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은 너무 길다"‥공보의 단축, 국회·복지부·의사회 공감대

누적 입영 3000명 돌파…정체된 제도에 의대생들 현역 선택
국회·복지부에 이어 가정의학과의사회도 '복무 단축' 지지
"의료공백과 군의료 붕괴, 현실 대안은 복무 단축"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8-05 06:0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의 복무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수년째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복무기간 단축 목소리는 좀처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누적 입영자가 3000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와 국회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며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의료계도 "군의료와 지방의료가 무너질 수 있다"며 복무 단축 입법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행 공보의·군의관의 복무기간은 3년으로, 군사교육 등을 포함하면 37~38개월에 달한다. 반면 일반 병사의 복무기간은 육군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1개월로 단축됐다. 최대 두 배 이상의 격차가 생기며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고 예비의사들의 외면도 심화됐다.

실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병무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의정갈등이 장기화된 이후 입영을 선택한 의대생은 올해 5월 한 달간 434명에 달했고, 5개월 누적 입대자는 2042명에 이른다. 전체 누적 입영자는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통상 한 학년 전체 의대생 수에 해당하는 규모로 대공협은 "제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입대자 급증에 따른 '의사 인력 공백'이다. 복지부는 관련 수치를 통해 2029년 공보의 입영 대상자가 77명, 2030년엔 86명에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매년 수백 명이 필요한 공보의·군의관 정원을 고려하면, 수년 내 공중보건과 군의료 모두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간 대공협은 '병역법', '군인사법', '농어촌특별조치법' 등 관련 법령 개정 필요성을 줄곧 제기해왔으며, 복무기간을 2년으로 단축할 경우 공보의 지원율이 94.7%까지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가로막혀 입법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올해 5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공보의 및 군의관 복무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병역법·군인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전환점이 마련됐다. 복지부 역시 국방부에 복무기간을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입장을 공식 건의한 상태다.
 
왼쪽부터 김성배 총무부회장, 강태경 회장, 한지아 의원, 김승수 대외협력이사

의료계 내부에서는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강력하게 목소리를 보탰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지난달 31일 한지아 의원실과 간담회를 열고 개정안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가정의학과의사회 강태경 회장은 "군의관 공보의의 과도한 복무기간을 정상화하는 이번 개정안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이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한다. 이는 선배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해결해 줘야 할 책무"라고 밝혔다.

최근 의료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재와 같이 장기간 군복무 유지시 입영대상자인 의대생 전공의의 83.4%가 현역병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의사회는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군의료와 지방의료의 붕괴로 이어지는 재앙이 도래할 것이라 분석했다.

한지아 의원은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와 군의관과 공보의의 장기복무에 따른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뒤 "군의료와 지역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복무기간 단축 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공협은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국회와 국방부가 지금 당장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방부는 여전히 확답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공협 이성환 회장은 "국회에서 군복무 단축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보건복지부가 대응 움직임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금이라도 입영을 미루고 있는 의대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법안의 조속한 상정과 국방부의 태도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보기

4월 의대생 입영 647명‥대공협 "2029년 대책은 너무 늦다"

4월 의대생 입영 647명‥대공협 "2029년 대책은 너무 늦다"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정갈등 이후 군 입대에 나선 의대생이 올해 4월 한 달간 647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누적 입영자는 2941명에 이르렀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정부가 예고한 2029년 군복무 단축 대책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공협이 지난 5월 29일 병무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입영자는 현역 589명(병무청 현역입영과 추계), 사회복무요원 58명(병무청 사회복무관리과 추계)으로 총 647명이다. 이는 역대 최다 입영자였던 3월의 412

대공협 "공중보건의사, 지역의료 핵심‥관심과 지원 절실"

대공협 "공중보건의사, 지역의료 핵심‥관심과 지원 절실"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가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고, 젊은 의료인의 성장을 보장하는 정책적 관심과 공공의료 기반 강화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현재 공중보건의사들은 전국 격오지에서 가장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주민의 일상에 기여하고 있다.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부터 수련을 시작한 새내기 의사까지, 다양한 배경의 젊은 의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공협 이성환 회장은 4일 입장문을 통해 "젊은 의료인들이 안

의정갈등 여파에 의대생 현역 입대 급증‥"공보의 제도 개선 시급"

의정갈등 여파에 의대생 현역 입대 급증‥"공보의 제도 개선 시급"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정갈등 장기화 속에 의과대학 재학생들의 현역 입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중보건의사 제도를 유지하고 보완하려는 노력 없이 새로운 정책만을 기대하는 분위기에 대해, 현장의 공공의료 인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올해 6월 26일 병무청을 상대로 한 정보공개청구 결과를 인용해, 5월 한 달간 의대생 중 현역 및 사회복무요원으로 입영한 인원이 총 43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의정갈등 이후 누적 입영 인원은 3375명에 이르렀으며, 올해 들어 5개월간의 입

한지아 의원,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 3년→2년으로 단축법안 발의

한지아 의원,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 3년→2년으로 단축법안 발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의 의무복무기간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13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비례)은 공보의와 군의관의 의무복무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병역법', '군인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보의와 군의관의 의무복무기간은 3년이지만 군사훈련기간을 포함하면 각각 37개월, 38개월로 현역 일반 병사(18개월)의 2배 이상이다. 특히 일련의 국방개혁으로 일반 병사의 복무기간은 단축되고 급여가 인상돼, 형평성 논란 속에 공보의·군의관은 예비의사들의 외면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