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일동제약이 항암과 비만 치료제에서 동시에 속도를 높이며 '투트랙'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항암 파이프라인의 핵심인 PARP1/2 억제제 '베나다파립(Venadaparib)'은 전임상과 임상에서 안전성·유효성 신호를 확인했고, 대사질환 영역에서는 경구용 저분자 GLP-1 후보(ID11052156)가 초기 임상에서 복용 편의성과 효능을 입증하며 차세대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15일 현대차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일동제약의 항암/비만 분야 프로젝트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일동제약 자회사 idience에서 개발 중인 '베나다파립'은 기존 약물 대비 PARP2 억제력을 낮춰 안전성을 높이고 치료범위를 확장하는 설계를 채택했다. 현대차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전임상에서 24시간 이상 종양 내 PARP 90% 이상 억제를 확인했고, 난소암·유방암·췌장암 모델에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국내 임상 1상(3+3 디자인, 2–240mg)에서는 총 32명 중 5명에서 부분 관해(PR)가 관찰됐으며, 고용량(120·240mg) 난소암 환자 3명은 BRCA/HRD 음성임에도 PR이 확인됐다. 3등급 이상 반응은 주로 혈액독성(빈혈 50%, 호중구감소증 22%)이었고 관리 가능 수준으로 평가됐다.
현재 베나다파립은 위암 3차 이상 환자 대상 이리노테칸 병용 1b/2a가 진행 중이다. 올해 ASCO에서 공개된 중간결과에 따르면, HRD(상동재조합 결실) 확인 환자(n=14)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 5.5개월, 전체생존기간(OS) 9.9개월이었고, ATM/BRCA 변이 하위군(n=11)에서는 PFS 8.3개월을 기록했다.
표준 화학요법 단독의 PFS 중앙값이 약 2개월임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연장이라는 해석이다. 객관적반응률(ORR)은 전체 대비 높지 않았으나 HRD 환자 14명 중 5명 반응(1명 완전관해)이 확인됐다. 병용 임상에서의 베나다파립 용량은 20mg이며, 앞선 1상 고용량 신호를 근거로 후속 단독 2상 권장용량은 160mg으로 확정됐다.
상업화 전략도 동시 전개 중이다. 아이디언스(Idience)는 러시아 Lancet·아랍에미리트 Quadri와 베나다파립 기술 계약(선급금·마일스톤 포함 총 5000만달러)을 체결했다. 파트너사는 허가·등록·판매를 담당하며, 위암 3차 이후를 통해 우선 허가를 모색한다.
현대차증권 여노래 연구원은 "EAEU 등 유라시아 시장의 규모 한계로 '글로벌 메가딜' 급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점진적 데이터 축적에 따른 제품화 가능성은 높게 본다"고 평가했다.
일동제약은 항암 역량을 자회사 iLeadBMS로 확장, PARP1 단독 억제제 'IL2104'와 PROTAC 기반 PARP degrader 'IL2103'도 전임상 개발 중이다.
그 외에 비만 치료제 축에서는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경구용 저분자 GLP-1 'ID11052156'이 초기 임상에서 식사 전후 무관한 복용 가능(음식 영향 無)과 용량 의존적 체중감량을 확인했다.
현대차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4주 최대용량(100mg)에서 평균 6.89% 감량으로, 동종 경구 저분자 후보들과 유사한 수준의 효능을 보였다. 대부분 1등급의 경미한 이상반응이었고 3등급 이상 중증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차증권은 유노비아가 연내 1상 CSR 수령을 목표로 하며, 결과 도출 후 기술이전 및 파트너 주도의 2상 진입을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 여노래 연구원은 저분자 GLP-1의 핵심 경쟁력으로 '복용 편의성+안전성'을 꼽았다. 경구 제형의 리벨서스가 공복 복용·소량 물 섭취 등 제약이 있는 반면, ID11052156은 공복 여부 제약이 없어 시장 침투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안전성을 기반으로 향후 대사질환 저분자 약물과의 병용·복합제로 확장 여지도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4주 단기 데이터인 만큼 장기 안전성(간독성 등)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 연구원은 "경쟁 GLP-1 저분자 의약품과 유사한 정도의 비만 치료 효과를 보이더라도, 안정성이 담보되면 충분히 가치있는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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