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혁신' 비만치료제 개발 바이오 기업…관건은 차별화

[2024 신년기획] 전 세계 휩쓴 GLP-1 비만치료제 '차별화'가 성패 가른다 ④
펩트론,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활용…PT403/PT404 기술이전 진행
프로젠, GLP-1·GLP-2 이중 작용 비만치료제 개발…2025년 임상 2상 계획
고바이오랩·올릭스, 마이크로바이옴 및 병용요법 통해 GLP-1 우회 전략

정윤식 기자 (ysjung@medipana.com)2024-01-05 06:09


[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2023년 올해의 혁신(2023 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분비 조절 호르몬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 비만치료제를 선정했다.

원래 GLP-1 작용제는 당뇨병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지난 2005년 일라이 릴리(Eli Lilly, 이하 릴리)와 아밀린 파마슈티컬스(Amylin Pharmaceuticals)의 바이에타(Byetta, 성분명 Exenatide) 최초 승인 이후,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 성분명 Semaglutide)과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Tirzepatide)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됐다.

이후 GLP-1 호르몬의 위장 운동성·식욕억제 관여 기전 및 임상을 통한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며, 기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였던 노보 노디스크의 빅토자(Victoza, 성분명 Liraglutide)가 지난 2014년 삭센다(Saxenda)라는 품명으로 FDA의 비만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이어 동사의 오젬픽이 위고비(Wegovy)라는 품명으로 지난 2021년 FDA 승인을 받았으며, 릴리의 마운자로 역시 지난해 11월 젭바운드(Zepbound)로 FDA 허가를 받았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과 11월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의 심부전 증상 완화,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이 낮아졌다는 내용의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며,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이 같은 경향에 따라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GLP-1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 펩트론, 지속형 플랫폼 활용 비만·당뇨치료제 'PT403/PT404' 개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비만치료제 개발 바이오텍은 펩트론이다. 해당 기업은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기반으로 1개월 지속형 당뇨·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인 PT403/PT404를 개발하고 있다.

앞선 플랫폼 기술은 짧은 펩타이드 약물의 반감기를 조절하는 기술로서, 초음파 분무건조를 이용해 약물을 저장하고 방출할 수 있는 작은 구슬을 만든다. 또한 이런 특성으로 인해 대량 생산의 용이성과 체내 약물 농도 유지를 통한 약효 지속의 특성을 가진다.

또한 PT403과 PT404의 경우 각각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젭바운드의 주성분인 터제파타이드 기반의 물질이다. PT403의 경우 펩트론은 지난 2022년 9월 글로벌 제약사 2곳과 기술이전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글로벌 제약사와 상업적 개발을 위한 물질이전계약(Material Transfer Agreement, 이하 MTA)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선싱 계약 텀싯(Term sheet) 수령 및 실사 일정이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펩트론 측에 따르면 PT404 역시 글로벌 제약사와 MTA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2024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구체적인 기술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프로젠, 'GLP-1'에 'GLP-2' 더한 이중 작용 비만치료제 개발

지난해 유한양행 및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의 투자로 화제가 된 프로젠은 자체 개발 플랫폼인 NTIG를 활용해 GLP-1과 GLP-2를 결합한 이중작용 후보물질 'PG-102'를 개발하고 있다.

NTIG는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융합 단백질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중 표적 융합 단백질 플랫폼으로서, 2개 이상의 약물을 하나의 분자로 융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다. 더불어 체내 반감기 증가로 사용 편의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프로젠 측에 따르면 PG-102는 GLP-1·GLP-2 수용체 동시 발현을 통해 ▲위장관 및 지방세포에서 효과적인 혈당 조절 ▲대사기능 개선 및 몸무게 감소 ▲장누수 개선과 이를 통한 장내 미생물 개선 효과를 가진다.

아울러 프로젠은 PG-102의 당뇨성 비만 마우스 모델 연구에서 용량 의존적이며, 마운자로(Tirzepatide) 대비 효율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체지방량(Fat mass) 감소 대비 체중에서 제지방량(Lean body mass) 감소 효과 우수성 역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젠은 지난해 8월 식약처로부터 PG-102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더불어 오는 2025년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선 2상 진입 전 확실한 효능 확인을 위한 임상 1c상을 계획하는 등 기술 고도화를 계획 중이다.

그 외에도 지난해 7월 지아이바이옴과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마이크로바이옴 병용요법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 GLP-1 우회 전략 택한 고바이오랩·올릭스

앞선 사례들 외에도 기존 비만치료제와의 병용 및 체내 GLP-1 직접 생성을 유도하는 우회 전략을 택한 바이오 기업들 역시 존재한다.

먼저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경구용 비만치료제인 KBLP-004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항비만 효과를 보이는 3종의 균주를 기반으로 하며, 고바이오랩에 따르면 ▲체중 감소 및 당대사 조절 ▲장 점막 강화 및 장 누수 회복 ▲GLP-1 분비 촉진 ▲고지방 식이로 인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 회복 등의 효과를 가진다. 더불어 해당 균주는 Gastroenterology, Nature Microbiology 및 Cell Host & Microbe 등 글로벌 저널에 출판해 가능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또한 해당 연구는 지난해 7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진행하는 '2023년 국가신약개발사업'에 선정됐다. 그에 고바이오랩은 향후 3제 병용 균주 복합체 제제를 확보해, 장모사 및 인간화 마우스 모델 등을 활용한 비만 효능 검증·배양 최적화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으로 올릭스는 자사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OLX702A'와 세마글루타이드의 병용요법을 통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 미국 보스톤에서 개최된 '제8회 OPT 회의(OPT Congress)'에서 발표한 내용의 연장선으로, 이동기 올릭스 대표이사는 해당 발표에서 ‘OLX702A'의 전임상 연구에서 체중 감소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라 올릭스는 OLX702A와 세마글루타이드의 영장류 전임상 시험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10월 병용투여군에서 요요현상 완화, 체지방률·복부둘레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OLX702A의 NASH 치료제 임상 외에도 비만치료제로서의 임상시험계획을 고려하고 있으며, 향후 해당 물질의 기술이전 역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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