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완전성 평가지침(DI), 선진 의약품 체제로 나가는 시그널"

[인터뷰] 비바시스템즈코리아 품질 전략 담당 이정환 부장 
GMP 과정서 모든 의약품에 의무 적용하는 DI, 제약산업에 큰 변화
매뉴얼 제공·공정 밸리데이션 측면서 제약사 글로벌 경쟁력 갖추도록 노력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2-10-21 06:05

▲비바시스템즈코리아 품질 전략 담당 이정환 부장.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최근 제약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데이터 완전성이다. 지난 2020년에 벌어졌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과 관련한 자료 조작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제약사 제조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GMP 특별점검에서도 이 사건은 더욱 심각하게 드러났다. 허가와 다르게 제조하거나 제조기록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업체 수십 곳이 적발된 것이다.

이에 식약처는 데이터의 관리 범위를 모든 생성 자료로 확대하는 '데이터 완전성 평가지침(DI)'을 만들고, 내년부터 모든 의약품에 의무 적용키로 했다.

만약 허위 자료 제출 등 부정한 방법으로 의약품을 제조하다 적발될 경우, 처벌하는 행정처분 기준도 만들었다. 위반사항에 따라 품목제조 업무정지 15일부터 최대 품목허가 취소가 된다. 

이 덕분에 주목받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바시스템즈코리아와 메디데이터코리아 등이다. 

이들은 자사 솔루션을 통해 제조 및 품질관리 데이터 관리 범위와 시험과정 전반에 걸쳐 생성되는 모든 자료들을 일관되게 보존토록 하고, 가용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한다. 

이에 비바시스템즈코리아 품질 전략 담당(Quality Strategy) 이정환 부장을 만나 데이터 완전성 평가지침(DI) 의무화에 따른 제약산업의 변화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정환 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 한국 품질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이정환 부장이다. 

보통 IT 벤더 혹은 IT 업계라고 하면 개발자, 세일즈, 서포트 부서로 구성돼 있는데, 전략 역할은 개발 특성상 제약 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제약업체의 현장 용어, 고객사의 니즈 파악하는 전략을 필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정보를 회사 내부에 전달하고 제약 업체에는 비바시스템즈의 의도를 이해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번역가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Q. 코로나 대유행 이후 비대면과 디지털 중심의 급격한 변화가 이뤄졌다. 이에 제약 및 바이오산업 품질관리 측면에도 영향이 있다고 들었다. 

= 사실 현장에서의 변화보다는 규제 기관의 변화가 있었다. QA가 현장이나 QC를 관리하듯 규제 기관도 똑같이 제약회사를 관리한다. 제약 회사가 허가를 받은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는지, 혹은 잘 제조할 수 있는 환경인지, 그리고 허가받은 리스트들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검토를 한다. 

이러한 관리를 보통 '실사'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코로나 당시 현장 실사가 불가능하다 보니 비대면 실사가 다소 증가했고, 이와 관련된 규정과 세부 지침까지 만들어진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규정과 세부 지침을 새롭게 만드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현장 실사와 비대면 실사 방식이 병행되면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비대면 실사가 더 어렵다. 비대면 실사를 예전에는 데스크탑 실사라고 해서 문서로만 제출하고 필요한 문서를 요청하는 식이었는데, 이제 비대면 실사는 현장을 카메라로 실시간으로 지켜본다. 

ZOOM 화면을 켜 놓고 실제로 제조하는 환경을 보여주는 방식이어서 훨씬 준비할 게 많고, 아무래도 그 모든 방법들을 규제 기관 담당자가 아닌 제약 회사의 담당자가 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부담이 심하다. 

Q. 식약처가 발표한 데이터 완전성 평가지침(DI)에 대해 설명해달라. 

= GMP는 결국 정해진 대로 제조된 것을 꾸준히 반복하기 위한 전체적인 행위의 모든 것을 말한다. 일단 데이터 안전성 평가 지침에서의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 의약품 제조를 하게 되면 수많은 데이터가 생기는데, 그 수많은 데이터와 기록을 종이에다가 작성할 때 규제 기관은 실제로 해당 날짜와 숫자가 맞는지 의구심을 품게 된다. 

디지털은 데이터 삭제가 쉽고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데이터 완전성 평가지침은 이 데이터가 진짜 원본이고 한 번 밖에 안 만들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결국 규제 기관은 이 의약품이 제대로 제조되었는지 소급해서 볼 수밖에 없다. 제약 회사가 지금까지 제대로 제조하고 있었다는 평가를 하기 위한 데이터 조작이 있거나 임의 수정이 있었다면 그 평가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데이터가 중요한 것이다. 

전자 데이터와 같은 경우 완전성이 확보되는 9가지 조건이 있는데 데이터 안전성 평가 지침은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지에 대해 규정을 만든 것이다. 이번 데이터 완전성 평가 지침은 평가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처벌까지 가능한 처벌 규정이 있는 지침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Q. DI가 제약 및 바이오산업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 데이터 완전성 평가 지침이 만들어진 배경은 데이터 규정을 만들어 점검을 하자는 취지다. 

2023년에는 국내 모든 제약사가 DI 평가 지침 대상이 된다. 해당 내용은 올해 3월에 발표됐다. 처벌기준도 법률로서 규정하자는 주장이 있어, 약사법 개정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현재 개정안이 나왔고 입법된 것으로 알고 있다. 

