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급여확대 노린 키트루다…내년 다시 '권토중래'

한국MSD, 6월부터 13개 암 적응증 급여기준 확대 신청
두 차례 암질심서 '고배'…임상현장서는 "치료 이점 분명"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2-01 06:04

[메디파나뉴스= 최성훈 기자] 13개 암 적응증에서 급여확대를 노렸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결국 해를 넘기는 모습이다. 

두 차례 열린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일부 암종에 대한 키트루다 급여기준 확대 논의가 이뤄졌지만, 모두 재논의로 결론나면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올해 6월부터 항암제 급여기준 심의 역사상 '역대급' 급여기준 확대를 노렸다. 국내 암치료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키트루다가 신청한 암종만해도 유방암에서부터 두경부암, 식도암, 신세포암 등 다양하다.

구체적으로는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두경부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암 ▲신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 ▲비근침습성 방광암 ▲지속성,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진행성 자궁내막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자궁내막암 ▲MSI-H 또는 dMMR을 나타내며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직결장암(KN-177) ▲MSI-H 또는 dMMR 전이성 소장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난소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췌장암 등이다. 

이들 암은 환자 생존을 위협할 만큼 공격적이지만, 대체약제 또는 급여 인정되는 최신치료법이 없어 키트루다 접근성 향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것. 

한국MSD도 "이러한 절실함에 부응하고자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임상적 요구도 및 급여 필요성이 높은 적응증에 대해 급여확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회사도 키트루다 급여확대를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인 상황. 의약전문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미디어 세미나를 열고, 급여기준 확대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 한국MSD 항암제사업부를 비롯한 대외협력부 인력들도 정부 관계자 및 관련 학회, 전문의 등을 만나며, 지속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0월과 11월 두 차례 열린 암질심에서 모두 재논의로 결정났다. 

7차 암질심에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암 ▲자궁내막암 ▲MSI-H 또는 dMMR을 나타내며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직결장암에 대한 급여확대 논의가 이뤄졌으나 재논의로 결론났다. 

이달 열린 8차 암질심에서도 ▲전이성 또는 재발성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두경부암 ▲지속성,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비근침습성 방광암에 대한 급여확대를 논의했지만, 모두 재논의하기로 했다. 

키트루다에 대한 적응증별 의학적 타당성이나 진료상 필요성 등은 인정되지만, 재정적 측면에서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임상현장에서는 키트루다에 대한 보험기준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종양혈액내과 A교수는 "치료제 급여는 큰 이슈고 매우 신중히 결정돼야 하지만, 식도암과 두경부암에 걸리는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며 "키트루다가 급여 적용돼 더 많은 환자들이 최신 치료를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키트루다가 일부 임상 데이터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생존기간 혜택 입증이 크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수치를 넘어서는 의미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식도암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3.5개월, 항암화학요법은 9.4개월이었다. 삼중음성 유방암에서도 키트루다 병용요법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9.7개월, 위약군은 5.6개월이다. 

A교수는 "1년 미만 생존기간을 14개월~16개월로 늘릴 수 있다는 데이터는 수치를 넘어서는 의미가 존재한다. 식도암의 경우 키트루다 병용이 기존 항암화학 보다 4개월 연장했다. 사망 위험률로 따지면 약 40% 감소시킨 것이 되므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다. 한두 번의 임상연구로 두세 배 생존기간 개선을 성취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이 진행될수록 악화되는 4기 암 환자들의 일상생활 수행능력(ECOG-PS)을 고려하면, 항암치료를 통해 한 달을 더 생존하게 하는 것조차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종양 전문의는 글로벌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항암요법에 대해 국내 급여 문턱을 낮추는 한편, 지속가능한 보험 재정 시스템을 만들자고 했다.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 B교수는 "여러 암종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들이 등장함에 따라 정부 입장에서도 재정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5년 동안 암 진료비 총액의 5%만 지불하면 되는 산정특례 제도를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대신 급여기준을 더욱 확대하면 좋지 않겠나"라고 제시했다.

한편 한국MSD는 키트루다의 내년 암질심 상정을 대비, 보건당국과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 했다.  

한국MSD 관계자는 "우리나라 암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정부 및 보건당국, 보건의료 관계자들과 함께 긴밀히 논의하고 협력한다면 희망적인 결과가 따를 것이라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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