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리포락셀'…대화제약 기업가치↑ 청신호

ASCO 2025서 진행성 유방암 임상적 유효성 입증 
리포락셀, 파클리탁셀 주사제 경구용 변경한 개량신약  
유방암 적응증 확장 된다면 대화제약 체급 커질 듯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6-13 11:56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경구용 '탁솔(파클리탁셀)' 항암제 '리포락셀'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원 개발사인 대화제약 기업 가치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리포락셀이 최근 폐막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5)을 통해 기존 진행성 위암 외에 진행성 유방암에서도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면서다.    

리포락셀은 파클리탁셀 정맥주사 제형을 마시는 제형으로 투여경로를 변경한 글로벌 유일 개량신약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화제약은 리포락셀의 재발성 또는 전이성 HER2 음성 유방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글로벌 파클리탁셀 시장에 도전한다. 

파클리탁셀은 전세계적으로 30년 이상 사용되어온 블록버스터 세포독성 항암제다. 유방암이나 폐암, 난소암, 위암 등 다양한 고형암종에 있어 암세포 사멸 효능을 인정받았다. 세포분열 과정 중 분열과 자가 복제의 기구인 미세소관(microtubule)이 분리되는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하지만 파클리탁셀은 난용성으로 생체 흡수율이 낮아 주사제로만 투여가 가능하다. 또 1회 투여시 약 175∼210mg/m²를 3시간에 걸쳐 점적 정주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로선 입원을 해야하는 불편함도 있다. 흡수 증진제와 같은 부형제 독성도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 과정 또한 고통스럽다.

이에 착안해 경구용으로 개량한 약이 리포락셀. 이 약물은 흡수 증진제와 전처치가 필요 없는 단독 제형으로써 파클리탁셀을 마시는 형태로 복용한다. 대화제약이 1999년부터 KIST와 공동으로 DHP107 개발을 진행한 끝에 진행성 위암을 적응증으로 2016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어 2017년에는 첫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에도 성공했다. 중국 RMX 바이오파마에 선급금 350만달러를 포함한 총 250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283억6000만원) 규모로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한 것. 이에 RMX 바이오파마는 리포락셀에 대한 중국, 대만, 홍콩, 태국 시장 내 독점적 개발 및 판매 권리를 획득했다. 

리포락셀, 정맥주사 따른 입원 부담 줄여 
2016년부터 유방암 적응증 확장 시도 

기술수출과 같은 성과도 있었지만 국내선 '비운의 약'이 됐다. 개량신약 지위를 얻으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급여 인정을 받지 못해 사실상 시장 진입이 힘들어진 탓이다.     

그러다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조건부 비급여 평가가 내려졌지만, 대화제약이 이를 거부해 급여 등재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도 리포락셀은 진행성 위암 치료에서 비급여 약제로 머물러있다.   

회사는 그럼에도 2016년부터 리포락셀의 유방암 적응증 확장 연구를 지속해왔다. 2017년부터 국내 유방암 임상 2/3상과 미국 유방암 임상 2상 승인을 받으며, 국내외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유방암 임상 3상을 동유럽 3개국(세르비아, 헝가리, 불가리아)로 임상 규모를 확대했다. 이렇게 모인 임상 3상 참여자만 해도 총 549명이다. 

ASCO 2025서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리포락셀은 파클리탁셀 주사제와의 1:1 비교에서 일차 평가변수인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리포락셀 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10.02개월로 정맥주사제(8.54개월)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과 객관적 반응률(ORR), 질병 통제율(DCR), 삶의질 평가(EQ-5D-3L)에 있어서도 리포락셀은 정맥주사제에 비해 비열등한 경향을 확인했다.

특히 ORR과 DCR에서 리포락셀은 각각 45.8%, 93.1%를 보여 정맥주사제(ORR 39.7%, DCR 86.4%)보다 더 좋은 경향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리포락셀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치료 후 발생한 이상사례(Treatment-Emergent Adverse Event, TEAE)는 리포락셀이 97.8%, 정맥주사제가 96.6%였다.  

다만 3등급 이상 TEAEs과 약물이상반응(ADRs) 리포락셀이 각각 77.26%, 74.73%로 정맥주사제(47.53%, 41.83%)보다 높았으나, 용량 연구 중단을 결정할 정도의 TEAEs는 각각  12.27%, 8.75%로 두 그룹 모두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4조원 넘는 파클리탁셀 시장 도전 시동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회사는 지난 4월 식약처에 HER2 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리포락셀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또 대화제약은 글로벌 진출 역시 가시화한다고 했다. 유럽에서도 리포락셀의 유방암 적응증 허가를 신청하는 한편, 미국에서는 리포락셀의 라이선스 아웃(L/O) 추진을 고려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대화제약에 따르면 전 세계 파클리탁셀 시장 규모가 약 4조원인데다 국내선 약 45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구권에서 발생률이 낮은 위암과 달리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도 발생률이 높은 암종이다.

그런 측면에서 의료기관 입원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나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리포락셀이 정맥주사제보다 임상 전략에서 더욱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중소형사인 대화제약으로선 단숨에 회사 체급을 끌어올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대화제약 지난해 매출은 1494억원이다. 최근 5년 동안  회사는 연 5.7%씩 성장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2000억원대 매출 실현은 아득하다. 만약 리포락셀 매출이 국내외에서 가시화된다면 2000억원 돌파는 따 놓은 당상이다.

대화제약은 우선 국내 품목허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유방암 적응증 확장과 위암에서의 급여 등재 등 국내 과제가 산적한 만큼, 허가 후 L/O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화제약은 지난 4월 IR에서 "품목허가 후 해외 라이선스 아웃을 위한 최적의 경영전략을 수립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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