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지역의사제 여야 이견 속 상임위 표결 통과

與 "필요성은 공감…취지 좋다고 밀어붙이면 폭력"
政 "쟁점 보완 없어 유감…법사위서 충분한 논의 희망"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2-20 13:25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 이견에도 더불어민주당은 표결로 법안 처리를 강행하면서다.

복지위는 20일 전체회의에서 지역의사제 대안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공공의대법의 경우 당초 법안소위에 계류되며 전체회의 안건이 아니었지만, 당일 민주당 요청에 표결 끝 안건으로 상정됐다.

여당은 공공의대법 상정은 물론, 지역의사제 법안도 야당이 강행 처리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민주당 고영인 소위원장의 일방적 회의 진행으로 날치기 통과된 법안은 절차적 정당성을 전면으로 위반했다. 법사위 상정 자격을 상실했다"며 "정부와 의사협회 의대정원 협상이 난항을 겪는 지금 민주당이 지역의사제 카드를 꺼내든 건 필수·지역의료 정책을 방해하려는 술책"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도 "지난 정권 2년 동안은 왜 안 하다 갑자기 법안소위 때 논의하면서 수정안까지 갖고 나와서 축조심사는 전혀 하지 않은 채 일방 강행 의결하나"라며 "지역의사제는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 주거 이전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 있다.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은 헌법 정신에 맞게 더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법 취지 좋다고 마음껏 밀어붙이면 못할 게 뭐가 있나. 권력은 폭력적으로 행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지역의사제가 필요하지만 처리 방식은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지역의사제는 공공의대법과 함께 적극 심사하고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처리 방식이 비민주적이어서는 안된다. 충분한 논의와 심사가 필요했지만 토론마저 허용하지 않고 일방 표결 처리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며 법안 내용 정당성마저 퇴색시킬 수 있는 잘못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반대로 민주당은 의대정원을 확대한다 해도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가 함께 도입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며 당장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정부는 지역의사제와 의대 신설, 공공의대 문제를 어떻게 논의해 가겠다는 계획을 밝히지 않고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확정한 후 논의하자고 하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2월에 규모를 확정하고 4월에 배분 계획을 짠다면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 문제는 정치 일정상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법조사처에서 지역의사제 위헌성이 없다는 보고서가 제출됐다. 위헌성 우려도 깔끔하게 해소된 상황"이라며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고영인 의원도 "기습적이다 절차를 무시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는 계속 상정을 요구했다. 의원 워크샵, 세미나 등 자체 논의를 계속해 오다 준비해 온 안을 제출한 것"이라며 "그날 민주당 의원들이 논의해 정리한 수정안을 다 배포했고, 반대하며 방해함에도 법안을 다 읽었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지역의사제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다시 심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인력 부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데 부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의무복무 기간 10년이 적절한지, 전공의 수련 과목 제한 등 쟁점이 많다는 시각이다.

특히 의대가 소재한 시도 지역 고등학교 졸업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 선발해야 한다는 내용도, 의대가 없는 지자체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정원 확충 규모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으로 25년 이후 입학정원 규모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의사 선발 비율을 바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법안이 다시 심의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공의대법에 대해서도 쟁점 해소 없이 의결을 추진하는 데 유감을 표했다.

조 장관은 "2020년 법안 추진 당시 학생 불공정 선발 우려, 의무복무 위헌성, 실효성 등 사회적 논란에 논의가 중단된 바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쟁점에 대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추가 논의 없이 의결을 추진하는 것에 상당한 유감이고 보완 논의가 필요하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공공의대법의 경우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을 비롯해 공공의대법은 여러 건 더 발의돼 있지만, 이날 민주당은 김성주 의원안만 직상정하면서다.

강 의원은 "아무리 정당하고 필요한 법안이라도 최대한 민주적 절차를 같이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특정 의원 법안만 가져다 통과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정당성이 떨어진다고 보여 같이 다뤄주기를 요청했는데 부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 모두 여당은 반대했으나 표결을 통해 강행처리됐다.

조 장관은 "오늘 여야 간 이견이 컸던 법안에 대해서는 법사위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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