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릴리 '자디앙', 트라젠타 성공신화 이을까

심혈관 예방 입증 카드로 기대… DPP-4 병용 급여 제한 등 숙제도 남아

이호영 기자 (lh***@medi****.com)2016-05-24 11:40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의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제2의 트라젠타 성공신화를 이을 수 있을까.
 
지난 1일 급여 출시된 자디앙은 SGLT-2 억제제로는 포시가와 슈글렛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후발주자임에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SGLT-2 억제제들의 혈당, 혈압, 체중 감소 효과가 입증된 데다 지난해 발표된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심혈관 예방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약제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개발사인 베링거와 릴리 뿐 아니라 국내 공동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유한양행까지 3사가 자디앙 출시에 따른 남다른 각오를 내비치고 있는 모습이다.
 
3사는 지난 2012년 DPP-4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를 국내 런칭하며 지난해 900억원대(트라젠타, 트라젠타듀오 포함) 처방액을 기록하는 초대형 품목으로 성장시킨 경험을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자디앙이 당뇨병치료제 중 유일하게 심혈관계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등 안전성 입증에 성공하면서 기존 치료제와의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자디앙은 포괄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다양한 병용요법에서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 안전성, 혈압 감소 및 체중 감소 결과를 보였으며, 심혈관계 안전성 관련 대규모 임상인 EMPA-REG OUTCOME을 통해 SGLT-2 억제제 가운데 현재까지 유일하게 심혈관계 관련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EMPA-REG OUTCOME 결과, 자디앙은 심혈관계 관련 사망은 38%,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2%, 심부전에 따른 입원 위험은 35% 감소시켰다.
 
베링거인겔하임 박기환 대표는 "당뇨환자들의 가장 큰 사망원인인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을 입증한 혁신적 데이터를 갖고 있는 만큼 자디앙이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릴리 폴 헨리 휴버스 사장도 "4년전 런칭했던 트라젠타가 성공적인 성과를 가져왔던 만큼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게 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며 "환자들에게 많은 치료옵션을 제공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다만 자디앙이 트라젠타의 성공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혈당 강하 효과와 제중 감소, 여기에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하며 강력한 치료옵션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당뇨병치료제 시장의 강자인 DPP-4 억제제의 벽이 크다.
 
DPP-4 억제제가 혈당 강하 효과와 함께 부작용이 적으며 의료진들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평가받으며 당뇨병치료제 시장을 이끌고 있다.
 
따라서 자디앙을 비롯한 SGLT-2 억제제들이 가진 강점이 의료진들 사이에서 부각되며 DPP-4 억제제 대신 사용될 수 있어야만 처방액을 키워갈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급여기준에서는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간 병용 시 급여 적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급여기준 상에는 병용이 어렵지만 의료진들은 두 약제간 병용이 뚜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당뇨병 발생 기전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특정 약이 적합할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내기 어렵다"며 "효과가 뚜렷한 약이 있고 여러 기전을 통해 당뇨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병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3제 병용요법을 사용할 때는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가 작용기전이 달라 상대적으로 보완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병합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개발사들도 두 약제의 병용투여 시 급여 추진을 위한 노력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SGLT-2 억제제 처방에 있어 DPP-4 억제제와 병용시에도 급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앞서 출시한 제약사들과 함께 급여기준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베링거인겔하임은 현재 국내 출시는 되지 않았지만 트라젠타와 자디앙을 결합한 복합제의 국내 출시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베링거와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모두 보유한 제약사들로서는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아울러 자디앙으로서는 심혈관계 입증 데이터에 대한 SGLT-2 억제제 계열 효과 여부 논쟁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SGLT-2 억제제 특성인 이뇨 효과와 혈압, 체중 감소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 개선 등이 심혈관 예방에 대한 계열 효과로 볼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이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다만 계열 효과 논란과 무관하게 자디앙으로서는 유일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만큼 타 제약사들의 심혈관 예방 입증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 강점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을지도 시장 진입의 관건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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