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CAR-T 치료는 특정 대형 병원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전국 각지의 병원에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병원에 CAR-T 치료를 위한 개별적인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향후 서울권을 중심으로 2-3개의 거점 병원이 CAR-T 치료를 담당하고, 다른 병원들은 거점 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구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영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사진>는 최근 메디파나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영우 교수는 지난해 백혈병 및 림프종 CAR-T 치료제인 '킴리아(티사젠렉류셀)'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연간 약 40건의 치료를 진행했다.
이는 국내 해당 치료 분야에서 서울의 이른바 '빅3 병원'들과 비교해도 유사한 수준이다. 환자의 요구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최적의 치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자, 환자와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낸 매우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전 교수가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맡은 환자가 천수를 다할 때까지 의사로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바탕이 됐다.
그는 "나의 임상역량이 부족해 치료를 이어나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아 치료를 중단하거나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켜야 하는 상황에 좌절하기도 했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에 CAR-T 치료 시스템을 마련해야겠다는 열정이 생겼다.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규제기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회 등에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하고 설득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에서는 자가 골수이식을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이라면 CAR-T 치료도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CAR-T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 내 개별 GMP 시설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별 병원이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유지비용으로 매우 엄격한 무균 환경을 맞춘 GMP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는 결국 치료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GMP 시설을 갖추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산하 병원이지만, 병원명이 다르다는 이유로 CAR-T 치료 도입 허가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성모병원과의 연계성과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는 점을 1년에 걸쳐 설득 및 논의했고, 그 결과 동일 의료법인 내 병원 간 GMP 시설 공동 활용을 허용하는 예외적 모델을 확립, 서울성모병원의 GMP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CAR-T 치료를 도입하게 됐다.
서울성모병원에서 환자의 혈액 채집 및 세포처리 후 노바티스의 킴리아 제조소에서 제조 완료된 CAR-T 세포를 여의도성모병원 환자에게 투여하는 시스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의 치료비 분담 및 행위별 수익 정산 방식도 제도화 됐다.
이러한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최초의 사례로, 현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과 안암병원 등 다른 기관들도 이 운영 모델을 벤치마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수는 "GMP 시설 공동 활용 모델을 통해 서울 지역 내 치료 병원 간 역할 분담과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로써 과도한 비용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서울과 지방 병원 간의 격차 해소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치료 과정을 시스템화 하기 위해 이렇게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던 이유는 CAR-T 치료제가 1인 맞춤형 면역 세포 치료이기 때문이다.
CAR-T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정맥에서 채취한 환자의 T면역세포를 동결해 CAR-T 제조소로 운반하면, 특이 항원을 발현하는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T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한 뒤 배양해 품질관리를 거쳐 다시 환자가 있는 곳까지 치료제를 배송, 병원에서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제조소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T면역세포 채취부터 최종 배송까지 평균 4주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CAR-T 치료 과정. 사진=노바티스
맞춤형으로 만드는 만큼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지만, 1회 투약으로도 말기 혈액암 환자의 치료 효과 및 장기 생존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존 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난치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유의한 치료 옵션으로 고려되는 추세다.
전영우 교수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용한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등장하면서 혈액암 치료 분야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며 "혁신적인 1인 맞춤형 CAR-T 치료제의 등장은 단 한번의 투여(One-shot)로 치료 효과 및 장기 생존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존 항암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치료 선택의 폭을 확장시켰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첫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인정받은 CAR-T 치료제로 ▲25세 이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에서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ALL)의 치료 ▲2가지 이상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DLBCL) 성인 환자의 치료 ▲2가지 이상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L) 성인 환자의 치료 등에 적응증을 갖고 있으며, 2022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전 교수는 "과거에는 킴리아와 같은 치료제가 부재해 두 차례 이상 재발한 환자에게 뚜렷한 다음 치료 옵션을 제시하거나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지만, 통계적으로 입증된 수치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도 환자에게 보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라며 "이제는 이러한 근거 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순한 위로가 아닌 근거 있는 희망을 환자와 가족에게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CAR-T 치료를 비롯한 혈액암 분야의 치료 전략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CAR-T 치료 자체가 기존 치료법을 뛰어넘는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물론, 이후 재발한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후속 치료 옵션들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어, 혈액암 치료 환경은 계속해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환자분들에게 '무엇보다 긍정적인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함께 이겨내 보자'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치료 여정이 길고 신체적∙심리적으로 지칠 수 있지만 현재는 과거에 비해 다양한 치료 선택지와 탄탄한 임상을 근거로 치료 옵션이 보다 확대됐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 가짐으로 치료를 이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전영우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혈액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 '킴리아'는 어떤 약인가.
킴리아는 B세포 림프종의 암세포가 발현하는 CD(Cluster of Differentiation) 마커 중 하나인 CD19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치료제다.
