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사회적 지지기반 약해…반성하고 현명한 판단해야"

정지태 대한의학회장 신년사, 의료계 내홍과 대외적 시각 지적
의료계 리더십 결집 제안…"함깨 공존하면서 한 목소리 내야"
디지털 등 혁신적 변화 발맞춘 미래의료 연구 필요성도 언급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1-16 12:0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의료계에 닥친 사회적 위기 원인이 궁극적으로 의료계 내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지태 대한의학회 회장은 16일 배포된 신년사에서 "우리 사회는 의료계를 손에 쥐고 있는 어떤 기득권도 내려놓지 않고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는 집단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의 행동 방식에서 그 원인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와중에도 의료계는 내부 갈등과 분열로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보이는 집단들이 할거하고 있다"며 "내부에서는 의견이 대립돼 싸우더라도 합의를 이뤄 외부에 내놓는 의견은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공공의대 설립, 의대정원 확대, 한의사 초음파기기 사용 허용, 간호법 제정 추진 등 최근 의료계가 겪고 있는 여러 사안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한의사 초음파기기 사용 허용 사안은 대법원 판결 이후 의료계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이에 정 회장은 결집을 제안했다.

정 회장은 "의료계 모두 똑똑한 사람들의 모임이지만 사회적 지지기반이 든든하지 못하다"며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반성하고 현명한 판단을 하는 집단이 되도록 의료계 리더십이 결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눈앞에 놓인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한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한 연구와 노력이 절실하다"며 "수많은 의료단체가 자리를 함께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고 함께 공존할 방법을 찾고 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해라고 어렵던 일이 모두 풀릴 턱은 없지만, 우리 모두 그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양보하고 협조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육 관련해서도 시대에 맞춘 변화가 필요함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21세기 첫 해에 태어난 아기들이 성인기에 접어들었고, 완전한 디지털 세상을 살아온 이들을 위해 세상은 보다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의료계도 이런 혁신적 변화에 앞서 가야 하는데, 오피니언 리더그룹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운을 뗐다.

정치권은 20세기 후반 민주화 시대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이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있는 미래의료 모습을 설정하고, 알파세대와 함께 효과적으로 다다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제껏 우리가 해오던 의학교육 방식이 이 시대 이후에도 합당한 것인지 근본부터 따져볼 일이고, 진료 형태도 구태의연한 것은 아닌지 연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습격으로 의료계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인류는 같은 위험에 노출돼있다"며 "우리 모두 이 시대 공통된 위협을 극복하고, 인류 건강과 행복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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