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진료 종료 앞둔 서울백병원‥"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한 달도 안 남은 폐원 일정‥직원 부산 발령에 "현실성 없는 안"이라는 비판
교수 24명과 일반 직원 240명, 폐원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 제출
'승소' 가능성 있다며 자신감‥폐원과 일방적인 부당 전보 막으려는 절실함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8-07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인제학원이 서울백병원의 진료 종료를 알린 8월 31일. 진료 종료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서울백병원은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지난 4일 서울백병원 교직원 일동은 서울백병원에서 백인제 가옥까지 인도로 걸어서 이동하는 걷기대회를 실시했다.

그리고 교수 24명과 일반 직원 240명이 서울백병원 폐원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법인의 폐원 의결 과정이 사립학교법과 정관을 위배해 무효이며, 직원들을 부산으로 전보 발령하는 것도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것임을 명시했다.

그 사이 서울백병원을 떠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여 년 이상 서울백병원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일한 이진효 교수는 폐원 결정 뒤 오랜 고민 끝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교수는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폐원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은 더더욱 소통이 필요했다. 단순한 고용 승계가 아니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교직원들의 내적 고통 등을 감안해 지금이라도 교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따뜻한 대책을 재단 측이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조영규 교수협의회장은 서울백병원의 폐원이 결정된 뒤 잠을 통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백병원 직원들이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전 직원을 부산 지역으로 발령보낸다고 알렸다가, 얼마 뒤 일부는 수도권에 남겨두겠다고 번복했다.

이에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폐원과 폐원 이후 전보 문제로 인해 식구들까지 모두 숨죽이고 있다는 직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조 교수는 "법인이 환자들을 생각했다면 6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진료를 종료하라고 통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9월 이후에 예약돼 있는 수천 명의 환자가 담당 교수의 진료 예약을 잡지 못해 진료의뢰서조차 발급받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은 그동안 법인과 병원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해 일했을 뿐인데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 승소할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했다.

그런데 조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가처분 신청서를 보고 난뒤 그는 희망이 생겼다고 전해왔다. 그러므로 조 교수는 직원들에게 폐원과 일방적인 부당 전보를 막으려는 '절실함'을 요청했다.

조 교수는 "변호사가 보내준 가처분 신청서 내용을 보고 없던 자신감이 생겼다.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금까지 법인에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는데, 마지막에 역전타를 날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절실함을 가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서울백병원 교직원도 법인에 대한 문제점을 거듭 알리고 있다.

교직원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8월 말 진료 종료 선언은 그동안 헌신했던 교직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 그것도 모자라 재단 본부는 전원 부산 발령이라는 현실성 없는 안을 내놓았다. 재단 본부는 본인들이 선언한 진료 종료일까지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현 시점까지도 수긍할 만한 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서울백병원 교직원 일동은 인제학원 이사회에 재단 본부 측에 1. 환자들을 위한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 2. 교직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안을 제출할 것 3. 백인제 정신에 부끄럽지 않게 반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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