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네주맙'에 희망 가졌던 로슈‥치매 임상에서 또 실패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 높은 환자 대상으로 예방 및 질병 지연 평가
모든 평가 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성 발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실패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6-17 11:4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희망의 불씨는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로슈가 '크레네주맙(Crenezumab)'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도전했던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크레네주맙은 또 한 번 치매 신약 개발이란 꿈에 '실패'를 안겨줬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 4명 중 3명은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보고된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뇌 속에 존재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과인산화 타우(Hyperphospohrylated Tau) 단백질 등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발생한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항아밀로이드-베타 항체의 임상 실패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연구자들은 과연 어떤 환자에게 이 기전을 적용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환자가 아닌, 알츠하이머 증상 발현 가능성이 높은 환자로 임상 디자인을 바꾸게 됐다.

AC 이뮨(AC Immune)에 의해 발굴된 크레네주맙은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기 쉬운 건강한 환자들에게서 병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용도로 연구됐다.

크레네주맙은 알츠하이머 증상에 대한 높은 위험, 임박한 위험에 도달한 환자 중 인지 장애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됐다. 2013년에 시작된 임상은 콜롬비아에서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utosomal dominant Alzheimer's disease, ADAD)를 가진 환자 25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참가자의 2/3는 일반적으로 44세 경에 알츠하이머 관련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프레세닐린-1(presenilin-1) E280A 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고위험 집단의 사람들을 무작위로 추출해 최대 8년 동안 크레네주맙 혹은 위약을 투여했고, 로슈는 이 약이 인지 능력이나 기억 기능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나 크레네주맙은 공동 1차 평가변수 모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로슈는 1차 평가변수 및 2차 평가 변수, 그리고 몇 가지 탐색적 평가에서 크레네주맙이 작은 수치 개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들 중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없었다.

크레네주맙은 이미 2019년에도 임상 실패를 겪었다. 이에 로슈는 경미한 알츠하이머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크레네주맙의 2가지 3상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새로운 ADAD 대상 임상은 크레네주맙에 대한 마지막 희망이었으나, 결국 임상 실패로 끝을 내게 됐다.

대신 로슈는 다른 항아밀로이드 베타 항체인 '간테네루맙(gantenerumab)'에 희망을 걸고 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3상 GRADUATE 연구 결과는 올해 4분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간테네루맙 역시 과거 임상 실패 경험이 있으나, 논란이 일고 있는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이 FDA로부터 승인된 후 다시 부활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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