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루닛 스코프' 통해 신약 개발기업으로 확장한다

AI 바이오마커 기술 활용…신약 후보물질 도입 후 기술 수출
PD-L1·HER2 정량화 통한 면역항암제·ADC 신약 개발 초점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8-24 06:03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루닛이 자사 인공지능(AI) 바이오마커 기술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 

루닛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신사업 진출 일환으로 신약개발 사업 추진 등을 의결했다. 

그러면서 루닛은 신약후보 물질 기술이전(License-in)을 통해 신규 사업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유망한 신약개발 후보물질들 중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면 이를 루닛이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후 루닛은 이 후보물질을 직접 임상시험 해 상용화하거나 국내외 대형 제약사에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실제 신약 개발 최신 트렌드는 임상 1상, 2상 단계의 바이오텍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빅파마가 기술이전 또는 인수합병(M&A)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들이 최근 출시한 신약 80% 이상은 기술이전 혹은 M&A를 통해 탄생했다. 

루닛 역시 이 지점을 공략하겠다는 복안. AI 기반 전체 조직슬라이드 이미지 분석기인 루닛 스코프 제품군을 통해 ‘될성부른 떡잎’을 선점할 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루닛 스코프는 H&E 슬라이드 내 종양침윤림프구 및 기질 종양침윤림프구를 검출해 면역학적 형질을 분류해 주는 진단기기다. 이를 통해 면역항암제 대상자를 추가로 찾아내거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암세포 표면이나 조혈세포에 있는 단백질인 PD-L1 정량화를 가능케 한다. PD-L1 발현 정도에 따라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이 달라지기 때문.  

여기에 루닛은 인간 상피세포성장인자인 HER2를 정량화하는 기술까지 개발 중에 있다. HER2 유전자는 주로 유방암과 위암 등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로, 그 발현 정도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실제 루닛은 일본 국립암센터 동부병원과 HER2 양성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HER2 표적치료 연구를 공동 수행해 최근 포스터 발표까지 마쳤다.   

나아가 회사는 HER2 정량화를 통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개발 등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새로운 종양학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성공 덕분이다. 엔허투는 HER2를 표적하는 항체를 쓰면서도 세포사멸 기능을 가진 약물을 링커로 결합한 약물이다. 

즉,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표적항암제의 장점과 강력한 항암효과를 갖는 항암화학요법의 장점을 결합했다. 

이에 ADC는 전 세계적으로 개발이 가장 활발한 항암 기술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화이자는 올해 3월 430억 달러에 ADC 기술을 가진 시젠(Seagen)을 인수했다. 바이오엔텍은 중국 듀얼리티 바이오로직스로부터 ADC 후보물질 2종을 약 1억7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도입했다.
AI 바이오마커 기술 플랫폼 루닛 스코프 제품 사진. 
이에 루닛은 신사업 진출 자금과 제품 고도화 및 신제품 개발비로 90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 중 400억원은 신약후보 물질 기술이전 비용 지불과 임상시험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507억원은 ADC 항암제 대상 바이오마커 개발용 데이터 구매와 루닛 스코프, 인사이트 데이터셋 구매, 임상 연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루닛은 907억원을 들여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도 설립한다. 중장기적 수익원 창출과 전략적 M&A를 위해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의료AI 스타트업 투자, 밸류체인 내 유사 스타트업 발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자금 조달은 201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다. 신주 185만7150주를 발행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주주에게는 1주당  0.14999995주를 배정한다.

또 루닛은 유증 직후 1:1 무상증자도 실시한다.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도 자동적으로 무증에 참여해 신주를 받을 권리가 발생한다. 

루닛 관계자는 "이제는 보다 발 빠르게 시장을 확장해 나아갈 시점"이라며 "최대주주인 백승욱 이사회 의장과 서범석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은 유상증자 배정비율에 100%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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