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제약, "상장 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공식화

정정신고서 통해 CEO·이사회 중심 경영 전환 명시    
대표이사 임기 최대 6년…가업 승계 사실상 차단 
상장 통한 시설투자·신약연구로 글로벌 진출 초석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9-09 05:5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명인제약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번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를 통해서 중장기적으로 오너 중심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계를 구축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 구조를 확립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 창업주인 이행명(76) 회장이 일궈 낸 국내 중추신경계(CNS) 대표 제약사로서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명인제약이 이번 상장을 동력으로 '글로벌 명인'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경영 전문성·효율성 등을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장 후 3~4년 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8일 금융감독원에 최근 제출된 명인제약 정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중장기적인 경영 계획 상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명시했다. 

이 회장 뜻에 따라 명인제약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후 3~4년 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명인제약은 2022년 3월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임기를 최대 4년(중임 시)으로 제한하는 정관(제30조 이사의 임기)을 개정했다. 이어 지난 1월에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조항의 문구를 보다 명확하게 수정했다.

개정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3분의 2 이상 의결 후 주주총회에 산정 될 경우, 1회에 한하여 임기를 연장할 수 있게 했다. 즉 4년에 추가 대표이사 임기 1회(2년)를 더해 최대 6년까지다. 

또 대표이사 임기가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되더라도 중임(최대 6년)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상장 이후 회사 경영 방침에 대한 이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경영 승계용과 정면 배치된 정관 개정인 셈이다. '가업 승계 공제'를 원천 차단하는 식으로 정관 개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이 회장 두 딸이 10년 이상 직접 경영이란 핵심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들 모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 이번 상장으로 대외 신인도 개선을 통한 인재 확보와 글로벌 진출, 경영 효율성·투명성 제고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명인제약은 그간 CNS 치료제 분야 국내 1위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인지도 면에선 비교적 손해를 봐왔다. 대중들에겐 '이가탄'과 '메이킨'을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지만, 회사 주요 포트폴리오는 치매, 우울증, 조현병, ADHD, 불안·수면 장애 등 전문의약품이다.          

CNS 치료제 한 우물에만 집중한 결과다. 전문의약품에 집중하면서 회사는 수익성 측면으로 국내 탑 수준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명인제약 별도 기준 매출 2694억원, 영업이익 9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4.4%를 기록했다. 제약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10%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고 수준 수익률을 5년 이상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성과는 자체 합성원료를 사용해 매출 원가비중을 낮추고, 자체개발 제품 비중을 95% 이상 유지해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명인제약의 지난해 매출원가율 37.3%로, 국내 제약산업 평균에 비해 15%p 가량 낮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쌓아놓은 이익잉여금은 지난해말 기준 5241억원이다. 이는 전기에 비해 12.7% 늘어난 규모다. 
명인제약 원료의약품 공장 내부 모습.

2028년까지 '글로벌 명인' 밑그림 

이 회장이 그리는 향후 중장기 회사 경영 전략 방침은 명확하다. '글로벌 명인'이다. 명인제약은 30대였던 이 회장이 1985년 경기도 부천에서 설립했다. 이후 40년간 CNS에서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알짜' 중견 제약사로서 명인을 키워왔다.  

또 원료합성에서부터 완제 의약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과 cGMP에서 요구되는 생산설비를 갖추면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까지 형성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늘 목말랐던 분야는 바로 글로벌 진출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전언이다. 제약사는 연구개발(R&D)이 생명인 만큼, 이를 실현할 도구로써 상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이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회사 성장을 위해 지금부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회사는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 중 1509억원을 펠렛 공장 신축과 글로벌 신약 개발에 사용한다. 

펠렛은 캡슐제에 들어가는 구형(球形)의 작은 알갱이로, 위장을 통과하는 속도 및 흡수를 제어하는 일종의 '약물전달시스템(DDS)'이다. 

펠렛 공장 신축을 통해서 회사는 연간 캡슐 생산량과 펠렛 생산능력을 각각 최대 6억캡슐, 2억5000만캡슐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펠렛 의약품 생산을 통한 국내외 제약사를 대상으로 CDMO 사업 확장까지도 내다보고 있다. 회사는 2026년 7월까지 공장 신축을 완료하고, 적격성 평가(Validation)를 거쳐 2027년 4월엔 GMP 승인을 완료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공장 가동 시기는 2027년 5월로 내다보고 있다.  

공모된 자금을 바탕으로 회사는 글로벌 신약 개발에도 나선다. 이탈리아 뉴론(Newron)이 개발 중인 조현병 치료 신약 '에베나마이드(Evenamide)'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공동 수행하면서다. 

회사는 지난해 말 뉴론과 국내 상용화를 위한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에베나마이드 글로벌 임상 3상(ENIGMA-TRS) 가운데, 일정 부분(10%)을 수행하기로 했다. 

ENIGMA-TRS 연구는 현재 글로벌과 한국에서 동시 진행 중이다. 예상대로 임상 3상이 성공할 경우 회사는 2027년 말이나 2028년 초부터 에베나마이드 국내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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