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30년 넘은 퇴방약, 역사 속으로…공급중단 이어 허가 취하

파소질정300mg, 식약처 허가 목록서 제외…지난 1월에 자진 취하 예고
영풍제약, 생동 재평가 준비 불가 밝혀…연간 생산실적, 5000만 원 이하
동일 성분 의약품 존재하나 품목 적어…치료 문제 발생 가능성 없지 않아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03-29 06:02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퇴장방지의약품(퇴방약)이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심사를 통과한 지 30년 넘은 의약품이 자취를 감출 예정이다. 정부가 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퇴방약을 관리하고 있으나 빈틈이 드러났다.

최근 식약처는 영풍제약 '파소질정300mg(티니다졸)'을 취하했다. 이번 취하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지 약 36년 만이다. 트리코모나스증, 혐기성균 감염증, 아메바증 등 치료에 쓰이는 파소질정은 1988년 4월에 식약처 허가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취하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파소질정이 퇴방약이기 때문이다. 퇴방약은 환자 진료에 필요하나 경제성이 없기에 제약업체가 생산이나 수입을 기피하는 의약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623개 품목이 퇴방약으로 지정됐다.

파소질정 취하는 예고된 일이다. 지난 1월 영풍제약은 식약처에 해당 의약품 공급중단을 보고하며, 품목을 자진 취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회사는 내달 3일 재고 소진을 예상하면서, 생산·공급이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영풍제약이 파소질정을 자진 취하한 이유는 생물학적 동등성 재평가를 준비하는 게 어려워서다. 생동성 재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과 의약품 판매에 따른 수익을 비교했을 때 채산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파소질정 생산실적은 연간 5000만 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생산실적은 4550만 원, 4561만 원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4805만 원, 4985만 원으로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22년 생산실적은 2491만 원까지 감소했다.
    
파소질정 공급중단 및 취하로 인한 시장 혼란 발생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영풍제약은 식약처에 함량은 다르지만 동일 성분 의약품이 존재하므로, 환자 치료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대체 품목이 존재하기에 파소질정 취하로 인한 환자 치료 관련 걱정을 덜었으나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대체 의약품 신일제약 티니다진정500mg(티니다졸)과 티니다진정150mg이 전부인 상황에서 업체나 생산·공급 등 문제가 발생하면,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파소질정 사례는 퇴방약 관리 실효성 등 문제를 제기하는 제약업계 입장과 맥이 닿는다. 제약업계는 환자 치료 관련 문제를 줄이기 위한 정부 노력을 이해하면서도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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