당초 킴리아는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을 대상으로 개발됐고, 실제 개발의 출발점도 소아과 영역이었다. 그러나 연구를 통해 CD19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뿐 아니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에서도 발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림프종 환자에게 킴리아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DLBCL에서도 치료 유용성을 확인했다.
킴리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구제 항암제(salvage chemotherapy)'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한다는 '구제'의 의미와 같이 완치보다는 일시적 생명 연장이 목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는 재발을 반복하며 결국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킴리아는 등장과 동시에 단독 투여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았다.
Q. CAR-T 치료제는 기존 항암제와 어떻게 다른가.
기존 항암 치료는 일반적으로 최소 6회, 즉 한 달에 한 번씩 약 6개월 동안 반복 투여해야 한다. 반면, CAR-T 치료는 단 한 번의 세포 투여로 치료가 이뤄져 전체 치료 과정이 비교적 간략하고, 환자들의 만족도와 삶의 질 향상으로 긍정적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은 항암제와 비교했을 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존 항암제와 치료제 제조 과정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항암제는 조제된 약을 구매해 투여 가능한 범용 치료제다. 그러나 CAR-T 치료는 환자 맞춤형 세포 치료제로, 하나의 치료제로 여러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한 명의 환자에서만 적용이 가능하며,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한 뒤 이를 제조 시설로 운반해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치료제를 제조한다.
현재는 치료제 제조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해, 해당 기간 동안 질병이 급격히 진행되지 않고 충분한 기대 여명이 예상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3차 치료에서 킴리아를 활용하는 것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Q. 킴리아 치료 적합자 선별 기준 및 고려해야 할 점은.
킴리아 치료 환자에 대한 선별 기준이 명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다만 CAR-T 치료를 진행할 경우, 의사들은 적응증의 급여 적용 여부와 함께 제품 제조 기간과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 및 기대 여명도 고려해야 한다.
3차 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는 전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병의 진행 상태가 불량한 환자들이 있는데, 이 경우 킴리아 투여까지 걸리는 4주의 시간 내 재발하거나 병이 악화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제품의 제조 및 배송 기간 4주 동안 질병이 진행되지 않고 일정 수준에서 환자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치료를 진행한다. 이 기간 중 질병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최대한 종양의 크기를 줄일 수 있도록 가교 요법(bridging therapy)을 진행한다. 다만 가교 요법에 사용하는 항암제는 표준 치료 프로토콜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병원이나 기관의 역량에 따라 환자 상태를 고려해 치료가 진행된다.
최소한 킴리아가 제조되는 기간 동안 질병의 진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환자에서 킴리아를 통한 치료 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Q. 킴리아의 치료 및 환자 부담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CAR-T는 고가의 치료제다. 킴리아는 도입 초기 약 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2022년 4월 보험급여가 등재되면서 국내에서는 3억6000만원 수준으로 활용 가능하다. 환자본인 부담액상한제가 도입으로 킴리아 투여 시 환자의 본인 부담금은 2025년 기준 약 800만원 수준이다.
치료 비용은 단계별로 분할돼 청구되는 구조이다. CAR-T 치료를 위한 준비 과정까지는 환자가 일정 부분 비용을 부담하지만, 약이 실제로 투여되지 않은 경우에는 이후 단계에 대한 비용이 청구되지 않는다. 치료제가 제조되었더라도 환자의 상태 악화 등으로 인해 투여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치료제는 폐기되고, 이후 비용 부담은 발생하지 않는다.
CAR-T 치료를 통해 실제로 완치에 이르는 환자는 40% 수준이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 예후 및 치료 적합 정도 등을 면밀히 고려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DLBCL 치료를 위한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킴리아 활용 전략은.
킴리아 치료는 기본적으로 기존 치료 단계를 거친 이후에 적용 가능하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DLBCL 1차 표준요법으로 ▲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솔론을 병용하는 'R-CHOP 요법'과 폴라아비와 ▲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프레드니솔론을 병용한 'pola-R-CHP 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이 복합항암화학요법은 개발된 지 20년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1차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하는 경우에는 2차 치료로 구제 항암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과거에는 2차 치료 후 일부 환자에서 자가 골수 이식 시행을 고려했으나, 현재는 다른 계열의 CAR-T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는 킴리아 외에도 승인된 CAR-T 치료제를 2차 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현재 2차 치료로 CAR-T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구제항암화학학요법과 자가 골수이식을 병행하는 것이 2차 표준 치료로 고려되고 있다.
2차 치료 이후 재발되는 경우에는 3차 치료 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과거에는 구제 항암화학요법을 반복하거나 동종 골수이식과 같은 치료를 고려하거나, 그마저도 불가능한 환자들은 임상 연구나 신약 관련 연구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임상연구에 참여해 신약으로 치료받는 경우는 일반적인 치료 전략이 아니고, 일부 특정 병원이나 특정 환자에게만 적용 가능하기에 DLBCL 환자의 3차 치료에 있어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존재해 왔다.
