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대면진료 제도화 공약…웃지 못하는 의료계

국민의힘 "국민 불편 해소" 민주당 "제한적 허용"
"국힘은 방향성부터, 민주당은 공적 전자처방전 우려"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3-29 06:04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내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의료계는 어느 쪽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약은 방향성부터, 더불어민주당 공약은 함께 언급된 공적 전자처방전 활용이 의료계 우려와 맞물리면서 누가 총선 승리를 가져가든 공약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비대면진료 제도화 공약

28일 의료계에선 여야 비대면진료 공약에 모두 불편하단 반응을 내놨다.

먼저 국민의힘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통한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제도화 목표는 국민불편 해소가 목표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질환 범위부터 취약지역, 진료 범위, 약 배송 등 국민불편 사항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안전한 비대면진료 기반 조성도 추진한다. 전문가와 논의와 시범사업 결과를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비대면진료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는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의약품 오남용에 따른 안전 문제 등 제도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이에 대해 개원가에서는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제도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국민불편 사항을 해소한다면 축소보단 확대가 유력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전문가와 논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장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정부 시범사업 확대가 전문가 논의를 패싱한 채 통보 식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내과를 운영하는 A 개원의는 "국민 불편이 앞단에 나왔는데 뒤에 붙은 전문가 논의를 통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제대로 작동하겠나"라며 "이번 의대 증원 정국을 제외하고 작년 시범사업 일방적 확대만 보더라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경우 의료 질과 안전성을 앞단에 내세웠다. 비대면진료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의료 질과 안전성을 보장하겠단 방침이다. 아울러 무분별한 시범사업을 중단하고 의료법에 근거를 확립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당초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발의한 내용에 담긴 의원급 의료기관, 재진환자, 거동불편 및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 허용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비대면진료 전담 의료기관을 금지하고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합리적 규제·관리 강화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공적 전자처방 전달시스템을 구축해 활용에 나선다. 종이 처방전을 공적 전자처방전으로 전환해 처방전 위·변조 및 부정사용 방지, 처방정보 입력오류 사전 차단으로 환자안전 강화, 처방전 발급 비용 절감 및 환경문제 해소 등을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아울러 DUR(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 및 PHR(개인건강기록) 등 공적정보 관리 강화, 공공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공적 활용 기여 등도 추진한다.

개원가는 민주당 공약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했다. 의료 질과 안전성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물론 세부내용도 당초 의료계와 정부가 합의했던 비대면진료 원칙에 부합하는 내용이기 때문.

다만 공적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구축이 포함된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의료계는 공적 전자처방 전달시스템이 대체조제 활성화, 성분명 처방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내과 B 개원의는 "민주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비대면진료 제도화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공적 전자처방 전달시스템을 공약으로 추진하는 것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는 어느 쪽이 승리를 가져가도 의료계는 22대 국회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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