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직에서 복귀까지, 소청과는 우리가 지켜야 할 미래

백정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우리아이들병원장

메디파나 기자2025-08-28 05:52

9월부터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복귀하기 시작했다. 우리 병원에도 네 명의 소아청소년과 사직 전공의들이 지난 1년 동안 근무했고, 이제 다시 대학병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복귀를 앞두고 우리를 떠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불확실한 미래로 무겁던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가 가득했다.

그러나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1년 반 전만 해도 소아청소년과를 지망하던 전공의들 중 상당수가 결국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출산율 감소와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현실,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해는 되지만, 소아청소년과 지원이 줄어드는 흐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소아청소년과는 단순한 진료 과목이 아니라 필수의료의 가장 중요한 기둥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아프면 스스로를 표현하거나 이겨내기가 어렵다. 아이가 아플 때 불안에 떠는 부모에게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전문가이자 친구이며, 무엇보다 희망이다.

따라서 소아청소년과를 지키는 일은 단순히 한 과의 존속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책임져야 할 공공의 과제다.

물론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늘 보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고, 라뽀(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해 마음에 상처를 받는 순간도 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이 길을 포기하는 의사들도 있다. 우리 병원에서 함께했던 사직 전공의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때로는 환자 상태가 악화돼 대학병원으로 전원시켜야 했고, 그 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다. 또 최선을 다했음에도 오해와 컴플레인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런 경험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극복해 나갔다. 그리고 결국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돌아갔다.

이는 단순한 복귀가 아니다. 우리 병원에서의 1년이 그들에게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주었고, 아이들의 웃음을 통해 보람을 확인하게 해주었다는 분명한 증거다.

이렇듯 많은 젊은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뿐 아니라 필수의료의 여러 현장에서 같은 보람을 느끼길 기대한다. 하지만 필수의료를 선택하는 일은 개인의 결심만으로는 어렵다.

그들이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선택한 길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과 제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를 지킨다는 것은 곧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와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기고| 백정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우리아이들병원장

- 고려대학교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료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고려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외래교수
-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 대한전문병원협회 경영이사
- 한국원격의료학회 원격검진이사

 -----*-----

※본 기고는 메디파나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메디파나뉴스 : 메디파나 기자

기사작성시간 : 2025-08-28 05:52

관련기사보기

[기고] 여름철 아이들 혈변, 무심코 넘기지 말아야 할 신호

[기고] 여름철 아이들 혈변, 무심코 넘기지 말아야 할 신호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음식이 쉽게 상하고, 그로 인해 식중독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이 늘고 있어 보건소에서는 장출혈성대장균 발생시 신고를 요청하는 등 감시체계도 강화되고 있다. 장출혈성대장균(EHEC)은 일반적인 대장균과는 달리 베로톡신(Shiga toxin)을 분비하며 장 점막을 손상시킨다. 초기에는 발열, 복통과 설사로 시작되어 대부분의 다른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 장염과 비슷한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혈변을 볼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드물지만 치명적인 합병증인

[기고] 소아청소년 비만, 올바른 체중 관리법

[기고] 소아청소년 비만, 올바른 체중 관리법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들처럼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천식,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돌림 같은 학교 폭력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사회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비만아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만관리는 먹는 건 줄이고 활동은 더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성장기 소아청소년의 에너지 섭취 제한은 성장 장애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너무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것보다는 에너지 소모를 늘리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운동도 너무 지나치게 많이 하면 성장에 필

[기고] 초등학생 아이, 사춘기 준비하는 팁

[기고] 초등학생 아이, 사춘기 준비하는 팁

여아의 사춘기는 유방에서 시작한다. 유방 발육 시기는 개인차가 있어 빠른 아이는 8세, 늦은 아이는 13세 경에 시작하기도 한다. 이후 대음순을 따라 음모가 발달하고, 피지 분비가 활발해 지면서 정수리 냄새와 여드름이 나게 된다. 유방이 발육되고 1년이 지나면 키의 급성장기가 오고, 2년 후에는 초경을 경험하게 된다. 유방 발육이 시작되면 브래지어는 언제부터 착용시켜야 할까? 브래지어 없이도 편안하다면 꼭 착용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가슴을 숨기기 위해 어깨를 움츠리고 있거나, 체육시간에 달리기 등을 할 때 행동이

[기고] 아이들도 혈압 측정 필요, 학생건강검진 활용하기

[기고] 아이들도 혈압 측정 필요, 학생건강검진 활용하기

봄이 되면 우리병원은 학생건강검진 준비를 시작한다. 학생건강검진은 초등학교 1,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건강실태를 파악하고 건강상담 및 교육, 치료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 목적이 있다. 학생건강검진에서 보는 항목은 다양해서 검진을 통해 부모들이 미쳐 발견하지 못 했던 근시, 신장 이상, 혈압 이상 등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검사 항목 중 많은 아이들이 학생건강검진을 통해 처음 혈압 측정 경험을 갖게 되는데, 고혈압은 성인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잘 시행하지 않아서이다. 하지만 소아청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