물결합체 'RC48-ADC(disitamab vedotin)'가 HER2 과발현군 및 저발현군 모두에서 효과가 있었다.

아스텔라스는 2022 ASCO에서 '파드셉(Padcev, 엔포투맙 베도틴)'에 대한 EV-301 연구의 장기 결과를 공개했다.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파드셉과 화학요법을 비교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의 2년차 분석 결과다.

파드셉은 방광암에서 높게 발현되는 세포 표면 단백질 넥틴-4(Nectin-4)를 표적으로 하는 ADC 치료제다. 이전에 PD-1/L1 억제제와 수술 전후 백금 함유 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 치료에 FDA 허가를 받았다.

장기 임상 결과에 따르면, 23.75개월의 추적 관찰 후 파드셉 투여군의 OS 중앙값은 화학요법제 대비 3.97개월 연장됐다(OS 중앙값: 각각 12.91개월 vs 8.94개월).

아울러 파드셉의 전체 생존기간 이점은 미리 지정된 대부분의 하위 분석 그룹에서 유지됐으며, 무진행 생존기간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PFS 중앙값: 각각 5.55개월 vs 3.71개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는 "항체-약물결합체는 유방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항제-약물결합체가 항암치료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