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정상화', 출발선에 서다‥의대생 전원 '복귀' 선언

국회·의협·의대협 공동 입장 "509일 만의 복귀, 책임 있는 제도 개선 착수"
"교육은 멈춰선 안 돼"…정부에 학사정상화·수련협의체 공식 건의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7-12 20:26

(왼쪽부터)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509일 만에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가 공식화됐다. 국회와 의료계, 학생 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생 전원 복귀를 발표하며, 장기화됐던 의정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날 발표된 공동 입장문은 단순한 복귀 선언을 넘어, 무너진 교육과 의료 체계 복원을 위한 사회적 약속으로 의미가 확장됐다.

기자회견은 12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의협은 의대 교육의 복구와 의료 정상화를 위한 책임을 분명히 했다.

김택우 회장은 "오늘 이 자리는 갈등의 봉합이 아니라 무너졌던 의료교육을 다시 세우고자 하는 간절한 각오를 약속드리는 자리"라고 했다.

그는 지난 1년 6개월간의 혼란과 고통을 언급하며, 의료계가 국민 앞에 다시 서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우리 사회는 말할 수 없는 피로와 아픔을 견뎌왔다. 그 고통을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또한 정책의 부당성과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어려운 현실을 알려준 의대생들의 용기에 감사드리며 그들의 결단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정상화의 출발점에 섰음을 강조하며 교육의 회복을 넘어선 제도적 전환을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의사 하나를 양성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린다. 교육 현장이 멈추고 교실이 아닌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야 했던 시간은 이제 끝내야 한다. 의협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복귀 결정의 배경과 그 조건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선우 위원장은 "오늘로서 저희가 학교를 떠난 지 509일째다. 이렇게 긴 시간 학교를 떠나 있었던 이유는 현재의 의대 교육 체계로는 의사로 활동할 때 손꼽히는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정부의 정책 추진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하겠다는 말은 있었지만 뒷받침할 실무적 대안은 없었고 교육환경도 개선되지 않았다. 신축이나 교원 선발 등은 여전히 부족했고 이로 인해 의료 전체가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그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및 현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조건이 달라졌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지난 봄부터 국회와 활발히 소통했고 현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신뢰 관계와 문제의식이 형성됐다. 이번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저희도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복귀 이후의 과제도 구체적으로 발언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와 국회는 의학교육이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투명한 협의체를 구성해달라. 의료계 선배들께는 충분한 임상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을 복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의대생 전원이 성실하게 학업에 임하고 필수의료 분야에서 국민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이번 발표를 제도 복원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영호 위원장은 "대한민국 의료는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독단과 정책 실패가 만들어낸 참담한 결과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의료정책을 밀어붙인 끝에 의료공백이라는 사회적 재난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육 중단의 파장이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의대 교육이 멈추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의대생들의 복귀 결단에 국회도 책임 있게 응답하겠다. 정부와 협력해 불이익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보호조치를 마련하겠다" 말했다.

박주민 위원장도 교육 정상화의 시급성에 공감했다. 이는 전공의 수련 재개도 마찬가지다.

박 위원장은 "정부는 학사일정 정상화를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과 수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전공의 수련 재개도 더이상 늦출 수 없다. 이해당사자들과 구체적으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으므로,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정상화 길을 만들어주길 바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공동 입장문은 현 의료사태를 "윤석열 정부의 독단과 정책 실패가 초래한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했다. 특히 "의사를 길러낼 교육의 터전이 더 훼손된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의료 붕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사태 해결의 시급성을 부각했다.

입장문에는 다음과 같은 약속이 담겼다. ▲의대협은 전원 복귀를 통해 교육 및 의료체계 정상화에 힘쓰고 ▲의협은 교육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며 정부와의 책임 있는 논의를 이어가고 ▲국회는 정부와 협력해 교육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며 ▲복귀 학생이 불이익이나 불안을 겪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 두 가지를 공식 건의했다. 첫째, 학사일정 정상화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 둘째, 전 정부 정책으로 초래된 의료현장 피해 복구 및 교육·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과 당사자 참여 보장이다.

참석자들은 입장문을 통해 "의대생 학사 정상화를 시작으로 국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 정상화의 길이 열리기를 간절히 호소한다"며 공동의 의지를 함께했다.


아래는 공동 입장문 전문이다.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문

지금 대한민국 의료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독단과 정책 실패가 만들어낸 참담한 결과입니다.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거치고 신중하게 추진했어야 할 의료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끝에, 결국 의료공백이라는 사회적 재난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그 결과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될 국민이 의료공백 속에서 생명을 잃었고,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더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의사를 길러낼 교육의 터전이 더욱 망가진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의료 붕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반드시 이 사태를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지금 의대 교육이 멈춘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국민께 약속드립니다.

▲ 의대협은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과대학 교육 및 의료체계 정상화되도록 힘쓰겠습니다.

▲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교육의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며,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책임 있는 논의를 지속하겠습니다.

▲ 국회는 의대생들의 교육 정상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 복귀한 의대생들이 불이익이나 불안을 겪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호조치를 함께 마련하겠습니다.

이어서, 대통령님과 정부에 두가지 사항을 공식적으로 건의드립니다.

첫째, 학사일정 정상화를 통해 의대생들이 교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주십시오.

둘째, 전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초래된 의료 현장의 피해 복구와 중장기적인 교육 및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 주십시오.

전공의 수련 재개도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국회, 의료계는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실무 논의 단위를 신속히 구성하여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입니다. 의대생 학사 정상화를 시작으로 국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 정상화의 길을 열어주시길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2025. 7. 12.
국회 교육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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