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실보조장치’, 2년 생존율 77.2%‥심장이식 대안 가능성 첫 입증

삽입형 VAD, 2년 생존율 77.2%…심장이식과 유사한 수준
BTT·DT 구분 폐지…18세 이상까지 급여 적용 대상 확대
"장기적인 모니터링 위해 임상 결과 제출과 수가 연계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5-12 12: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심실보조장치(VAD, Ventricular Assist Device)'가 더 이상 상징이 아닌, 실질적 치료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심장이식을 기다리며 생명을 이어가는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삽입형 심실보조장치(LVAD)가 심장이식과 유사한 수준의 생존율을 보였다는 국내 첫 성과 분석이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실보조장치치료술의 효과평가 및 급여기준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시행된 삽입형 심실보조장치 치료 465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3.1%, 2년 생존율은 77.2%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INTERMACS(1년 82.7%) 및 유럽 주요 레지스트리와 유사한 수준이다.

분석에 포함된 465건은 건강보험청구자료와 매칭된 임상자료 기준이며, 치료 목적이 명확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심장이식까지의 생존을 연장하기 위한 가교치료 BTT(Bridge to Transplantation)와 심장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적용되는 최종 치료 DT(Destination Therapy)를 기준으로 나눠 결과가 분석됐다.

연구팀은 "LVAD가 약 2년간 심장이식 수준의 심실기능을 유지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작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LVAD 수술 후 퇴원 시점 기준으로 부정맥(18.0%), 출혈(15.4%), 감염(14.9%), 신부전(11.2%), 신경학적 손상(8.4%) 등이 보고됐다.

체외형 심실보조장치 역시 유의미한 생존율을 보였다.

2018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 43건이 시행됐으며, 180일 생존율은 85.1%였다. 이는 미국 PEDIMACS(81%)보다는 높고, 시판 후 승인 연구(86%)와는 유사한 수준이다.

체외형 VAD는 주로 소아청소년이나 체구가 작은 성인을 대상으로 사용되며, 생존율 자체보다는 '심장이식 준비 단계'로서의 기능에 주목받고 있다. 

실제 분석 결과, 체외형 VAD를 통해 일정 기간 심장기능을 유지한 뒤 이식에 성공한 사례도 다수 있었다. 주요 합병증으로는 출혈, 감염, 신경학적 손상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VAD는 국내에서 2018년 9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최초 고시 당시에는 심장이식 가교치료(BTT)와 최종 치료(DT)를 구분하고, DT 환자의 경우 좌심실구혈률(LVEF) 25% 미만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급여 승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개정된 보건복지부 고시에서는 BTT와 DT의 구분을 폐지하고, 1) LVEF < 25% 이거나 이에 준하는 심실 기능부전의 증거가 있으면서, peak VO2 < 12mL/Kg/min(단, 베타차단제 불응성인 경우는 peak VO2 < 14mL/Kg/min) 혹은 동등한 운동능력 검사 결과가 있는 경우 2) 정맥 강심제에 의존적인 상태로 투여를 중단할 수 없는 경우 3) 점진적 신장 혹은 간장 부전이 있고 이의 원인이 심부전으로 증명된 경우(PCWP 20mmHg 이상이면서, 수축기혈압 90mmHg 이하 혹은 Cardiac Index가 2.0L/min/m2이하) 등 세 가지 기준 중 하나 이상만 충족하면 급여 대상으로 인정되도록 변경됐다.

체외형 VAD의 급여기준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재태연령 37주 이상, 체중 3kg 이상인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이식 대기자만 대상이었지만, 개정 이후에는 18세 이상 성인까지 포함됐다. 18세 이상 성인은 해부학적으로 이식형 LVAD가 불가능한 경우나, 선천성 심장질환자 중 양심실 부전으로 양심실보조장치가 필요한 환자가 해당한다.

다만 보고서는 장기적 효과를 판단하기 위한 임상자료 확보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 수술 후 1년간 임상자료 제출률은 67.0%, 2년 후는 31.9%에 그쳤으며, 합병증이 과소보고되는 경향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2024년 11월 변경된 현행 급여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부작용 및 합병증 보고율이 수술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낮아지는 바, 장기적인 관리를 위해 임상 결과 제출과 모니터링 수가를 연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실시된 전체 VAD 사례를 분석해 생존율과 합병증을 평가한 최초의 국가 단위 보고서다. 무엇보다도 심장이식과 비교해 VAD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삽입형 VAD는 약 2년 동안 심장이식 수준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체외형 VAD도 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VAD의 심장이식의 효과를 가지고 있으나 여전히 합병증이 많다는 것은 극복해야 할 문제로 심장이식에 비해 가격이 고가이므로 합병증을 고려한 삶의 질 측정, 이와 연계된 비용효과성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구팀은 "VAD는 심장이식이 제한되어 있는 환경에서 중증 심부전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장치로, 중증 심부전 환자의 생존율 및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적절한 비용으로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기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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