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통합돌봄법 앞두고 의료기관 역할 재정립 연구

'환자 중심의 의료기관 역할' 국제학술지 발표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입원→재활→재택의료→재입원 순환체계 구축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 모니터링으로 전환기 돌봄과 재택의료 강조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6-05 14:36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 연구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 연구팀이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제시했다. 특히 2026년 시행 예정인 '지역사회 통합돌봄법'을 앞두고, 기존의 급성기 중심 역할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기반 돌봄 체계의 일원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할 필요성을 짚었다.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3%에 이르며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한다. 이번 연구는 이에 대비한 3차 의료기관의 대응 전략을 분석하고, 한국 의료체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결과물이다.

신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가정간호센터, 의과대학, 간호학과, 보건의료경영대학원 등 다학제 전문가들과 함께 지역사회 통합돌봄법(7장 30조)을 분석하고 의료기관의 구체적 역할을 도출했다. 이 법은 요양시설 중심의 돌봄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익숙한 곳에서 늙어가기(aging in place)'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은 ▲통합 디지털 시스템 개발 ▲다학제 협력 거버넌스 구축 ▲전문인력 양성 기관 설립 등을 포괄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의료기관이 환자 중심 의료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할지를 집중 분석했다.

연구진은 상급종합병원이 기존의 급성기 진료에 더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의 한 축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전환기 돌봄 강화 ▲재택의료센터 설립 ▲재택의료 연계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시했다.

첫째, 집중치료 이후의 전환기 돌봄(transitional care) 모델을 각 진료과 중심으로 개발해, 재원일수는 단축하고 치료 연속성은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병원 치료-재택 병원 서비스-Hospital at Home 체계를 잇는 프로토콜 구축이 요구된다.

둘째, 상급종병 내에 가정의학과 중심의 '재택의료센터'를 설치해 1차·2차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킨슨병, ALS, 치매, 장애인, 독거노인, 말기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재택의료 연계 프로그램 설계도 포함됐다.

셋째, '의뢰-회송' 시스템 연계, 재택 임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망진단서 발급 기준 개선 등, 현장 기반 제도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연구팀은 통합돌봄 전문 정책연구소 설립을 통해 정부, 지자체,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허브 기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제도 설계, 인력 훈련, 정책 평가, 환자군 분류, 시범사업 평가 등 통합돌봄법 시행을 위한 실무 기능을 맡게 된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한 재택의료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원격의료, 원격 모니터링, 방문 진료 등을 통합한 재택 돌봄 프로그램은 장기적 환자 관리와 지역 내 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자의 질병 특성, 경제력, 사회적 환경이 각기 다른 만큼, 통합돌봄 프로그램은 개인 맞춤형 설계를 통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신현영 교수는 "한국의 고령화 의료시스템은 중대한 전환점에 있으며, 선진적 의료를 구현하려면 유연한 접근과 체계적 변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차 의료기관 역시 재택의료와 통합돌봄을 포용해 미래 의료환경에 적극 대응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와 의료계, 학계 간 협업이 지속 가능한 의료전달체계 구축의 열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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