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기업들, 은행 차입금 이자 49% 급증‥4259억 규모

80개사 이자보상배율 집계, 평균 8배로 전기比 2배 둔화… 50개사 감소
이자비용 업체당 53.2억 꼴, 전기보다 15.7억씩 늘어‥62개사가 증가

최봉선 기자 (cbs@medipana.com)2024-04-03 06:07

[상장제약기업 2023년도 경영실적 분석 시리즈] ⑬ 이자보상배율
국내 상장제약바이오기업들이 지난해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의 이자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두자릿수 급증했다.

이는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이 수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갔고, 우리 정부 역시 이에 따른 고금리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료의약품 등 국제 원부자재 값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해져 업계는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메디파나뉴스가 80개 상장제약·바이오사의 2023년도 감사보고서(연결재무제표 기준)를 토대로 분석한 이자보상배율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지난해 차입금 등을 갚는데 소요된 이자비용이 4259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도 3000억 원과 비교해 41.9% 증가했다.

반면 이들 기업이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은 3조2020억원 규모로 전년 3조339억 원에 비해 5.5%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이에 따른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8배로 분석돼, 전년도 10배에 비교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자보상배율(Interest Coverage Ratio)'이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이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특히 '계속기업(going concern)'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라는 것은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번 돈이 금융기관에 지불해야 하는 이자와 똑같다는 것이며, 만약 이 수치가 1배 미만이라면 그 회사가 벌어들인 돈으로는 이자조차도 지불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80개 기업들이 지난해 갚은 이자비용은 업체당 평균 53.2억원 꼴이고, 전기 37.5억원에 비해 15.7억 원씩 늘어난 셈이라 큰 부담을 안겨줬다. 18개사 만이 이자비용이 전기에 비해 줄었을 뿐, 77.5%에 해당되는 62개사가 늘어났다.

또 이자를 갚을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50개사가 둔화됐고, 26개사는 향상 됐으며, 4개사는 전년과 동일한 배율로 집계됐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 기업이 전기에 17개사에서 지난해에는 14개사로 줄었다. 영업이익이 늘었거나 금융부담이 줄어든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나제약 '무차입'…고려제약 6008배, 환인제약 1371배, 대한약품 688배 順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갚을 능력을 보여주는 기업별 이자보상배율을 보면 전기에 이자 규모가 5억8500만원으로 53배의 이자보상배율을 보였던 하나제약이 지난해에는 무차입으로 이자비용이 제로(0)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어 고려제약이 6008배로 가장 높은 것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기 7165배에 비해 배율은 상당히 낮아졌으나 여전히 무차입 수준으로 이자비용이 전기에 200만원, 지난해에는 300만원에 불과했다.  
환인제약 1371배로 이자비용은 전기에 5100만원에서 지난해 2200만원으로 절반이상을 줄이면서 이자보상배율도 585배에서 네자릿수로 향상됐다. 이들 기업들은 수년째 금융권 자금을 빌리지 않는 무차입 수준의 경영을 하고 있다.

수액제 주력 대한약품 688배, 신일제약 538배, 최근 최대주주(폴라리스오피스 외 3인) 전환을 통해 상호를 '폴라리스AI파마'로 변경한 에스텍파마 141배, 원료의약품 주력 화일약품 114배, 삼아제약 107배 등 5개사가 세자릿수 배율을 보였다.

셀트리온 67배, 안과 영역에 주력 옵투스제약 66배, 동화약품 61배, 차병원 계열 CMG제약 38배, 안국약품 36배, 대웅 계열 한올바이오파마 35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34배, 파마리서치 31배, 이연제약 30배, 종근당 27배, 휴메딕스 26배, 휴온스 22배, 삼성바이오로직스 14배, 위더스제약 13배, JW생명과학과 동국제약, 대한뉴팜 등 3개사가 11배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유한양행, 대웅제약, 동구바이오제약 각 9배, JW중외제약과 한미약품 8배. 보령, 대원제약, 일양약품, 진양제약 7배. 광동제약과 대봉엘에스 6배. 에스티팜, 삼진제약, 테라젠이텍스 5배. 셀트리온제약, 삼천당제약, 현대약품, HK이노엔 각 4배. 신신제약과 JW신약, 서울제약 등이 3배 순이다. 

반면 일성신약, 삼성제약, SK바이오사이언스, 신풍제약,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경동제약, 부광약품, 조아제약, SK바이오팜, 코오롱생명과학, 종근당바이오, 일동제약, 경남제약, HLB제약, CTC바이오, 국제약품, 한국유니온제약 등 17개사는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 영향 때문이다.

기업에 따라서는 아무리 금융비용이 적은 액수라도 회사가 영업이익이 금융비용보다 적거나 영업손실을 입었다면 이자보상배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해 가장 많은 이자비용을 지불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815억원 규모로, 전기에 비해 27%나 늘었다. 이어 한미약품 285억, GC녹십자 238억, HK이노엔 187억, 일동제약 147억, 대웅제약 136억, 동아에스티 127억, JW중외제약 125억, HLB제약 117억, 한독 110억 순이다.

이어 셀트리온 96억, 보령 95억, 종근당 92억, 셀트리온제약 82억, SK바이오팜 82억, 광동제약 69억, 유한양행 61억, 에스티팜 61억, 제일약품 60억, 동국제약 58억, 국전약품 57억, 코오롱생명과학 53억, 비씨월드제약 52억, 명문제약 51억 등 24개사가 이자만 연간 50억 이상을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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