Q. 제약업계에서는 DI에 대해 불만은 없었나.

=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크게 2가지로 바이오 의약품과 일반 합성 의약품을 나눠서 데이터 완전성 평가 지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중 우리가 흔히 머리 아플 때 복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합성 의약품 시장은 실상 국내에서 굉장히 영세한 회사가 많다. 

1년 매출이 30억 원이고 영업이익이 1억 원인데 시스템 도입비가 2억 원이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선제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업계는 생각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이제는 구식의 문화에서 변화해 선진 의료 의약품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Q. 사실 제조라는 것은 GMP 매뉴얼대로 공정을 진행해도 가끔씩 불량이나 제조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약업계의 반발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 어려운 질문이다. 원인 분석은 항상 하지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공정 기간이 길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합성 의약품은 일(日) 단위지만,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서 바이오 의약품은 짧으면 1주, 길면 월단위로 진행돼 공정 주기가 엄청 길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투입되는 사람도 많고 손도 많이 타고, 기계도 많이 사용하고, 설비도 많다. 중간에 확인은 하지만, 결국 전체적으로 모두 확인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두 번째는 원료의 차이다. 바이오 의약품 같은 경우는 원료 자체에 '변화(variance)'가 있다. 왜냐하면 원료를 동물이나 혹은 사람에서 추출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료 자체가 범위가 있다 보니까 결과 자체가 범위로 나오게 된다. 이 범위를 줄이면 줄일수록 품질은 좋다고 한다. 

이 정도면 될 것이라 예측하고 범위를 줄였는데 범위 밖으로 넘어가게 되면 허가 규정에 없어 아웃이 된다. 이 두 가지 이유가 결합돼 실수들이 생기는 것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일들로 '휴먼 에러(Human Error)'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Q. DI에 따른 품질관리 측면에서 솔루션 기업들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 우선은 품질 부분에서 필요한 문서를 등록, 저장, 열람할 수 있는 문서 관리시스템 EDMS가 있다. 

두 번째는 품질 이벤트를 평가하고, 시정 및 예방조치(CAPA)를 진행하고 변경 관리를 할 수 있는 QMS가 있다.

마지막으로 '직무 적정성 평가(PQ, Personal Qualification)'를 획득한 사람이 현재 업무에 투입이 되고 있는지 관리해 주는 LMS(트레이닝 프로그램)까지 세 가지다. 

정리하자면 어떤 절차 혹은 어떤 것을 써야 되는지 규정하는 문서를 담은 EDMS, 제조 과정 중 품질이벤트를 평가하는 QMS, 마지막으로 LMS 트레이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Q. 소프트웨어 제공 측면에서 비바시스템즈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 비바시스템즈는 클라우드 기반이다 보니 소프트웨어만 제공하고 하드웨어는 필요 없이 제약사 원하는 기능이나 업무 흐름을 알려주면 우리가 그대로 소프트웨어를 구성해 제공한다. 

쉽게 말해 우리가 온라인 주소를 제공하면, 그 주소로 들어가 제약사 원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 하드웨어 관리는 우리 나름의 '표준운영지침서(SOP, Standard Operating Procedure)'라든지, 규정과 정책, 컨플라이언스에 따라 내부적으로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서버 관리와 같은 것인데, 이번 DI 평가 지침에서는 백업 다음에 정기적인 복구 테스트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개개인의 서버룸이 필요하고, 제약사 자체 서버로 하기에는 하드웨어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인력도 다소 충원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서버 및 하드웨어 투자비용, 인력 충원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컴퓨터 '시스템 밸리데이션(CSV, Computerized System Validation)' 측면이다. 보통 시스템을 처음 설치하게 되면 만족하나,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니즈가 생긴다. 그러나 이것을 수용하고 바꾸려고 하면 기존의 프로그램들은 그것을 하나하나 코딩과 같은 개발 프로그래밍을 새로 만들어 구현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새로 만든 CSV 방법론에 따라 모든 문서를 바꿔야 해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우리는 그런 부분들이 이미 구성돼 있다. 

새로운 프로그래밍을 개발하지 않고도 우리가 '컨피그레이션(configuration)'이라고 부르는 기능을 통해 사용자 혹은 관리자만 해당 기능을 구현을 하거나 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모든 기능이 작동된다. 

그래서 우리의 CSV는 실제적으로 업무 흐름에 맞는지 간단한 CSV만 추가를 하게 되면 변경 관리가 완료되는 시스템이다. 그런 부분에서 정기적인 CSV를 요구하는 데DI에서는 유리하다.

Q. 품질관리 분야에서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 상투적인 표현이거나 너무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앞으로 전체적인 제약 업계가 잘 되는 것이 목표다. 우리가 전체적인 제약업계와 개별 회사들이 점점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할 수 있도록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Q. 더 강조하고 싶은 말은?

= 코로나19가 이렇게 길게 갈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미래의 예측이 불가능한 지금, 기술의 발전이 더 빨라질 것이고 그에 맞춰 예상하지 못하는 환경변화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 시스템을 한 번 잘 구축해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나, 환경이나 기술에 맞춰 규제 기관도 규제를 계속 바꾸고 있다. 그렇기에 그런 변화들을 잘 대응하는 것도 지금의 품질 시스템에 요구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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