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HPV 1차 접종만 지원(?)…醫 "근거 불충분" 반발

"1회 접종, 2~3회 접종과 비슷한 효과" 해외 발표·연구에 검토
산부인과醫 "국내와 상황 달라…연구 근거도 불충분"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1-25 12:06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 무료화 추진 과정에서 1차 접종만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의료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1회 접종에 대한 연구 결과도 충분하지 않고, 국가예방접종 지원 기간이 오래되지 않아 HPV 관련 질환 감소가 확인되지 않은 국내에서 적용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질병관리청에 이 같은 반대 의견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HPV 예방접종 무료화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건 사항이다. 

기존에는 12~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 2~3차 접종까지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12~17세 남성 청소년에게도 무료접종 적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1차 접종만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

앞서 지난 2022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 예방접종 전문 전략 자문 그룹(SAGE)가 1차 접종만으로 2~3회 접종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영국과 호주는 지난해 HPV 백신 관련 국가 접종 프로그램을 1차 접종만 하는 모델로 전환한 바 있다.

이 같은 발표와 추세에 따라 2~3차 접종까지 했을 때 이득이 1차만 접종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근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아직 결정된 점은 없지만 근거가 마련될 경우 기존 여성 대상 지원 범위도 1차 접종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의사회는 해외 사례를 국내에 적용하기엔 이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과 호주는 지난 2006~2008년부터 HPV 국가예방접종을 시행했다. 높은 접종률과 장기간 HPV 백신 사용으로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인한 질환 감소 등 영향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는 것.

반면 국내는 지난 2016년부터 접종을 시행해 기간이 짧고, HPV 관련 질환 감소 효과도 확인된 바 없다는 설명이다.

1회 접종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 안전성·효과성 논란을 안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면역원성과 HPV 감염에 대한 효과만 확인됐을 뿐, HPV에 의한 질환 예방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

1회 접종은 절차적으로도 식약처 허가 외 사항이라는 점도 되짚었다. 관련 허가기준에 따른 검토와 승인 없이 1회 접종을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할 경우, 의약품 허가외 사항을 권고하는 사례가 된다는 지적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1차 접종만 지원할 경우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일부 계층만 추가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며 "건강 불평등을 초래하고 군중면역효과 달성에도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