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A 전략 확대하는 보령…원동력은 '생산 경쟁력'

특허만료 글로벌 의약품 국내 판권 사들여 자체생산
세계적 수준 생산시설 구축으로 내재화 성공 
생산 내재화에 글로벌 CDMO 시장 확대까지 동시 달성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7-11 05:57

충남 예산에 위치한 보령 생산시설 '예산캠퍼스'. 사진 = 보령 제공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보령이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한 신규 시장까지 확대하고 나서 주목된다. 

LBA란 특정 치료 시장에서 글로벌 존재감을 보인 오리지널 의약품의 국내 권리를 사들여 해당 제품의 제조 및 공급을 국내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리지널 약물로써의 지위와 영향력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획 그은 오리지널약 3품목 자체생산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최근 국내 판권을 인수한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의 자체 생산 품목수를 3개까지 늘렸다.

항암제 '젬자(젬시타빈)'와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에 이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페메트렉시드)'까지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 보령은 2020년부터 젬자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국내 권리를 순차적으로 인수, 내재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가장 최근에 인수한 알림타는 2022년 보령이 미국 일라이 릴리로부터 한국 내 판권 및 허가권 등 일체의 권리를 인수한 항암제다. 이 약물은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및 백금 화학요법과 병용요법으로 사용된다. 

이들은 특허만료가 된 오리지널 약들이지만, 특정 치료 영역에서 모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젬자는 췌장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유방암, 난소암, 담도암 등에서 여전히 1차 및 2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된다. 

자이프렉사는 1996년 출시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조현병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국내 조현병 치료 시장에서도 한때 50% 점유율을 차지하며, 처방액 1위를 차지한 약이다.

알림타도 2006년 국내 출시돼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한 획을 그은 약이다. 알림타를 기반으로 한 3제 병용요법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종양을 억제하는 유지요법으로써 그 효과를 인정받았다. 이에 작년 6월부턴 알림타에 대한 급여기간 제한마저 없어졌다. 이전에는 환자에게 알림타를 처방할 때 2년만 보험급여가 인정된 바 있다.  
예산캠퍼스  내 생산 시설 내부 모습. 사진= 보령 제공.

EU-GMP까지 인증 받은 항암제 생산시설

보령이 LBA 전략을 내세울 수 있었던 까닭엔 세계적 수준의 생산시설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LBA 전략은 높은 브랜드 로열티에 기반해 일정 수준의 매출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자체 생산을 하기 위해선 품질·제조 동일성이 담보된 오리지널 약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경쟁력이 받쳐줘야만 한다. 글로벌 기술 이전을 통해 내재화를 하더라도, 결국 제약사 제조 수준이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이런 전략은 물거품이 되기 쉽상이다.

이에 회사는 충남 예산에 위치한 생산시설 '예산캠퍼스'의 스마트 팩토리를 기반으로 세계적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했다.

2023년 2월 예산캠퍼스 내 세포독성 항암주자세 생산시설에 대한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식품의약품(EMA)이 승인하는 EU-GMP는 미국식품의약품국(FDA)의 cGMP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인증으로 분류된다.

또 예산캠퍼스는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확보를 위한 자동 기록 방식도 도입했다.

사람의 육안 식별과 판단에 의존해서 기록/관리하던 전통적인 생산 방식에서 탈피해 7개 시스템(ERP, MES, LIMS, EDMS, WMS, BMS, EDMS, T&T)을 모두 자동화했다.  

특히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최신 '아이솔레이터 시스템(Isolator System)'까지 갖췄다. 아이솔레이터는 작업자와 생산라인 사이의 가림막 개념으로 유해 성분이 작업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안전을 위해 설치한 시설을 말한다.

대부분 생산 시설에는 충전라인 등에만 아이솔레이터가 제한 설치돼 있다. 반면 예산캠퍼스는 작업자 안전을 위해 조제단계부터 충전, 캡핑 및 외관세척을 비롯한 검사포장 전 단계까지 아이솔레이터를 확대 설치했다. 

이에 대해 보령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예산캠퍼스는) 우수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된 제조소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LBA 전략 고도화로 CDMO 사업 창출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보령의 노력 역시 LBA 전략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인수 품목에 자사 연구개발 역량을 투입해 환자 편의성을 높인 개량 제품 개발이다. 보령은 2023년 항암제 젬자를 분말 형태의 동결건조 제형 액상 제형으로 전환했다. 

알림타도 회사 제형개선 연구개발 역량을 통해 분말 형태에서 액상 제형으로 개선해 이달 출시했다. 액상주 형태로 전환되며 조제 시간 단축과 안전성 확보라는 실질적 개선을 이룬 셈이다. 
이에 이들 품목은 보령이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젬자는 2020년 인수 당시 143억원이던 연간 처방액은 지난해 29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자이프렉사도 2021년 인수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167억원을 기록했다. 알림타는 2022년 210억원에서 2024년 269억원으로 28% 성장했다.

자산화 한 제품이 캐시카우 역할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지렛대 역할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보령은 LBA를 통해 얻은 고급 제조 및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CMO(계약 제조 조직) 및 CDMO(계약 개발 및 제조 조직) 주문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작년 12월에 이뤄진 대만 제약사 로터스(Lotus)와의 CDMO 계약도 LBA 전략에서 파생된 형태다. 이에 보령은 로터스의 항암 주사제를 생산하고, 생산된 의약품은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6년부터 해외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보령 관계자는 "글로벌 의약품을 자산화, 내재화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다"며 "자산화한 제품은 캐시카우 역할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지렛대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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