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시작된 '마운자로 마케팅'‥개원가, 비만약 경쟁 가열

마운자로 유통 시작, 위고비 가격 인하 맞물려 홍보 과열
'살 빼는 주사' 상품화 제재 불가능…"환자는 뒷전" 우려
인기 만큼 심각한 오남용·오처방‥"급여화로 공적 관리체계 마련해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8-29 05:57

마운자로 출시 이후 발송된 개원가 홍보 문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결국은 시작됐다. 한국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가 유통되면서 개원가들은 '새로운 비만약' 상륙을 알리며 공격적인 홍보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가격까지 40% 인하되자, '비만'을 앞세운 미용 치료 마케팅 열기는 더욱 거세졌다. 이미 일부 의원은 마운자로 출시 전부터 '선착순 예약 접수'를 내걸었고, 온라인에서는 '한 달 ○kg 감량' 같은 자극적인 홍보 문구가 공공연히 등장했다.

마운자로는 초기 투여에 사용되는 두 가지 저용량(2.5㎎, 5㎎) 제품이 먼저 출시됐으며, 출고가는 각각 27만8000원, 36만9000원이다.

위고비는 국내 공급가격을 용량에 따라 최저 10%에서 최고 42%까지 인하했다. 0.25㎎, 0.5㎎, 1.0㎎, 1.7㎎, 2.4㎎ 5개 용량 동일하게 37만2000원에 공급해왔지만 마운자로 국내 상륙 이후로 21만~32만원대까지 내려왔다.

한 산부인과 의원은 '마운자로 입고, 처방 가능', '위고비 가격 인하'라는 홍보 문자를 대량 발송했다. 기자가 해당 의원에 직접 문의한 결과, 마운자로 2.5mg을 35만원, 5.0mg을 45만원에 처방받을 수 있었다. 반면 위고비는 0.25mg 35만원, 0.5mg 40만원, 1.0mg 45만원, 1.7mg 50만원, 2.4mg 55만원이었으며, 패키지 구입 시 5만 원씩 인하 혜택이 붙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두 약제의 가격 비교표가 공유되고, '최저가 처방 의원·약국' 정보가 돌고 있다. 대치동의 한 가정의학과에서는 "위고비를 맞다가 마운자로로 바꾸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른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두 약제의 약리학적 차이는 분명하다. 위고비가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반면, 마운자로는 GLP-1과 GIP 이중작용제로 체중감량 효과가 임상시험에서 좀 더 우세하게 보고됐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적 차이'보다 먼저 시장에서 부각되는 것은 가격과 홍보 경쟁이다.

비만약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비만 치료 지속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의료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문제는 가격 인하가 '진짜 환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흐름을 인식한 듯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만 환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 처방 하에 사용해야 한다"며 GLP-1 계열 주사제를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했다.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현장에서는 이런 규제가 무색하다. 대치동 A가정의학과 개원의는 "환자가 오기 전 이미 약 이름, 가격, 효과를 검색하고 온다. 진료는 부차적인 과정일 뿐"이라며 "약은 이미 상품화됐고, 개원가는 그 상품을 마케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 역시 "일부 의료진은 미용 목적으로 반복 처방을 하고, 약이 누구나 살 수 있는 '기적의 상품'처럼 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비만학회를 필두로 의료계가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해법은 비만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화다. 급여화가 되면 적응증이 명확해지고 공적 감시 체계가 작동하며,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제적 접근성도 보장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 비만치료제가 급여화된 전례는 없다.

더구나 약제 급여화는 제약사가 신청해야 하는 구조인데, 실제로 비만 적응증으로 신청에 나서는 제약사는 드물다. 업계에서는 "급여화되면 약가는 낮아지고 처방 기준은 까다로워진다. 지금처럼 비급여 고가 처방이 가능한 구조가 제약사에 더 유리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거론한다.

결국 의료계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약을 쓰고 있는지 관리되지 않는 구조 자체가 가장 큰 위험"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는 약이 아니라 진료의 일부여야 한다'며, 공적 관리체계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비만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약이 투여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그 결과 꼭 필요한 환자들이 오히려 약을 기피하는 역효과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용자가 늘면서 부작용 보도도 증가했고, 그로 인해 비만 환자임에도 치료를 꺼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GLP-1 계열 약제는 반드시 전문가 진단과 경과 관찰 속에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보기

비만치료제 경쟁에 시장 나뉜다…동반질환-가격 '핵심'

비만치료제 경쟁에 시장 나뉜다…동반질환-가격 '핵심'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비만 치료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이 '약'과 '미용 소비재'로 나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 시장은 동반질환과 가격 경쟁력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DS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부터 비만 치료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며 시장 개편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을 제기했다. 내년부터 비만 치료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GLP-1 출시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다. 올해 연말 노보노디스크 'Oral semaglutide'와 내년 8월 일라이 릴리 '

비만치료제 개발 트렌드, GLP-1서 '아밀린'으로 변화 주목

비만치료제 개발 트렌드, GLP-1서 '아밀린'으로 변화 주목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GLP-1 RA(Receptor Agonist) 기전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초기 단계인 경우, 상업화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비만치료제 개발 트렌드가 아밀린(Amylin) 기반 의약품으로 넘어가고 있어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GLP-1 RA 기반 비만치료제 매출이 당분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내년에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아밀린 기반 제제 등 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비만치

"소아청소년 비만, 개인문제 아니다…설탕세 등 정책대응 필요"

"소아청소년 비만, 개인문제 아니다…설탕세 등 정책대응 필요"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소아청소년 비만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구조적 문제로 인식돼야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 교육, 경제, 환경 등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과 함께 낙인 없이 실효성 있는 개입 방안, 설탕세와 같은 제도적 장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7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2025 소아·청소년 비만현황과 대책'을 주제로 열린 보건의료포럼 전문가들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첫 연자인 김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