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가능'…국민신약배당, 글로벌 바이오 판 바꿀 열쇠

후발주자 한계 명확한 산업, 파격 없인 경쟁력 갖추기 어려워
신약 개발 가장 유용한 데이터는 병원에…한국만 가능한 모델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6-12 05:59

김화종 K-MELLODDY사업단장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바이오를 이야기하지만, 이렇게는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한다. 파격 없인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김화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MELLODDY사업단장은 11일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신약배당 정책을 제안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신약 개발에 활용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가속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 일부를 국민과 공유한다는 게 이날 김 단장이 제안한 국민신약배당 정책이다.

이는 건보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제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정책 제안 설명회 사전질의엔 '정말 될 것으로 보는가'라거나 '국민이 동의하겠는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전부터 데이터 활용 필요성은 제기됐으나, 보안 문제에서 발목을 잡혔다.

김 단장이 파격적 정책을 제안하게 된 배경엔 국내 바이오 산업이 갖는 한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는 약은 가장 좋은 걸 쓰게 돼 있고, 1등이 아니라면 살아남기 어려운 산업 구조에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선진국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파격적인 시도 없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시각이다. 국가AI위원회나 바이오위원회 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한 경험은 정부도 '판을 바꿀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는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바이오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돈을 버는 바이오 산업은 별로 없다"며 "결국 신약을 개발해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데, 판을 바꿀 수 없다면 선진국을 따라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판도를 바꿀 열쇠는 단일건강보험체계라는 국내 보험제도 특수성에서 찾았다. 병원과 정부 기관이 갖고 있는 건보 데이터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것은 다른 나라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산업을 이끌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 모두 마찬가지다. 

그는 "유럽은 데이터 상업적 활용이 철학적으로 안 되는 지역이고, 미국은 보험 체계가 복잡해 국가에서 데이터를 연결해주기 어렵다"며 "우리나라처럼 단일보험체계를 갖고 있으면서 잘 정리된 나라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민 건강 데이터 활용 발목을 잡던 보안 문제는 김 단장이 맡고 있는 K-멜로디 시범사업과 접목해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이 사업은 연합학습 방식으로 민감한 실험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 활용하는 시범사업이다.

연합학습은 데이터가 아닌 모델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다. 제약사 등 수요자가 연구에 필요한 AI모델을 요청하면 개발자가 이를 만들고, 데이터를 보유한 병원·기관에서 학습한 뒤 수요자에게 전달한다. AI 모델이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학습하고 나오기 때문에 데이터는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외부로 나간 데이터가 어디에 쓰일지 모른다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단장은 이렇게 보안 우려를 해소하고 활용한 데이터로 신약을 개발하고, 개발된 신약을 통해 확보된 수익을 국민과 공유한다면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 설득을 위해서라도 정책 추진을 위한 관건은 신약 개발 가속과 수익 실현 가능성이다. 배당을 위해선 수익이 실현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정책이 실현된다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약 개발에 가장 유용한 정보는 병원에 있고, 이를 활용하는 바이오 데이터 얼라이언스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두 가지 약을 동시에 먹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 해당 사례에서 약의 종류, 유전체 데이터, 건강검진 등 수많은 데이터가 이미 존재한다. 연결을 못 시켰을 뿐"이라며 "이를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활용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는 엄두를 내지 못한 예측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는 한국에서만 작동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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