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두경부암·폐암서 키트루다 병용은 안정적 치료 옵션"

[인터뷰]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박지현 교수 
"식도암·두경부암, 화학항암요법 1차 치료로 미충족 수요 커"
"최신 표준치료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 적용 필요"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0-20 06:05

건국대학교병원 종양혈액내과 박지현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먹고(두경부암), 마시고(식도암), 숨 쉬고(폐암)'.

'흉부(Thoracic)'에 위치한 장기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인 식도암, 두경부암, 폐암은 환자 삶과 직결된다. 이러한 부위에 종양이 발생하게 되면 환자가 정상 생활을 하는데 직접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이 매우 낮아지기 때문이다. 심각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특히 식도암, 두경부암, 폐암은 면역항암제 등장 이전까지 항암화학요법 외 별 다른 치료 옵션이 없어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컸던 암종이다. 

이 가운데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국내 식도암, 두경부암, 폐암 환자의 1차 치료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허가받으며, 미충족 수요가 컸던 흉부암서 새 치료 옵션으로 안착했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식도암·두경부암·폐암 1차 치료 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표준치료 옵션으로 권고할 정도. 

지난해 3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가 건강보험 급여 확대됨에 따라 1차 치료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식도암 및 두경부암 1차 치료에는 급여 적용되지 않아 환자 치료 접근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최근 건국대학교병원 종양혈액내과 박지현 교수를 만나 흉부암에 대한 최신 치료 지견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들었다. 

박지현 교수는 2016년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19년부터 건국대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Q. 폐암, 식도암, 두경부암 특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공통적인 특징이 존재하는가. 

- 횡경막 위쪽을 해부학적으로 흉강(thoracic)이라고 하는데, 폐암과 식도암은 흉강 안에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암종이다. 또한 두경부암도 해부학적으로 흉강과 인접해 있어 폐나 폐 인근 임파절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세 가지 암종의 가장 잘 알려진 공통 위험 인자로는 고전적으로 흡연이 있다.

진행이나 전이될 경우 식도암, 두경부암, 폐암 모두에서 대표적으로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환자에게 실질적인 고통을 유발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는 증상이다. 

특히 식도암, 두경부암은 병변의 해부학적 위치상 숨을 쉬는 데 필수적인 기도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식도나 구인두, 구강에도 영향을 줘, 병이 진행하는 경우 환자들이 식사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호흡, 식이 등은 환자가 정상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능이기에,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은 환자의 컨디션에 매우 치명적이다.

Q. 폐암은 고위험군에서 비교적 발견율이 높은 편인데, 식도암, 두경부암의 진단 현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조기 진단이 쉬운 편인가.

- 식도암의 경우 경우 위식도 내시경을 통해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만 40세부터 국가건강검진 사업에 위 내시경 검사가 포함돼 이를 통해 진단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있다.

반면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편이다. 환자 분들이 두경부 쪽에 이물감을 느끼거나 호흡 곤란, 식사를 삼키기 어려운 증상 등을 호소하며 내원했을 때에는 이미 국소적으로는 종양 덩어리가 커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진단 시 수술을 통해 완치할 수 있는 1~2기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다만 두경부암 중에서도 목소리가 변하는 후두암, 코피가 자주 나는 비인두암 등 확실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암종에서는 환자들이 빨리 내원하는 편이다. 

Q. 3~4기로 진단받은 식도암, 두경부암 환자 예후나 생존율은 어떠한가.

- 식도암과 두경부암은 고전적으로 전신치료제 옵션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진행이나 전이 시 불량한 예후를 갖는 대표적인 암종이다. 물론 4기 환자라도 완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원발 부위에 따라 조금씩 예후가 다를 수 있다. 

두경부암의 경우 원발 부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원격 전이가 없다면 4기라 하더라도 동시항암방사선요법, 적극적 국소요법을 통해 의료진 입장에서 완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완치 목적의 치료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3~4기 환자들은 재발하는 경우가 50% 이상이며, 고전적으로 5년 생존율은 5~10% 수준에 불과했다. 

식도암 역시 면역항암제 시대 이전에는 4기의 경우 전체생존기간이 1년을 넘지 못하는 매우 불량한 예후를 갖는 암이었다.

