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10주년 맞은 서울대 약학박물관, 교육·체험의 장 'ing'

[탐방]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물관 
[미니 인터뷰] 주승재 서울대 약학대학 약학박물관장
동문들의 기증으로 확인하는 대한민국 약학 110년의 역사
인류의 역사를 바꾼 약, 국산 신약 등 주요 약학 역사 발자취도 함께 
서울대 기록관, 의학대학 등 본교 및 타 학과에서도 벤치마킹하러 오기도
기획 전시, 첨단 기기 도입 통해 다양한 모습 보여주고파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6-27 05:57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물관 내부 전경.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물관 설립 초기부터 지켜본 입장에서, 점점 발전하며 10주년을 맞이한 사실이 감개무량하다. 동문들의 애정이 담긴 기증과 제약사들의 출연을 바탕으로 지금의 약학박물관이 꾸려질 수 있었다. 현재 수장고에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은 기획 전시를 통해 조금 더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드리고자 한다."

26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물관(이하 약학박물관)에서 만난 주승재 서울대 약대 약학박물관장은 많은 이들의 애정과 지원으로 설립돼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약학박물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약학박물관은 2015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약학역사관'으로 개관, 지난해 12월 '약학박물관'으로 개칭해 본격적인 '박물관'으로서의 행보를 밟아가고 있다. 

메디파나뉴스는 약학박물관의 '10주년'을 축하하며, 실제 박물관을 방문해 기념관 및 기획 전시에 녹아있는 대한민국 그리고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의 역사를 몸소 느껴봤다.

약대생들의 필수 코스…벤치마킹 위한 방문도 
사진=조해진 기자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 위치한 약학대학 21동 문을 들어가면, 바로 약학박물관의 '가산약학역사관'을 마주한다. 

이 전시관은 광동제약 설립자 故 가산 최수부 회장의 기념사업 일환으로 후원을 받아 설립된 공간으로, 대한민국 약학 교육의 출발선을 만든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역사적 변천사와 각종 기증유물 등이 단정하게 정리돼 있다.

서울대 약학대학의 시작은 1915년 6월 한국인 약업자들의 모임인 약업총합소에서 설립한 '조선약학강습소'에서부터였다. 이후 1918년 남녀가 평등하게 다닐 수 있었던 '조선약학교', 1930년 일본의 제제가 강했던 '경성약학전문학교', 광복 후 4년제 정식 대학으로 승격된 '서울약학대학', 1950년 '국립 서울대학교 편입'을 거쳐 지금의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 이르렀다.

전시관에 정리된 사진 및 기증 자료 등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돼 현대의 약학대학으로 이어지기까지 서울대 약학대학 선배들이 3.1운동, 신여성 약제사의 탄생, 독립운동을 위한 비밀결사, 대한민국 약학과 약학교육의 기틀을 다진 도봉섭 교수(경성약학전문학교 교수/서울약학대학 초대학장)와 한구동 교수(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초대학장), 우리말 약학교과서 발간, 가운을 입고 4.19 혁명 시위 선두에 나선 약대생들의 모습, 거대한 식물표본집, 천연물과학연구소 설립 등 우리나라 초기 약사들의 대한민국 약학발전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 수행과 약사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가산약학역사관과 이어진 '우봉약학전시관'은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자이 전시관 건립기금을 후원해 마련됐으며,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약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약, 국내개발 신약, 서울대 동문이 개발한 의약품 등을 전시해 약학의 중요성과 미래를 강조한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약은 동문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백신 ▲모르핀 ▲살바르산 ▲아스피린 ▲인슐린 ▲페니실린 ▲스테로이드 ▲아르테미시닌 ▲글리벡 ▲비아그라 등 10개의 주요 약물에 대한 내용과 실제 샘플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내 신약 1호인 '선플라'를 비롯한 여러 국내 신약과 다양한 제형들, 북한 의약품, 생약 표본, 약 포장 기계의 실제 모습 등이 전시돼 있다. 

