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 치료 "HIV 감염 환자 부담↓"

HIV 감염인≠AIDS 환자, 사회적 편견과 낙인에 대한 부담
기존 경구제 치료, 매일 규칙적 복용에 대한 부담감 커
2달에 1번 주사로 환자 여러 부담 덜어…만족도 90% 이상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6-17 15:29

사진=한국GSK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보카브리아(카보테그라비르)'+'레캄비스(릴피비린)' 주사 병용요법이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인들의 사회적 낙인과 차별, 경구제 매일 복용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GSK는 17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국내 HIV 치료 환경 및 HIV 감염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주제로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 병용요법은 2022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돼 있고 ▲치료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알려진 또는 의심되는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의 HIV-1 감염 치료요법으로 승인됐으며, 급여 적용에 따라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실제 HIV 감염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인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연숙 충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연자로 참석했다.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최재필 교수는 HIV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임으로 인해 치료의 어려움, 기존 치료에도 지속되는 치료 미충족 수요를 언급하며,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재필 교수 따르면, HIV에 감염은 치료받지 않은 감염인의 성관계·수혈·모유수유 등을 통해 HIV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면서 전파된다. HIV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면역체계 중 CD4 T세포를 공격해 수를 줄여 면역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여러 면역체계 관련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알려져 있는 HIV 질환으로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이하 에이즈)이 있는데, 감염인이 모두 에이즈 환자인 것은 아니다. 면역 세포가 일정 수준(≤200cell/mm3) 이하로 떨어져 면역 체계 파괴가 일어나 질병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감염인이 되더라도 모든 감염인이 심각한 질병을 앓거나, 무작위로 전파시키는 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부정한 행동을 했거나 누군가를 해칠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이 낙인처럼 따라다닌다. 특히 한국에서는 그 낙인의 강도가 매우 강해 감염인 스스로 갖는 내재적 낙인도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최재필 교수는 "감염인은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잘 치료받도록 도움을 받아야 하는 환자다. 우리가 고혈압, 당뇨병을 겪는 것처럼 만성질환과 같은 상태"라며 "HIV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다만 치료의 목표는 HIV 바이러스 수치를 억제해 면역기능 유지 및 감염인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억제돼 검출 불가 상태에 이르면, 타인에게 성접촉을 통해서도 HIV가 전파되지 않으며, 면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감염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생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HIV 감염인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면역 이상으로 여러 합병증을 앓거나, 남들에게 받는 낙인 등의 요인도 있지만, 투약 과정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HIV 감염인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포함해 일정한 종류의 약제들을 같이 사용하는 칵테일 요법이 사용되는데, 먹어야 하는 알약의 수가 많았다. 이후 하나의 알에 약효를 모두 담은 경구제가 나오면서 하루 1알만 복용하면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하루 1알 경구제 또한 매일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부담감이 남는다. 약을 복용할 때 무슨 약인지 물어보는 사회적 시선까지 있다.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HIV 감염인은 투약으로 인한 감염 사실 노출 방지를 위해 감염사실을 숨기거나, 치료제 복용을 거르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HIV 감염인 단체 '러브포원'이 HIV 감염인 1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감염인들은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 의식(73%) ▲매일 정시 복용하거나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등 복용 불편(53%) ▲HIV 치료제 복용 마다 감염 사실 상기로 인한 우울감 및 불편함 (51%) 등을 현실적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처럼 심리적,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약효가 오래 가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최 교수는 "최초 개시 요법으로 2개월 동안 매달 1회씩 주사 후 유지요법으로 2개월에 1회씩 투여해 기존 경구제 대비 치료 간격을 늘린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국내 HIV 감염인에게 감염 사실 노출에 대한 불안을 낮춰줌으로써 높은 치료 순응도와 치료 만족도를 제공해 HIV 감염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일고 말했다.
김연숙 충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김연숙 교수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요법의 장점과 HIV 감염인들이 느끼는 임상적 혜택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보카브리아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대사 경로가 다르고, 위장관을 지나지 않기 때문에 약물 간 상호작용과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고, 40일 이상의 긴 반감기를 갖고 있어서 1~2개월 요법이 가능하다"면서 "또한 약을 맞을 때 아주 엄격하게 정해진 날짜에 맞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앞뒤로 7일 정도의 유예기간이 있으며, 환자의 성별이나 체질 등 기저질환 특성에 따른 용량 조절도 특별히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HIV 치료 시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에서 적은 빈도로 투약하는 것'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여러 3상 임상 중 FLAIR와 ATLAS-2M 3b상 연구에 따르면, 한국 HIV 감염인 16명을 포함한 아시아 감염인(n=41) 참가자의 자료 분석에서도 치료 96주차에 참가자의 83%가 바이러스 억제를 유지했고, 정의된 바이러스학적 실패는 발견되지 않았다. 

치료 선호도 또한 FLAIR와 ATLAS 임상시험 응답 참가자의 98%(523/532)가 48주차에 경구용 항레트로바이러스제보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을 유지하겠다며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투약 순응도 또한 98%로 높았다. 

또 다른 3상 임상인 SOLAR 연구에 따르면,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3제 경구제(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 BIC·FTC·TAF) 대비 치료 12개월 시점에 비열등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여 치료 실패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에 기존 경구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음에도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점(85%) ▲편리함(83%) ▲감염 사실을 매일 상기할 필요 없음(61%) ▲타인에 감염 사실 노출 걱정 없음(59%) 등의 이유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감염인의 90%(382/425)에서 기존 경구제보다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 치료를 선호했다.

김 교수는 "주사제이다 보니 주사 부위 반응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1~2등급의 경증에서 중증 정도의 경미한 반응이었고, 이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적으로 발생률이 감소하는 특성을 보였다"면서 미국 보건후생부(DHHS) 가이드라인에서의 권고사항을 언급했다. 

가이드라인 권고사항에 따르면 ▲최소 3개월 동안 지속적인 바이러스 억제 ▲CAB 또는 RPV에 대한 기록됐거나 의심되는 내성 병력이 없는 경우 ▲활동성 HBV 감염 없음 ▲임산부 또는 임신 계획 경우 권고하지 않음 ▲경구 또는 주사형 CAB 또는 RPV와 약물 간의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있는 약물을 받지 않는 경우 ▲CAB와 RPV를 사용한 경구 유도 요법은 선택사항이며 의료진-환자 간 논의를 바탕으로 시행 등이다. 

김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내재된 낙인이나 사회적 낙인을 훨씬 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느껴 기뻐했다. 권고사항이 충분히 충족되는 환자라면 그 의사를 확인해서 환자에게 선택 옵션이 더 있다는 것을 말하고, 환자가 능동적인 입장에서 의사와 의논해 치료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 같다"면서 "치료에 대한 만족도 상승을 통해 건강에 대한 성과가 훨씬 더 향상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양유진 한국GSK HIV 사업부 전무, 구교승 한국GSK 의학부 이사. 사진=조해진 기자
이날 양유진 한국GSK HIV 사업부 전무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2개월 주기 유지 주사요법 기준 연 6회 투여로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며 "HIV 감염인은 물론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목표로 하는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이 지난 4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국내 HIV 감염인들이 더 폭넓은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HIV 감염인의 미충족 수요 해소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원활한 치료제 공급 및 사회적 낙인과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구교승 한국GSK 의학부 이사는 "감염인의 삶의 질이 개선된 효과를 보인다면, 2개월마다 주사제를 맞는 빈도를 좀 더 줄여줄 수 있는 약제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약제들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고, 환자의 관점을 바탕으로 한 R&D가 수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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