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0억원 실탄 확보한 올릭스…'퍼스트 무버' 행보 시작

3자 방식 유상증자 통한 법차손 부담·R&D 비용 확보
cp-asiRNA 플랫폼 바탕 신규 파이프라인 확장 속도
BBB 전달 기술 결합한 siRNA으로 최초 신약 정조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9-02 05:5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대규모 실탄을 확보한 올릭스가 향후 파이프라인으로 지방·근육·뇌를 정조준한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과 대사질환에서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근육조직 및 중추신경계(CNS)까지 핵심 치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11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면서 법차손(법인세 차감전 손실) 문제도 해결한 만큼, 이제는 '전략적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선구자(First Mover)'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릴리·로레알 기술 협력…투자서도 청신호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국내·외 주요 기관 투자사들로부터 총 115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5만8101원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전환우선주 197만9347주다. 고무적인 건 과거 올릭스에 투자했던 주요 투자사들이 대거 재참여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기관인 와이스 에셋(Weiss Asset Management)은 지난 6월 올릭스의 매도청구권(콜옵션) 전환사채 물량을 약 101억원 규모로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릭스로선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재무 부담을 완전히 덜었다. 올해 법차손 규모가 자기자본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사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222%였다. 그러나 전환우선주로 투자 유치한 만큼, 관련 위험은 소멸됐다. 전환우선주는 100%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까닭엔 최근 글로벌 기업들과의 잇단 기술이전 계약 성과에 있다. 

RNA 간섭(RNA interference) 기술 플랫폼 회사인 올릭스는 지난 2월 글로벌 빅파마인 일라이 릴리에 'OLX702A'의 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만 6억3000만달러(한화 약 9116억원)에 달할 정도의 '빅딜'이란 평가다.  

OLX702A는 간에서 합성돼 축적되는 트리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s, 중성지방)를 억제하도록, mARC1 유전자를 타겟하는 약물이다. 올릭스는 이 약물을 MASH와 비만 적응증에 동시 적용하면서 관련 임상 1상을 호주에서 진행 중이다. 

관련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GLP-1과 OLX702A 병용투여 시 GLP-1 단독 대비 체중과 복부둘레에서 추가적인 감소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지난 6월 로레알 그룹과 피부 및 모발재생 제품을 개발하는 과학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비공개지만, 업계에선 수백만 유로+α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올릭스는 siRNA 기반 피부·모발 재생 개발을 주도하며, 로레알은 이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한다. 또 로레알은 향후 라이선스를 포함한 추가 계약 체결에 따른 독점 협상권을 갖게 된다. 
출처=올릭스 기업설명회 자료.

GalNac 플랫폼 도입으로 간질환 치료서 마일스톤↑
확보 자금으로 BBB 전달 플랫폼 도입 박차 


굵직한 기술이전 성과가 다음을 위한 지렛대가 된 만큼,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한 층 더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실현할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는 지방·근육·중추신경계(CNS) 신약 개발을 점찍었다. 

이를 설명하기 앞서 먼저 RNAi 치료제에 대해 알아야 한다. RNAi 치료제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 정보(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 단백질 합성을 차단하는 방식의 유전자 치료제다. 그중 이중 가닥 RNA 형태인 siRNA는 특정 유전 정보에 상호보완적으로 결합, 해당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에 올릭스가 독자 개발한 '자가전달 비대칭 siRNA(cp-asiRNA)' 플랫폼은 염기 서열 변경만으로도, 모든 유전자에 대한 표적이 가능하다. 장기뿐만 아니라 피부, 심혈관, 뇌 등 특정 유전자 발현으로 생기는 질병에 '커스터마이징(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출처=올릭스 기업설명회 자료.
또 비대칭 siRNA를 이용하므로, 관련 부작용인 '오프타겟 효과(Off-target Effect, 유전자 변형)' 또는 면역 반응 유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럼에도 2010년 설립한 올릭스가 이제야 빛을 본 까닭엔 간이나 피부, 안과 질환을 겨냥한 국소 투여 기반 siRNA 치료 개발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20년 3월 cp-asiRNA 플랫폼에 GalNac 기술을 도입하면서 회사는 반전을 맞이했다. GalNac은 간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ASGPR 수용체에 결합이 가능한 당(Sugar)의 일종이다. 

간세포까지 효과적으로 siRNA를 전달할 수 있는 'GalNAc-asiRNA' 플랫폼을 개발한 끝에 릴리와 6억달러 규모 기술 수출까로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 만큼 회사도 국소 치료를 넘어 심혈관·대사성 질환으로 asiRNA 플랫폼 범위를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심혈관·대사성 질환은 시장규모가 커서 빅파마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기 때문이다.  
출처=올릭스 기업설명회 자료.
특히 뇌혈관장벽(BBB) 전달 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뇌혈관장벽은 뇌를 보호하고자 외부 물질 침투를 막는 관문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뇌세포로 약물을 전달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BBB 투과는 늘 숙제였다.  

하지만 최근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Grabody)' 플랫폼과 같이 BBB에 발현된 수용체를 이용, 약물을 뇌까지 전달하는 셔틀 역할의 단백질이 상용화되면서 관련 신약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즉, 올릭스는 BBB 전달 기술에 표적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siRNA 플랫폼을 덧입히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근육이나 심장근육 표적 유전자를 억제할 수 있고, 뇌세포 내 표적 유전자 접근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기존 항체 기반 치료제로는 모두 한계가 있었던 치료 영역이다. 그렇게 된다면 근위축증 치료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치료에서 'First-in-Class'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올릭스는 지방·CNS 분야에서 후보물질 발굴은 끝낸 상황이다. 여기에 회사는 관련 연구개발 자금으로 올해 150억원, 2026년 300억원, 2027년 이후 700억원 등을 투입,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릭스는 최근 가진 IR설명회에서 "siRNA 전달을 위한 선도적인 BBB 전달 플랫폼 도입을 위해 관련 시술을 보유한 바이오텍과 파트너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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