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위해 센터 개소‥대학병원 향후 전략이 보인다

센터 개소, 병원의 지원과 승인 없으면 불가‥전문 인력들의 협력 필수
올 하반기 센터 개소 이어져‥앞으로 투자하고 주력할 분야 '청사진' 제공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1-15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올해 하반기 대학병원들의 '센터' 개소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센터는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의미하기도 한다. 관련 전문 인력들이 센터를 위주로 진료, 치료, 연구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센터는 지원과 승인이 필요하므로 향후 해당 대학병원의 투자 전략까지도 짐작할 수 있다.

고대의료원은 안암, 구로, 안산병원이 각자 올 하반기 센터를 개소했다.

고대안암병원은 9월 'CAR-T 항암치료센터'를 시작했다.

CAR-T 항암세포치료는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며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치료법이다. 이와 관련해 고대안암병원은 CAR-T 치료제 등 항암면역세포 치료제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추진할 정도로 이 분야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GMP 시설 등 첨단 인프라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소수의 병원에서만 치료법 적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국내에서 이 센터를 오픈하려면 철저한 시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고대안암병원은 시설을 준비한 끝에 국내에서 6번째로 CAR-T 항암치료센터를 개소했다.

고대구로병원은 11월 '정밀 유전체 임상의학센터'를 오픈했다. 

유전체 임상의학은 첨단 의학 기술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임상 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통합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질병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이 주목하는 것은 '개인 맞춤형 의료'. 해당 센터는 '암유전체/유전성암 클리닉', '희귀/유전성 질환 클리닉'이 함께 운영된다. 환자들의 임상 정보 및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연계, 약물 유전학, 영양 유전학,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을 접목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고대안산병원은 10월 '뇌종양센터'를 개소했다. 뇌하수체 선종과 교모세포종, 삼차신경초종, 뇌전이암 등 뇌종양의 특성에 맞춘 뇌수막종 클리닉과 소아뇌종양 클리닉을 세분화해 함께 운영한다.

뇌내시경 수술의 경우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 중 고대안산병원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안산병원은 이 부분을 살려 첨단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형광 염색 뇌종양 수술, 선형가속기 방사선 치료 등 최신 기법을 접목할 예정이다.

명지병원은 10월 '난소암·부인암센터'를 개소하며 여러 가지 청사진을 보여줬다. 

지난 9월부터 진료를 시작한 송용상 교수가 센터장이다. 송 교수는 난소암을 비롯해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 명의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장과 부인암센터장, 대한암예방학회장, 국제암정밀의학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했다.

명지병원은 부인암의 정밀한 진단방법 개발을 통해 환자 상태 및 중증도를 고려한 과학적인 치료법을 제공하고, 수술 후 내원 빈도나 추가치료 여부 등 체계적인 관리로 합병증이나 재발위험성을 크게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가운데 가임기 여성의 가임력 보존의 극대화를 위한 최적의 수술법으로 각광 받고 있는 로봇수술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 돌봄에 투자했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소아청소년 환자의 단기입원과 치료에 나선 것.

서울대병원이 11월 국내 최초로 개소한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서울대병원과 보건복지부, 넥슨재단을 비롯해 여러 기관의 힘이 모아져 만들어진 센터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국내에는 인공호흡기 등 기계에 의존해 24시간 간병 돌봄이 필요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가 약 4천 명으로 보고된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전문 단기 돌봄 의료시설은 전무했다.

특히 환자 가족들은 쉴 틈 없이 돌봄을 해야 했는데, 서울대병원이 자발적으로 단기적으로 환자를 돌보며 환자 가족에게 일종의 '쉼'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12월 1일 '순천향 재난의학센터'를 개소한다고 알려왔다.

전 세계적으로 테러 위협 및 재난 사고가 점점 잦아져 재난의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재난의학 교육기관은 중앙응급의료센터(KDLS, 한국형 재난의료 지원), 서울대병원(NDLS, 국가재난응급의료교육센터), 대한재난의학회 등 몇몇 기관에 불과했다. 또한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이나 지방 관계자들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재난의학 교육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재난의학의 모든 영역을 다루는 체계적인 전문 교육과 인증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구 교류를 통해 성공적인 민-관 또는 민-군 협력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재난의학센터의 센터장은 응급의학과 신희준 교수가 임명됐다. 신 센터장은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병원 BIDMC(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재난의학 펠로우십 출신으로 다양한 재난의학 국제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 및 유럽 재난의학회 등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국내 몇 안 되는 재난의학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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