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서울대, 오가노이드 기반 구강암 新분류체계 개발

구강암 예후 예측 및 맞춤형 치료 전략 제시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7-22 17:32

(왼쪽부터)국립암센터 김윤희·최성원·신동관 교수, 서울대학교 권익재 교수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와 서울대학교 공동연구팀이 환자 유래 구강암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미니 장기(오가노이드)'를 활용해 구강암을 형태학적으로 새롭게 분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국립암센터 김윤희 교수(분자영상연구과), 최성원 교수(희귀암센터 구강종양클리닉), 신동관 교수(생물정보연구과), 그리고 이미림·강수민·이종현 박사와 서울대학교 권익재교수팀(치의학대학원 구강악안면외과)으로 구성됐다.

개발된 기술을 통해 구강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더 효과적인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 IF 11.6)' 5월 12일자 최신호에 게재됐다.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한 형태 분류 기술에 유전체·전사체 분석을 통합함으로써 구강암의 예후와 약물 반응성을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구강암은 재발률이 높고 진행성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30%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인 희귀난치암이다. 특히 유전체 돌연변이율이 낮고 분자적 세부 유형이 명확하지 않아 치료 타깃 설정이 어려운 암종 중 하나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구강암 환자의 조직 샘플로부터 총 76종의 암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구강암으로서는 세계 최대 수준의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 뱅킹을 구축하고, 오가노이드의 형태학적 특징을 기준으로 ▲정상형(normal-like), ▲치밀형(dense), ▲포도송이형(grape-like) 등 3가지 세부 유형으로 분류한 뒤 이들 세부 유형이 임상 예후에 따라 명확히 구분됨을 확인했다.

특히 치밀형과 포도송이형 오가노이드는 'TP53 유전자' 돌연변이율이 87% 이상으로 높았으며, 종양 돌연변이 부담(TMB)도 증가해 재발 위험이 높고 생존율이 낮은 환자군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정상형 오가노이드는 항암제 반응성이 우수하고 예후가 양호한 세부 유형으로 확인됐다. 또한 신동관 교수 연구팀이 AI 기반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함으로써 오가노이드의 외형적 특성에 따라 자동으로 유형을 분류할 수 있는 '형태 점수(morphology score)'를 도출했다. 

해당 알고리즘은 약 82%의 정확도로 오가노이드 세부 유형을 구분할 수 있어, 향후 임상 적용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연구팀은 유전체 및 전사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오가노이드 세부 유형의 약물 반응 특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치밀형 오가노이드는 다수의 표적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보였으나 DNA 손상 반응 경로(DDR)를 표적으로 하는 ATR 억제제(BAY1895344)와 표준 항암제 시스플라틴을 병용 투여할 경우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난치성 구강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병용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책임자인 김윤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구강암의 낮은 유전체 변이율과 높은 이질성으로 인해 치료 타깃 설정이 어려웠던 문제를 오가노이드 기반의 형태학적 분류와 다중 오믹스 통합 분석을 통해 극복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으로 연결시킨 정밀의료 연구의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최성원 교수는 "구강암에서 기존에  임상 병기 기반으로 한  획일적 치료는 환자마다 치료반응이 다른 문제점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의 종양 특성을 반영한 오가노이드 형태 기반 분류와 약물 반응 예측까지 확장된 것은 환자맞춤형 구강암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임상적으로 매우 큰 진전"이라며 "이는 희귀난치성 구강암 환자에게 실질적인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공익적암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