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한의협, '양방사-한방사'로 번진 용어 논쟁…갈등 고조

한의협 '양방·양의사' 활용에 의협서 '한방사·한방대'로 맞서
한의협도 재차 '양방사'로 대응…"오만방자한 미꾸라지" 표현
의협 "한방사 행위, 여러 전래요법 중 하나…의료와 먼 직종"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6-09 12:04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간 용어 논쟁이 헐뜯기 등 갈등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한의협 브랜드위원회 성명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

의협은 "한방사협회가 '양방', '양의사'는 국어사전에 명기돼있고, 법원 판결문에도 사용되는 등 비하 의미가 없는 올바른 용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며 "'양방', '양의사'라는 용어는 의료법에서 찾을 수 없는 용어다. 그동안 '한방협'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의료법에서 '의사는 의료, 한의사는 한방을 담당한다'고 명시돼있음을 인용했다. '한방'만이 있을 뿐, 의료는 '양방'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의협은 "한방협은 '양의사, 양방' 등 개념이 없는 용어를 지속적으로 남발하고 만성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양'이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 어감을 통해 현대의학에 대한 부적절한 편견을 국민에게 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방사들은 자신들이 하는 행위는 여러 전래요법 중 하나일 뿐이며, 의료와는 거리가 먼 직종임을 명심하고 더 이상 선무당 같은 언행은 자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의사와 한방이 갖는 의료적 가치를 무시하는 입장문까지 나오게 된 것은, 그간 한의협이 양방, 양의사를 사용해온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한의협은 현재까지 줄곧 의사를 양의사, 의료를 양방으로 지칭해왔다. 이는 공식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도자료에도 그대로 사용됐다.

이에 참지 못한 의협은 지난 1일 "한의협이 양의사, 양방을 지속적·만성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동안, '한방사', '한방사협회', '한방대' 표기를 적용키로 했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의협이 동일하게 명칭 변경 전략으로 맞서면서, 양측 간에 본격적으로 용어 논쟁이 시작된 셈이다.

이에 이튿날인 지난 2일 한의협은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의협을 '양방사협회'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한방사라는 용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작태를 보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표현을 적극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양방 한특위는 한의사를 비하하고 한의약을 폄훼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정식명칭까지 멋대로 폄하하는 행태는 보건의료계 전체를 욕보이는 실로 낯부끄러운 일"이라며 "양방사협회는 더 이상 경거망동을 멈추길 바란다. 한의사들을 악의적으로 폄훼한다고 해서 결코 양방사들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보건의료계 전체를 어지럽히는 오만방자한 미꾸라지가 되지 말라"고 맞섰다.

'양방-양의사'에서 '한방사', 다시 '양방사'까지 이어진 용어 논쟁이 '전래요법 중 하나', '오만방자한 미꾸라지' 등 양측 간 직업적 가치까지 더럽히는 방향으로 심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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