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행정처분 병원 폐업하고 새로 개원해도 처분 대상"

행정법원,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
업무정지 처분 실효성 없다면 그에 갈음한 과징금 부과 가능
'요양급여 부당청구 후 폐업' 악용 우려…행정부와 입장 동일
복지부, 현지조사 이전에 폐업해도 위법 시 직권 처분 가능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1-08 12:02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의사가 위법 행위로 부당 이익을 취한 뒤 해당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을 새로이 개업했더라도, 새로 개설된 병원이 과징금 처분 대상에 해당된다는 사법부 판단이 나왔다.

이는 업무정지 처분에 제재효과가 없을 경우 이에 갈음한 과징금을 부과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행정부 입장과 일치한다.

8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의사 2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인 의사 A씨와 B씨 등 2명이 공동 운영하고 있던 충남 소재 내과 병원은 2017년 4월 보건복지부 현지조사에서 여러 위법사항이 확인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해당 병원은 기존 환자에게 초진 진찰료 100%를 청구하고 건강검진 시에는 그 비용을 요양급여로 이중 청구했다. 또 급여 대상이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찰료와 검사료 등을 요양급여 비용으로 청구했다.

이들이 이렇게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청구해 받은 비용은 총 7400만원이었다.

병원 운영자인 의사 2명은 현지조사에서 위법사항이 적발되자, 같은 해 9월 해당 내과 병원을 폐업하고 같은 달 곧바로 다른 병원을 개원했다.

이에 복지부는 이들이 새로 개원한 병원을 상대로 2021년 3월 30일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병원은 과징금 부과 처분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는 이를 수용해 과징금 2억2100만원을 부과하고, 이들이 부당하게 받은 요양급여 비용도 환수코자 했다.

이에 의사 2명이 해당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새로 개설한 병원에 업무정지 처분 또는 그에 갈음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에서 폐업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위법사항이 적발된 의료기관을 폐업하고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해 운영함으로써 행정처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제제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판시했다.

또 "국민건강보험법에서도 요양기관이 폐업해 업무정지 처분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 국세체납 처분 예에 따라 과징금을 징수하는 것도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다"며 "이 사건과 같이 요양기관이 폐업을 해 업무정지 처분에 실효성이 없게 됐다면, 위반행위에 대한 제제 수단으로 과징금 처분이 필요하다"고 봤다.

복지부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2022년 개정된 '업무정지 처분에 갈음한 과징금 적용기준'에 따르면, 복지부는 요양급여 부당청구에 대한 현지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폐업한 의료기관이더라도 업무정지 처분에 갈음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현지조사 후 행정처분 절차 중에 폐업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만 복지부 직권으로 과징금 부과가 가능했지만, 개정 후부터는 현지조사 이전에 폐업했더라도 과징금 부과 대상에 포함되도록 변경됐다.

이같은 개정은 요양급여 부당청구에 대한 행정처분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원고 항소로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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