Q. 식도암, 두경부암 1차 치료에는 주로 항암화학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 치료 전략을 고려할 때, 항암화학요법의 임상 유효성 측면을 평가해달라.

-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 단독치료 시 식도암 및 두경부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대개 1년 미만이며, 반응률 역시 30% 남짓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치료 성적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식도암, 두경부암 1차 치료에서는 아직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비급여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식도암, 두경부암 환자들의 대부분은 현실적으로 고전적인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경부암의 경우 표적항암제인 세툭시맙-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이 추천되나 표적항암제 역시 비급여 상태로 환자들의 치료적 미충적 수요는 동일하다.

Q. 최근 KSMO satellite 심포지엄서 ‘식도암, 두경부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키트루다 병용요법’ 관련 발표를 진행했다. 

- 키트루다와 세포독성 항암제의 병용요법은 식도암, 두경부암에서 1년 이상의 전체생존기간을 확보하며 유의미한 생존 이득을 증명했다. PD-L1 발현율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지만 40%, 최대 50%에 근접한 반응률이 나온다는 의미는 그만큼 유의미하게 종양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도암 및 두경부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과 반응률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는 점은 환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기간 개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의미가 크다.

Q. 키트루다 병용 임상 데이터를 보면, 1년 미만 생존기간을 보이는 항암화학요법 대비 5~6개월 정도 생존기간을 연장한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몇 개월이란 생존기간 연장은 길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생존기간 연장 의미는 무엇인가.
 
- 폐암의 경우 과거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했을 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기간은 10개월에서 1년 남짓이었다. 하지만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표준치료가 된 이후로,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약 20개월, 길게는 약 30개월까지 연장됐다. 앞으로 또 다른 병합 요법 및 바이오마커 개발을 통하여 이러한 치료 성적은 보다 더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식도암, 두경부암 임상 데이터의 경우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임상의로서 환자들에게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통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비용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고려할 때, 여전히 면역항암제 치료를 선택하지 않거나 못하는 환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임상 연구 결과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1년 미만 생존기간을 14개월~16개월로 늘릴 수 있다는 데이터는 수치를 넘어서는 의미가 존재한다. 즉, 임상 연구들의 통계적 가설을 고려 시 생존기간 연장을 ‘몇 개월’ 했는지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망 위험을 ‘얼마나’ 의미 있게 줄였는지도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험비(Hazard ratio, HR)라고 하는데, 사망에 대한 위험을 상대적으로 얼마나 낮췄는지를 확인하는 지표다. 

예를 들어 식도암의 경우,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의 9.4개월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13.5개월로 4개월 연장했다. 다소 실망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위험비를 따져 보면 사망 위험률을 항암화학요법 대비 약 40% 감소시킨 것이 되므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다. 

또한 이 모든 것은 암 치료가 발전하는 과정이다. 한두 번의 임상연구로 두세 배의 생존기간 개선을 성취할 수는 없다. 오히려 4기 암 환자의 경우 암의 생물학적 특성 및 진행할수록 악화되는 환자들의 일상생활 수행능력(ECOG-PS)을 고려하면, 항암치료를 통해 한 달을 더 생존하게 하는 것조차 결코 쉽지 않다.

Q.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는 키트루다가 건강보험 급여 확대됐지만, 식도암과 두경부암에서는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접근성이 낮다.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점은?

- 치료제 급여는 보건의료적으로 큰 이슈고 매우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 다만 식도암과 두경부암에 걸리는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으로 말미암아 대부분의 환자들이 표준 1차 치료를 시행받기 어려운 국내 실정이 매우 안타깝다. 국내 식도암, 두경부암 환자들을 위해서 키트루다가 급여 적용돼 더 많은 환자들이 최신 치료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국내 미충족 수요를 고려할 때 보다 임상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주고자 노력하지만, 모든 환자가 임상 연구에 포함될 수는 없기에 안타까운 마음이고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조속한 급여화를 희망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우선 식도암, 두경부암, 폐암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차 치료에서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 반응률 등 여러 지표를 항암화학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한 표준치료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덧붙이자면,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임상의 입장에서도 치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치료 옵션이다. 그러니 현재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를 받고 계신 혹은 이미 시행받은 식도암, 두경부암, 폐암 환자분들이라면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주치의 선생님과 잘 협력해 앞으로도 최선의 치료를 받으실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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