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의 인력 부족, 의대 실습의 한계‥'교육'부터 바꿔야

현 의대 교육, 감염·공공의료·일차의료 현장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부재
실습 부족 문제는 지역에서 특수·필수의료 제공할 의사 인력 부족 초래
의학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지역 기반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 제안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3-17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많은 국가들이 의사 인력의 지역 간 불균형 분포의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의사 인력은 10만7,976명이다. 이 가운데 도시·농촌별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을 비롯한 도시 지역(경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부산)에 분포한 의사 수는 전체 의사 인력의 75.6%(8만1,676명)에 해당됐다.

반면 소도시는 2만2,045명으로 전체 의사 수의 20.4%, 농촌 지역의 의사 수는 4,255명으로 전체 의사인력의 3.9%로 나타났다.

진료과별 전공의 지원 현황에서는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진료과는 미달었으나,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인기 진료과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공·지역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조기 심화실습'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의대생들에게 지역사회에서의 임상적 경험을 조기에 노출시키자는 방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공·지역의료인력 양성 관리 및 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의과대학 교육은 임상의사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임상실습은 90% 이상이 대학부속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특수·필수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실습프로그램도 부재한 실정이다.

특히 감염, 공공의료, 일차의료 전문분야에 관한 내용과 롤모델은 주로 이론과 질병 중심의 강의 형태로 제공되고, 실습은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감염·공공·일차의료 분야의 필수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실습 부족 문제는 지역에서 특수·필수의료를 제공할 의사 인력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연구팀은 "의과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감염·공공·일차의료 분야의 국가 수준 및 지역사회 수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양질의 실습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보건의료'는 전체 의료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로 낮은 편이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병실 부족으로 인한 입원 대기' 현상은 공공의료에 대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공공의료기관은 감염병에 일차적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보유한 자원의 절대량 자체가 부족함을 보여줬다.

의과대학 교육과정 중 일부 공공의료 관련 내용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제한된 강의시간과 교육환경, 다른 교육내용과 함께 다뤄졌다. 이 탓에 공공의료에 대한 이론과 관련 제도, 정책에 관한 심층적인 내용이 전달되기 어렵고 의과대학 기관 간 교육 및 실습 내용이 표준화돼 있지 않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또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은 '지역사회의학' 등의 교과목명으로 의료취약지와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나 과목 운영에 대한 강제성이 없으며, 외국에 비해 강의 시간이 적고 현장 실습이 부족한 상태다.

'일차의료' 분야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학병원 또는 제한된 1차 의료기관에서의 임상진료 중심의 실습 교육 과정만으로는 효과적인 지역사회 실습 기회를 제공하기 힘들다.

이미 세계 여러 국가들은 1차 의료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담당하는 1차 의사 양성 방법부터 바꿔 자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우리나라도 의학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지역 기반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을 권고했다.

연구팀은 "현재 의학교육학회 및 의과대학학장협의회 등에서 제시하고 있는 졸업 역량과 지역 기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도록 하고, 선진적인 의학교육과정의 방향성과 연결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권유했다.

아울러 감염, 일차, 공공 분야의 의료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 그 운영 결과 평가에 기초해 교육 시간 및 교육 대상자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도 언급됐다.

연구팀은 "기존 의과대학 교육 과정을 통해 지역 보건의료 현장의 경험을 습득하고, 전문가로서 갖춰야 할 역량 개발이 어려운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지원 역량 및 재정적 여건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분야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된 교육 프로그램이 실제적인 역량 강화 달성과 연결되려면, 중앙 집중 교육과 지역 현장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교육자도 관리가 요구된다.

연구팀은 "현장의 교육자는 교육 지원 전에 역량 강화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기존의 공공보건의료 지원 체계와 중복되지 않으면서 교육적 지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조직적 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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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2023.03.17 15:19:07

    OECD 한국 치료가능사망률 세계 최저2위 (스위스 1위), 도시 농촌간 의사 차이 세계 최저 2위 (1위 일본). 독일은 의사가 많지만 치료가능사망율이 한국보다 50% 높습니다 한국의료가 세계 최고 수준인데,당장 망할 것 처럼 여론몰이하는 것은 결국 세금들 퍼부어서 지방대 의대 신설하자는 것입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대학병원 필수과를 지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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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g***2023.03.17 15:14:29

    기자님, 잘 알보고 쓰세요. 한국 코로나 사망율0.13%로 세계 최저수준입니다. 영국 0.8%, 독일 0.54%, 미국 1.22%, 일본 0.36%입니다. 선진국의 공공병원을 아시는지요?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죽을병 아니면 수술하는데 6개월대기합니다. 이게 싫으면 민간병원가서 엄청난 진료비를 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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