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으로 중증 질환 비율이 적은 과에 대한 지원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또 새로운 중증 분류 기준인 '적합질환군'이라는 보완지표가 적용되면서 이 분류 기준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서는 연구와 개정을 통한 지속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3일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구조전환 지원사업으로 중증질환군 비중이 작은 과에 인적·물적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전체적 진료역량 유지 측면에서 필요한 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지속 모니터링하겠고 밝혔다.
또 상종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중증 중심으로 기존 중증질병에 더해 적합질환군이라는 보완지표를 적용하고 있으며 현장의견을 반영해 질병군 중증 분류기준을 보완할 것이라고도 했다.
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중심 구조전환을 추진하며 전체적인 진료 역량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중증 질환 비중이 적은 진료과 관계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A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날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증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암이 중증이다. 암환자 위주로 상종이 전환되면, 중증 질환이 적은 정형외과 등의 수술은 더 이상 상급종합병원에서 하기 힘들다. 그렇게 된다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했던 관련 과의 역할이 축소되고 전공의 수련 기회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시행될 경우 중증 질환 환자가 적은 진료과의 인력과 인프라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나온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진료량이 많이 축소됐다. 때문에 중증질환 환자가 적은 과에 대한 지원 저하가 체감될 정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당초 상종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의료계와 소통해 시간을 가지고 진행한 사업이 아니다. 정책적으로 갑자기 진행되면서 인력구조나 시설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은채 진행됐다"고 짚었다.
또 "중장기적으로 사업운영이 지속된다면 상종에서 경증 비중이 많은 과에 속한 의료인력은 점점 축소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경증 병동도 입원 없이 진료만 보는 형태로 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완지표 적용으로 혼란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적합질환군 비중에 따른 성과보상이 차등적으로 이뤄진다면 병원별로 분류기준 명확화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현재는 진료량이 많이 줄어있는 상황이다 보니 적합질환군으로 인한 혼란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공의가 복귀하고 다시 환자수가 증가한다면 기존 중증질환 기준과 보완지표인 '적합질환군' 기준에 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상종 구조전환 지원사업 성과 보상을 적합질환군 비중에 기반해 차등 지급할 경우, 각 병원에서 비중을 확대하려고 할 것이다. 비중 확대 추진에 따라 적합질환군의 기준 명확화에 대한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적합질환군의 분류 기준 명확화를 위해서는 각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에 더해 지역에 속한 의료기관과 환자를 고려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울산대병원 옥민수 교수는 "적합질환군의 분류 정확도와 기준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업데이트 및 개정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타당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적합질환군 분류 기준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각 학회에서 요구하는 질환 모두를 적합질환군에 포함할 수는 없다"며 "전체적인 중증도 총량을 유지하면서도 분류나 배분 과정에서 학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또한 지역 내에 2차 병원이 부족할 경우 상급종합병원이 2차 진료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며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에선 2차 병원이 3차 진료를 담당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옥 교수는 "결국 지역별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고려하면서도 환자상태가 악화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합질환군 분류와 전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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