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파이프라인만 33개…유한양행은 글로벌로 간다

김열홍 R&D 총괄사장, 'KIC 2025'서 글로벌 유한 강조 
신약 후보물질 임상단계까지 끌어올려 기술수출 전략  
종양·대사·면역 세 분야 집중…절반이 도입 물질로 협력↑   
회사 체질 바꾼 주역으로 이정희·남수연·조병철 꼽기도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9-23 05:58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사장. 사진=최성훈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사장이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유한'을 강조했다.

'렉라자' 글로벌 성공을 계기로 유한양행이 가진 신약 후보물질들을 약물 단계로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개발하는 형태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김열홍 사장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코넥트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KIC)'에 나와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그는 회사가 매출 2조2000억원 중 약 10%를 R&D에 투입해가며, 많은 국내 바이오텍과 공동 협력을 이어가는 중이라 했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이 갖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만 총 33개에 달할 정도다.   

김 사장은 "우리가 가진 핵심 능력도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내재된 인적 자원, 노하우 등"이라며 "이런 협업을 통해 더 상업성 높은 후보 물질로 만들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한이 갖고 있는 총 33개의 파이프라인 중 17개(52%)는 다른 회사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유한양행은 세 가지 질병 분야에 연구를 집중하는 중이라 했다. 종양학, 대사질환, 면역학 분야다.

종양학은 특정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는 암종에 적절히 반응하는 표적 항암제(Targeted agent) 위주 개발이다. 대사질환이나 면역학 새로운 표적이 가능한 신약 후보물질을 중심으로 임상연구 중이다. 

김 사장은 "여기에 현재 새 모달리티로 떠오르고 있는 표적단백질분해제(TPD)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RNA 테라퓨틱스, 항체 약물접합체(ADC) 등에도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만큼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혁신 신약 개발에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며 "많은 회사들과 공동 협력 관계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한양행 주요 연구 분야. 사진 = 최성훈 기자

신약 개발 성공 위해선 사람이 중요 

이날 김 사장은 신약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약은 사이언스가 밑바탕이 돼야 하지만, 실험실에서 탄생한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뒤,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여러 구성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이 모든 바탕에는 신약 과제에 대한 연구자들의 협력은 물론 시장에 나왔을 때, 그 약을 처방하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이어 의료 소비자들도 회사에 대한 끈끈한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만, 신약 개발 사업은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런 관점에서 '유한 DNA'가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바뀐 것도 결국 '사람'이라 제시했다. 

이에 김 사장은 회사 체질을 바꾼 주역으로 이정희 유한양행 전 대표(현 의장), 남수연 유한양행 전 연구소장(현 차바이오텍 R&D 총괄사장),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지목했다. 

김 사장은 "(레이저티닙 기술도입 시기) 당시 대표를 맡았던 이정희 대표가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만이 유한양행의 성장을 가져갈 수 있다고 이니셔티브를 제시하면서 회사 역량을 신약개발에 쏟기 시작했다"며 "그 이후 레이저티닙을 우리가 만날 수 있게 됐는데, 당시 연구소장이었던 남수연 박사가 잠재력을 알아보고, 도입 결정을 내렸다"고 술회했다. 

이어 "글로벌 회사와 레이저티닙에 대한 파트너링까지 이뤄지고 난 뒤, 당시 임상시험에 함께 하고 있었던 조병철 교수가 '아미반타맙'과 컨벤션 전략을 제시했고 연구를 주도했다"며 "여기에 유한양행 연구원들도 뒷받침한 끝에 글로벌 혁신 신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주요 키워드로 '환자'를 강조했다. 모든 혁신 신약 개발은 환자에게 치료 베네핏을 줄 때 그 목적을 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고대 의대 1년 후배 사례를 예로 들었다. 레이저티닙이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고, EAP(환자지원 프로그램)에 진입했던 시기 그의 후배 한 명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다. 후배는 온몸의 뼈에 암세포가 전부 전이가 될 정도로 심각했지만, 레이저티닙 사용 후 1년 만에 완치가 되면서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것이다. 

김 사장은 "완치 후 (후배가) 지리산 천왕봉을 등반했다며 저에게 기념사진을 보냈는데, 이 약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이자 임상가로서 너무 뿌듯한 경험이었다"며 "이처럼 혁신 신약 개발은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할 수 있을 때 그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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