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10년' 국내 신약 5종…생존전략도, 시장성과도 '제각각'

'슈가논', 지난해 252억 매출 기록 '블록버스터'로…'아셀렉스'는 해외 수출 추진
'자보란테' 조용한 행보 속 가능성 모색, '시벡스트로'는 국내 허가 자진 취하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7-21 05:59

2015년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내 개발신약들. 사진=각 사 제공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 5종이 올해로 허가 10년 차를 맞았다. 국산 신약 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들 제품은 10년이 지난 지금,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일부는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외연을 확대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일부는 국내 시장 내에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제품은 동아에스티의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이다. DPP-4 억제제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기전을 갖춘 슈가논은 2015년 국내 26호 신약으로 허가된 후, 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혔다. 현재 브라질, 러시아, 인도, 태국, 필리핀, 튀르키예, 요르단 등 7개국 이상에 수출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연매출 252억원을 기록하며 '수출형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해외 파트너들과의 기술수출 협의도 지속 중이며, 다국가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 적응증 확대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아셀렉스캡슐(성분명 폴마콕시브)'은 선택적 COX-2 억제제로 위장관계 부작용을 줄인 골관절염 치료제다. 2015년 국내 22호 신약으로 허가된 후 현재까지 누적 매출 약 20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약 7~8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CG인바이츠(구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2015년부터 동아에스티와 체결한 유통 계약은 이달 26일 만료되며, 현재 2년 연장 계약이 협의 중"이라며 "그 외에 해외 수출 계약 역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적응증 확대 등 후속 전략이 부족했지만, 현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사업 전략 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화약품의 '자보란테정(성분명 자보플록사신 + D-아스파르트산염)'은 제한된 국내 시장에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보란테는 DNA gyrase와 topoisomerase IV를 동시에 억제하는 4세대 퀴놀론계 항생제로, 급성기관지염 악화나 부비동염 등에 사용된다. 2015년 국내 23호 신약으로 허가됐으며, 한때 중동·북아프리카(MENA) 12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나, 허가 지연 등의 이유로 해당 계약은 해지됐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현재는 국내 병·의원 중심으로 제한적인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며 "무리한 확장보다는 시장 내 필요한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시벡스트로(성분명 테디졸리드포스페이트)'는 MRSA 등 그람 양성균에 강력한 항균 활성을 보이는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로, 2015년 정제와 주사제 모두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급여 등재 지연과 낮은 약가, 미출시로 인한 시판 후 조사(PMS) 자료 부족 등 복합적인 이유로 2020년 6월 자진 취하했다. 현재는 국내 판매 없이 미국에서만 판매 중이며, 로열티 기반의 매출을 일부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약물 가치를 회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이들 신약이 보여주는 10년의 행보를 통해, 신약 개발의 진정한 성공은 '허가 이후'에 달려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며 "기술력 있는 신약이더라도 상업화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안착은 어렵다. 3~5년 내 적응증 확대, 파트너링, 제형 다양화 등 실행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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