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진료지침…NECA, '플랫폼'으로 실마리 모색

진료지침 개발 쏟아져도 현장 활용은 미흡…"공통 플랫폼 부재가 문제"
NECA, SaaS 기반 구조·AI 문헌도구·환자용 가이드라인 등 시범 적용
"정보 공유부터 실무 지원까지…플랫폼 통한 일원화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7-03 11:5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임상진료지침은 의사들이 진료 현장에서 치료의 방향을 정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교과서다. 하지만 이러한 지침이 만들어져도 실제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고, 현장에서 활용하기엔 번거롭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진료지침은 학회별로 흩어져 있고 형식도 제각각이며, 환자와 공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근거기반 진료'를 내세워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완료임상진료지침 개발과 활용 고도화를 위한 플랫폼 기획 연구'를 통해, 진료지침 개발과 활용을 체계화할 수 있는 플랫폼 구조를 구상하고 다양한 도구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근거기반 진료지침의 개발이 급증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플랫폼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침 개발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방법론 매뉴얼이나 도구들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어 이를 집약한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또한 체계적문헌고찰 기반의 진료지침 개발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효율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늘고 있다. 이에 NECA는 디지털 기반 플랫폼의 기획과 함께, 개발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 도구들의 적합성도 시험했다.

먼저 연구진은 클라우드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환경을 도입해 'NECA 임상진료지침 Library' 시범 플랫폼을 구성했다. 이 플랫폼은 지침 개발자료 등록, 권고문 단위 검색, 내용 분류 및 통계 기능 등을 통해 지속적 운영과 보안, 비용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개발 이력과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진료지침 개발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구조도 반영됐다.

효율적인 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디지털 도구로는 Covidence와 DistillerSR을 비교·평가했다. Covidence는 2021년부터 NECA가 기관 회원으로 등록해 체계적문헌고찰과 진료지침 개발에 활용해온 도구로, 메뉴가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AI 기반 문헌 분류기능이 탑재돼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머신러닝 기능도 향상돼 현재 시점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도구로 판단됐다.

반면 DistillerSR은 고가의 비용과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트레이닝 세트 구축 필요 등으로 인해 조작 편의성과 활용성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시스템 숙지가 어렵고 단계가 복잡해, 현 시점에서는 도입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진은 진료지침의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환자용 가이드라인 시범 개발도 병행했다. 국내에서는 질병과 치료에 대한 환자 대상 교육자료는 있지만, 임상진료지침의 환자용 버전에 대한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환자용 가이드라인은 기존 임상의 중심 진료지침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와 이미지, 픽토그램으로 구성한 자료로, '금연 치료'와 '경도인지장애' 지침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개발 과정에서는 국민참여단의 서면 평가(2024년 12월 6~11일, 응답률 34.6%)와 소비자단체 대표 대상 대면 검토를 통해 피드백을 수렴했고 전달 방식과 문장 구성, 내용 구성 등에 대해 평균 7점 이상(10점 척도)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환자대표 및 소비자대표 대면 검토에서는 목표 대상을 명확히 해서 좀더 맞춤화된 정보로 구성하면 좋겠다는 의견과, 이를 위해서는 실제 환자나 돌봄제공자가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것이라는 조언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앞으로 진료지침의 개발과 활용을 고도화하는 데 있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플랫폼을 이용해 질 높은 진료지침 개발과 활용에 기여하고, 이 결과를 환자나 일반인과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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