전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암 분야 CAR-T 치료제는 총 3가지다. 3차 치료에서는 3가지 CAR-T 치료제가 모두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는 킴리아만 허가됐다. 따라서 현재 3차 치료에서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의한 치료 옵션으로 킴리아가 고려된다.
킴리아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한 CD3와 CD20을 동시에 타겟하는 기전인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제제를 고려할 수 있다. 이 치료제는 CAR-T 치료처럼 맞춤형 치료제는 아니고 미리 만들어진 약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Q. 지난해 여의도성모병원에서 CAR-T 치료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이후 치료 현황은 어떠한가.
본원의 경우, CAR-T 치료 건수는 월 평균 약 3.5건, 많은 달에는 6~7건, 적을 때는 2건 정도로 집계된다. 1년 만에 총 42명의 환자에게 치료를 계획하고, 이 중 12명에게 치료를 완료했다.(2025년 2월 기준) 수치상으로는 많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CAR-T 치료는 일반적으로 진단 직후 바로 진행하는 치료가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1, 2차 치료를 거쳐 재발된 뒤 3차 치료에서 CAR-T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CAR-T 치료를 받기 전에 이미 상태가 악화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도 있고, 반대로 앞선 치료에서 완전관해를 잘 유지해 CAR-T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이는 여의도성모병원이 CAR -T 치료로 특화 사업에 적극 참여한 영향도 있지만, 환자들의 병원에 대한 신뢰와 유입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병원 내 기존 환자보다 외부에서 전원 돼 온 환자의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Q. 킴리아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만족도 및 반응은 어떠한가.
반복되는 재발로 인해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겪어온 환자들은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실질적인 치료 반응을 경험하고, 개선된 치료 예후와 삶의 질을 체감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치료 효과는 '반응률(response rate)' 지표로 우선 평가되는데, 이는 완치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반응률은 치료를 통해 완전관해 상태에 이르거나 부분적으로 줄어든 상태인 부분 관해에 이른 경우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완치는 이러한 상태가 보통 5년 이상 유지됐을 때 완치(cure)라고 표현할 수 있다.
r/r DLBCL의 2상 임상연구(JULIET)의 장기추적 연구결과(중앙값 40.3개월, n=115)에 따르면, 전체 반응률은 53%(n=61, NE, 95% CI, 10.02 – NE), 그 중 완전 관해는 39.1%(n=45, NE, 95% CI, 10.02 – NE)로 보고됐다. 기존에 여러 항암제를 투여해도 효과가 없었던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킴리아 투여 이후 짧은 기간 내에 치료 반응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 매우 의미 있는 변화다.
아울러 JULIET 장기추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추적관찰 기간 36개월 시점에서 전체 생존율은 36%로 보고되었으며, 완전관해(CR)에 도달한 환자 10명 중 8명은 20개월 이상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Q. 킴리아로 치료하고 있는 환자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처음으로 킴리아 치료를 받은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4~5차례 재발을 경험해 심리적·신체적인 부담이 컸던 환자였는데, 당시 킴리아는 국내 도입은 됐지만 급여 적용 전이라 치료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 강하게 킴리아 치료를 원했던 해당 환자는 많이 힘들어 했다.
이후 다행히 킴리아가 2022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서 CAR-T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해당 환자는 지금은 치료 후 약 2년 반에서 3년이 지난 시점으로, 매우 좋은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3년째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면 완치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차례 치료에 지쳐있던 환자였지만, 좋은 시기에 적절한 치료 기회를 얻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Q. 국내 CAR-T 치료가 가능한 센터는 14개 정도다. 국내 CAR-T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제언한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규제의 한계로 인해 CAR-T 치료 확장에 있어 일정 부분 제약이 있다. 본인이 초기에 마련한 모델을 바탕으로 학회에서 규제 완화를 지속 요청해왔지만, 본원의 모델 이상의 제도적 보완은 단기간 내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본원의 모델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곳이 있을 경우 행정 절차를 최소화해 신속하게 적용하고 실제 치료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보다 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궁극적으로는 어느 병원에서든 환자들이 제약 없이 CAR-T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희망적인 점은 최근 6개월 사이 일부 지방 병원들도 CAR-T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지역 내 환자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삼성서울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울산대학교병원, CHA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가천대길병원, 동아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등 총 14개)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 외 지역에서는 CAR-T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전무했기 때문에 지방 환자들이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고 서울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에는 치료 기관의 점진적인 확대와 함께 환자 분산이 이뤄지면서, 서울 및 지방 병원을 중심으로 보다 안정적인 CAR-T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는 추세다.
규제 뿐 아니라 제약사의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는 환자 세포를 채취해 치료제를 제조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기까지 약 4주가 소요되는데, 이 기간이 단 일주일이라도 단축될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글로벌 CAR-T 치료 체계에서 운반 기간이 비교적 짧은 국가에 속하지만,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단축할 수 있다면 좋겠다.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놓치지 않고 CAR-T 치료로 더 많은 치료 혜택을 누리고 생존 가능성을 연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