대한민국 약학사의 출발과 다양한 약의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역사관은 약대생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주승재 관장은 "박물관 설립 초기에는 서울대 약대생들이 입학할 때 오리엔테이션 필수 코스로 관람했었다. 요즘은 6년제가 되면서 제약공장 실습 시기에 실습과 함께 박물관 투어를 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10대 학생들의 진로 탐방, 전국 약학대학 교수들, 서울대 약학대학 심포지엄 및 행사 투어 등을 위해 박물관을 찾기도 하고, 서울대학교 기록관과 의학대학 등에서도 역사관을 벤치마킹을 하겠다고 방문하기도 하는 등 많은 이들의 발길이 오가고 있다.

두 상설전시관 외에도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의 후원으로 설립된 '코스맥스 약학전시 홀'과 백우현 박사의 후원으로 설립된 'KPDA·백우현 홀' 등은 현재 더 풍성한 전시를 위해 정비 중이다. 

아카이브는 ing...기획전시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만나는 약학사
주승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물관장이 기획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상설 전시 외에도 약학박물관에는 심창구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약학박물관 명예관장)의 후원을 통해 지난해 개관한 '심창구홀'에서 기획전시를 매년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심창구홀 개관기념으로 올해 2월까지 진행된 첫 번째 특별기획전은 '약용식물 아카이브 : 의약품의 보물창고'를 주제로 열렸다. 

당시 기획전시에서는 한반도에 자라는 약용식물을 최초로 연구·조사해 기록으로 남긴 약학자이자 식물학자인 故 도봉섭 서울약학대학 초대학장의 연구기록 및 표본과 일제강점기 30년간 한반도 식물 및 한약재에 대해 연구한 이시도야 츠토무의 컬렉션 및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현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수집 표본을 재조명한 바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지난 13일부터 내년 2월까지는 두 번째로 기획된 '약대생의 타임캡슐 : 다시 만난 실험실'이 전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1950~60년대 서울대학교 약대생들이 배움과 이상을 펼쳤던 강의실과 실험실을 다시 만나보고자 기획됐다. 전시관에서는 서울약학대학 교기 재현품, 당시 약대생들이 실제 사용한 교과서와 노트, 실험 기자재, 교과서를 제작하기 위한 등사기, 약대생들의 수업 모습, 약학박물관이 발간한 약대 교수 회고 및 캠퍼스 생활기 등을 만날 수 있다. 

주승재 관장은 "수장고에  소장품들이 많이 있다. 이 소장품들을 잘 아카이브 해 기획전시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한다"면서 "1년에 1개의 기획전이 쭉 이어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다채로운 기획전시를 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발전은 ing…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학박물관의 미래 
주승재 서울대 약대 약학박물관장이 약학박물관의 미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주승재 약학박물관장은 향후 약학박물관이 보다 대중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할 방침을 밝혔다. 

주 관장은 "관객들이 보다 전시를 흥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을 접목해 원할 때마다 전시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요약해주는 기능들을 도입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지 않나. 도구를 사용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전시를 더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정비 중인 코스맥스 전시홀에는 과거 약학연구 기기부터 최첨단 기기까지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해 구성할 계획"이라며 "AI 기반 신약개발 프로그래밍을 하는 동문이나, 서울대학교 학과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관련 첨단 기기 등을 설치해 약대생과 일반 대중들도 직접 체험하며 약학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주승재 관장은 "약학박물관이 지금은 약학관 내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더욱 발전한다면 최종적으로 좀 더 큰 꿈을 꾸고 싶다. 과거 서울약학대학 건물의 모습을 복원해 복원된 건물에서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기도 하고, 다양한 소장품들을 전시해 더 풍성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며 약학박물관 내 전시관의 발전 방향뿐만 아니라 약학에 대한 애정을 담아 좀 더 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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