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시총 1, 2위 원동력 된 GLP-1…글로벌 개발 경쟁 고조

GLP-1 제제 덕 릴리 5100억·노보 4000억 달러 가치 수직상승
세계 비만 인구 증가에 비만 치료제 시장 더욱 확대 전망
베링거·화이자 등도 개발 경쟁…한미·동아 등 국내사도 가세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0-05 06:04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성공을 지켜본 탓일까.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식후혈당 상승을 막는 기전을 통해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로 각광 받았지만, 비만 치료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업계가 주목하는 약물이다.

관련 제조사들의 주가가 수직상승할 정도로 GLP-1 제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돼버리면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LP-1 제제 제조사인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 2위를 나란히 유지 중이다. 

현재 릴리 시가총액은 지난 2일 종가 기준 5109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릴리는 GLP-1 제제 '마운자로'와 '트루리시티'를 개발·판매 중에 있다. 

릴리의 기업가치 변화는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더욱 극적이다. 지난해 초 릴리 시총은 2612억 달러로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로슈에 이은 4위를 기록했기 때문.

그러다 지난해 2분기 마운자로가 출시되면서 기업 가치는 수직상승했다. 2022년 연말 3471억 달러까지 오른데 이어 급기야 올해 6월에는 부동의 제약바이오 업종 시총 1위 기업인 존슨앤드존슨 마저 제친 것이다.

또 8월 30일 종가기준으로는 시총 5200억 달러를 돌파해 연 수익률 81.9%를 기록할 정도로 주가에 힘이 실린 상황.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도 릴리와 마찬가지로 순항 중에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시총은 2일 종가 기준 4033억 달러로 제약바이오 업종 시총 2위를 기록 중이다.  
이 회사는 GLP-1 제제 '오젬픽'과 '삭센다', '위고비' 등을 개발·판매 중에 있다. 

그 중 오젬픽은 당뇨병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지만, 삭센다와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 시총 역시 2022년 초 2516억 달러에서 올해 하반기까지 수직상승했다. 

위고비를 비롯한 자사 GLP-1 제제 공급량이 수요를 못 받쳐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 상반기 매출은 20조9950억원으로 2022년 16조2427억원에서 30%나 증가했다. 

그 중 당뇨·비만치료제 매출은 19조3005억원으로 회사 실적 대부분을 차지했다.

GLP-1 제제를 만드는 두 회사의 약진으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 

실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3조9195억원에서 2023년 8조1120억원으로 108%나 상승했다. 

이 가운데 노보 노디스크 시장 점유율 또한 2022년 5월 84%에서 2023년도 5월 92%로 확장됐다. 

전 세계 비만 인구 증가로 비만치료제 시장은 더욱 확장될 거란 분석이다. 2022년 기준 글로벌 비만 환자 수는 7억6400만명이지만, 오는 2030년에는 10억명이 넘을 거란 예측에서다.

특히 세계비만연맹은 오는 2025년까지 성인 27억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 진단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다른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을 비롯한 화이자, 암젠 등도 GLP-1 제제 개발에 한창이다. 
그 중 베링거인겔하임은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자사 GLP-1 제제 후보물질 '서보듀타이드(survodutide)'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서보듀타이드는 베링거가 펩타이드 전문 개발사인 덴마크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GLP-1 제제 후보물질이다. 

회사 측은 마운자로와 같은 글루카곤 수용체(GCGR)와 GLP-1 수용체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 소비는 늘리고, 음식 섭취는 줄임으로써 강력한 항비만 효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 2상에서 46주간 서보듀타이드를 복용한 환자군은 19%의 체중 감소 효과가 있었다. 

베링거는 서보듀타이드 임상 3상을 위한 환자 등록을 올해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화이자는 경구용 GLP-1 제체 후보물질인 '다누글리프론' 임상 2b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임상연구는 올해 말에 완료된다.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임상 2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누글리프론 투여군은 16주 동안당화혈색소(HbA1c)는 1.16% 감소, 공복 혈당은 33.24 mg/dL 감소했다. 체중 역시도 평균 4.17kg가 감소했다. 

다누글리프론의 안전성 프로파일도 기존 GLP-1 제제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젠도 GLP-1 수용체 작용제이자 GIP 수용체 길항제인 'AMG 133'을 개발 중에 있다. 

이 연구는 지난해 12월 임상 1상 결과에서 12주 만에 체중 14.5% 감량 효과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원제약 등이 GLP-1 제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사들은 주로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한미약품은 주사 제형의 대사질환 치료제로 연구 중이던 에페글레나타이드 적응증을 비만치료제로 변경, 지난 7월 식약처에 '비만 치료용 임상 3상 시험을 위한 계획(IND)'을 제출했다.

동아에스티는 비만치료제 DA-1726 임상 1상 준비와 함께 마이크로니들 제형의 개량 신약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지난 8월에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의 IND신청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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